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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의 시-'아끼지 마세요'

탐독: 탐서/시와 케렌시아

by 카알KaRL21 2022. 3. 14.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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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나태주의 <꽃을 보듯 너를 본다>중에서 '아끼지 마세요'라는 시를 공유하고자 한다. 시간에 대해서, 인생에 대해서 짤막하게 통찰을 주면서도 간결하고 짧게 그러면서 울림이 있는 나태주의 시에 대해 맛을 한번 맛보시길 바랍니다.

 

 

 

 

나태주의 아끼지 마세요 시 제목을 필자로 필사한 사진
나태주의 시 '아끼지 마세요'


아끼지 마세요



좋은 것 아끼지 마세요
옷장 속에 들어 있는 새로운 옷 예쁜 옷
잔칫날 간다고 결혼식장 간다고
아끼지 마세요
그러다가 그러다가 철 지나면 헌옷 되지요


마음 또한 아끼지 마세요
마음 속에 들어 있는 사랑스런 마음 그리운 마음
정말로 좋은 사람 생기면 준다고
아끼지 마세요
그러다 그러다가 마음의 물기 마르면 노인이 되지요


좋은 옷 입으면 생각날 때 입고
좋은 음식 있으면 먹고 싶은 때 먹고
좋은 음악 있으면 듣고 싶은 때 들으세요
더구나 좋은 사람 있으면
마음속에 숨겨두지 말고
마음껏 좋아하고 마음껏 그리워하세요


그리하여 때로는 얼굴 붉힐 일
눈물 글썽일 일 있다한들
그게 무슨 대수겠어요!
지금도 그대 앞에 꽃이 있고
좋은 사람이 있지 않나요
그 꽃을 마음껏 좋아하고
그 마음을 마음껏 그리워하세요.

 

 


오늘은 시집을 뒤적이다 이 시가 눈에 들어왔다. '아끼지 마세요' 뭘 아끼지 말란 말인가? 좋은 것 아끼지 말고, 마음 또한 아끼지 말라고 한다. 시간의 흐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1연에서

 

'그러다가 그러다가 철지나면 헌옷 되지요' 와

 

2연에서

 

'그러다가 그러다가 마음의 물기 마르면 노인이 되지요' 란 말이 가슴이 와 닿는다. 

 

'철지나면', '마음의 물기 마르면' 이란 시간의 물리적인 경과, 그리고 그 결과물로 인해 우리의 좋았던 옷은 '헌 옷'으로 전락하고, 우리는 촉촉하지 못한 '노인'이 되어버리고 만다. 그래서 때로는 3연, 4연에서 줄기차게 반복해서 나오는 '마음껏, 마음껏, 마음껏'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좋아하고 그리워하라고 시인은 당부한다. 시인이 노인이 되어서 지은 시가 아닐까 싶다. 브로니 웨어가 쓴 <죽을 때 후회하는 5가지>(The Top5 regrets of the dying)이란 글은 자신이 간호하고 케어했던 수많은 환자들이 죽어가면서 남긴 후회들을 수렴하며 펴낸 내용이다.

 

 

그 내용을 잠깐 언급해보면,

 

1. 남의 눈치 보지 말고 나 자신에게 좀더 솔직하게 용기내어 살아볼 것을
2. 너무 일만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3. 감정표현을 좀더 많이 하고 살았어야 했는데
4. 친구들과 좀 더 자주 시간을 보낼 것을
5. 좀 더 인생을 행복하게 살 것을


-<죽을 때 후회하는 5가지>(The Top5 regrets of the dying) by 브로니 웨어

 

 

 

아끼지 말고 여한 없이 하루를 살기를 바랄 뿐이다. 단순한 YoLO나 소확행이 아니라 카르페디엠CarpeDiem이라고, Seize the day라고! 낭비하는 삶이 아니라 마음껏 모든 것을 다하는 삶, 용기가 충만하고, 일만 하지 말고, 감정표현도 풍성하게 하고,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좀 더 인생을 행복하게 살 것을...그래서, 죽을 때 후회하지 않기를...시인 나태주는 '아끼지 마세요'에서 그렇게 우리에게 말하는 듯 하다.

 

 

 

 

'마음껏' 하라고! '마음껏' 다하라고!...

여한이 없게, 후회가 없게!

 

 

 

그렇게 하루를 살고 순간을 살았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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