영화 <발신제한, 2021>을 드디어 보았습니다. 이 영화는 스페인 영화 <레트리뷰션: 응징의 날>의 리메이크판이며 2018년 독일에서 <돈 겟 아웃>으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는데요. 헐리우드에서도 리암 니슨 주연의 영화로 리메이크판이 나온다고 하네요.
이 영화를 왜 이제서야 봤는가? 단순합니다. 유료시청을 제가 거절하는 버릇이 있어서 말이죠. 그냥 기다렸다가 묵혔다가 무료가 되면 보는 버릇이 있는데, <발신제한>이 넷플릭스에 올라왔길래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본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 대한 후기, 리뷰, 해석을 지금부터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리뷰는 스포가 있으니 영화를 아직 못 보신 분들은 이 대목을 꼭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빚을 지고 살아갑니다. 빚debt은 살아가면서 갚아야 할 부채나 꾸어 쓴 돈, 외상값을 흔히 이야기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마음에 갚아야 할 빚, 은혜 따위를 이야기할 때도 빚이란 말을 사용합니다. 이런 경우는 '마음의 빚'이라고 할수도 있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습니까? 빚을 지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요?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빚은 또 하나의 경제의 메커니즘이기도 합니다. 빚은 단순히 청산해야 할 그 어떤 짐이나 부담감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일종의 레버리지 효과를 볼 수도 있습니다. 주식이나 코인이 우상향 할 때는 많은 이들이 레버리지 효과를 통해 부를 축적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빚이든, 레버리지이든 간에 우리가 누구에게 어떤 빚을 지고 있든지 간에, 어떤 기관이나 은행, 증권사에 어느정도의 빚을 지고 있는지를 반드시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갚아야 할 빚을 기억하고 있지 않으면 우리는 반드시 화를 당하고야 말 것입니다. 빚을 연체하거나 채무를 불이행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면 후에 차압이나 압류, 신용불량, 파산까지도 생각해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시작은 조우진이 맡은 바른은행 해운대점 PB센터장, 이성규에게서 걸려온 전화로부터 시작됩니다. 낯선 번호, 낯선 전화기, 그리고 차 안에 감도는 약간 이상한 냄새!
"지금 당신의 의자 밑에는 폭탄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갑자기 뜬금없는 폭탄이라니? 말도 안된다는 소리를 하며 장난전화인 줄 알고 끊으려고 하는데, 사태의 심각성이 점점 드러납니다. 자기 뿐만 아니라 바른은행 해운대점 부지점장인 전석호의 부부의 차가 눈 앞에서 폭발했으니 말입니다. 차에서 내리지 말라고 범인은 경고를 했지만, 기어코 중요한 일이라며 다짜고짜 내렸던 부지점장의 아내로 인해 결국 폭탄이 터지고 만 것입니다. 센터장과 부지점장에게 이런 일이 벌이지다니! 현대사회에 웬 시한폭탄이란 말인가? 이성규(조우진 분)는 자신의 딸과 아들을 자동차 뒷좌석에 태우고서 지옥같은 하루를 보냅니다. 왜 이런 지옥같은 하루를 아이들과 함께 보내야 하는가? 왜 이런 일이 이성규에게 벌어지는가? 아들은 다리에 폭탄의 파편으로 피가 철철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6년 전"
6년 전에 진우의 아내는 이성규의 고객이었습니다.
"잘못돈 걸 알면서도 팔았어. 아빠 때문에 사람들이 죽었는데 그걸 모른 척 했어. 오늘 나한테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하루종일 생각해 봤는데 아빠 때문이야."
이성규(조우진 분)의 딸 역할로 이재인이 나왔네요. 딸에게 자신의 6년 전의 사건으로 인해 억울하게 고통당하는 사람들, 리스크가 큰 상품을 판매해서 수많은 사람들의 피 눈물을 흘리게 한 사건, 그로 인해 이성규는 승진을 하게 됩니다. 진우의 아내는 원금이라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냐며 눈물로 호소했지만, 모른 척하면서 방관했던 이성규였습니다. 과거에 청산하지 못한 그 빚, 마음의 빚, 상처 입은 사람들의 분노가 결국의 복수의 칼날을 갈게 만들었습니다.
"외면하고 간날, 와이프가 죽은 날"
사람을 다치게 했으면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 했는데, 그냥 모른척하고 지나간 그 빚이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자신의 아들은 지금 피를 많이 흘려 의식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병원만이라도 가게 해달라고 하지만 범인은 자비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진우의 아내와 뱃속의 있는 아이도 그렇게 유명을 달리했기 때문에 진우에겐 자비를 베풀 마음이 없는 것입니다. 자신의 아내와 뱃속의 아이가 죽은 그 바닷가에서 범인이자 피해자였던 진우와 이성규는 같은 차를 타고 있는데,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요?
영화 <발신제한>의 주제는 어제 제가 포스팅한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와도 겹칩니다. 상처를 입었고 고통을 당하며 죽음의 문턱까지도 왔다 갔다하면서 지옥을 경험한 이들에게 가해자는 무언가 조치를 취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버려진 쓰레기처럼 뒤돌아보지도 않고 살았던 그들의 무관심과 방관이 결국 시한폭탄으로 되돌아 온 현재의 현실이 되고야 말았습니다. 내가 아프면 상대도 아픕니다. 내 아픈 것만 생각하고 상대방의 아픔과 고통을 외면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보여주는 영화가 바로 <발신제한>이 아닌가? 넷플릭스 <더 글로리>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영화 <발신제한>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빚, 채무, 상처, 고통에 대한 심판과 결과값을 '시한폭탄'이란 소재로 등장하시키면서 더 메시지를 더 강화시켜주고 있는 듯 합니다.
영화 <발신제한>은 원작을 크게 손보지 않았기 때문에 다소 아쉬운 구석이 있는데요. 경찰이 폭탄의 범인으로 이성규를 타켓으로 잡고 저격수를 배치했다는 사실, 이성규는 범인과 통화해야한다면서 자신의 폰을 경찰에게 건네지 않았다는 점, 경찰의 폭탄 해체팀의 진경이 차 문을 다 뜯어놓고도 별 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 가장 큰 옥에 티는 이성규의 동생이라고 하면서 등장한 범인, 진우에 대해 신원확인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여러가지 아쉬운 대목은 많지만, 그래도 메시지는 분명하기에 몰입감에 본 영화 <발신제한>이었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고싶어했는 가장 큰 이유는 늘 조연으로만 출연했던 명배우, 조우진이 주연을 맡았기 때문에 더 보고 싶었던 점도 있습니다. 조우진은 선한 역이나 악한 역이나 무얼 맡든지 확실하게 연기해내는 베테랑 배우라고 생각하는데요. 조우진의 텐션이 녹아난 연기 때문에 더 몰입감에 있게 감상했던 영화 <발신제한>이었습니다.
한국의 명배우, 조우진이 주연했던 영화 <발신제한>에 대한 영화후기, 해석이었습니다. 영화의 주제는 '과거에 청산하지 못한 빚, 과거에 해결하지 못한 상처는 시한폭탄과도 같다'로 한번 포스팅한 카알KaRL21의 영화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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