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조선의 <결혼작사이혼작곡> 시즌3의 9회가 방영되었습니다. 9회의 스토리는 사피영과 부배(서동마)의 결혼에 속도전을 내고, 서반과 이시은의 결혼을 받아들이는 부친과 아이들 향기, 우람이 같이 인사하는 자리가 마련됩니다.
서동마(부배 분)와 사피영(박주미 분)이 사피영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는데, 두 사람의 애정 속도가 차이가 좀 납니다. 속도전을 내는 부배, 하지만, 사피영이 그 속도를 따라가는 게 기분 나쁘지 않은가 봅니다. 둘이서 맞춘 커플 반지를 같이 끼고서 달달합니다. 서동마(부배)가 사피영에게 '여보~'라고 합니다. 부배는 지금 이 반지가 생전 처음 끼는 반지라고 합니다. 여자가 들으면 기분 좋을 소리만 골라서 합니다. 부배의 논리적이면서 거침없는 이 몰아침에는 문제가 없을까 모르겠습니다. 남가빈의 존재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데요. 남가빈과 사피영이 화장실에서 마주쳐 대화를 할 뻔 했는데요. 남가빈의 후배와 술자리를 해서 만취한 상태였는데, 사피영이 남가빈(임혜영 분)의 남친으로 오해합니다. 남가빈의 전 남친이 서동마였다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요? 제가 정주행했는데, 이 부분이 좀 애매합니다.
스키장에서 이시은(전수경 분)의 가족과 서반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옵니다. 정말 단란한 가족으로 보였습니다. 박해륜(전노민 분)은 전 아내의 결혼의 상대자가 같은 방송국 서반이라는 것, 총각이고, 재벌2세 장남이라는 것에 더 충격을 받습니다. 열패감에 쌓여 있던 그는 이시은 집을 불쑥 찾아가서 결혼식을 용납할 수 없다고 합니다.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노릇인데요. 아마도 향기와 우람이, 애들 문제 때문에 결혼식을 허락할 수 없다는 이야기인데요. 어이가 없습니다. 정말 억지 중의 억지입니다.
"박교수님, 내가 결혼해."
전처의 결혼식에 전 남편이 왈가왈부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박해륜의 논지는 아이들 문제를 거론하는데요, 향기는 완강하게 아버지의 맞대응에 반응합니다. '생판 남 보다는' 자신이 낫다는 식의 억지를 부리는 박해륜은 별 소득 없이 돌아오면서 '세뇌 잘 시켰구만'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사람의 확증편향이라는 것이 참 무섭다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생각하고 판단하고 믿으면 그쪽으로 계속 포인트를 맞춰가는 무서운 논리입니다.
서반과 이시은, 그리고 향기와 우람이 서반의 부친을 만나는 식사자리입니다. 이시은을 보더니 서반 보다 나이가 더 덜어 보인다고, 늙어보인다고 속으로 말하는데요. 향기와 우람이의 대화가 진행되면서 서반 부친의 기분이 조금 고무적으로 되어지는 듯 합니다. 분위기가 훈훈해졌습니다.
한편, 사피영의 딸 지아가 엄마의 새로운 연인, 서동마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충격을 살짝 받습니다. 하지만, 그 충격도 잠시 서동마를 만나보기로 합니다. 차를 좀 타고 가는 길이니 지아가 투덜댑니다. 하지만, 서동마가 초대한 집의 크기와 풍경과 분위기, 그리고 서동마를 만나면서 마음이 조금 누그러지고 음식이 들어가다 보니 기분이 조금 나아지는 듯 합니다. 밖에서 계속 고기만 굽고 먹지 않는 서동마에게 지아가 다가가 같이 먹자는 이야기까지 하게 됩니다. 서동마가 꾼이기도 하고, 선수이기도 하고, 또 한편 지아에게 하는 걸 보면 어릴 적 아버지가 처녀결혼을 해서 낳은 아들이 서동마이긴 하지만,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아무 문제없이 지냈다는 것을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경제적으로, 정서적으로 막힘 없이 자란 서동마에겐 여유가 좀 넘쳐 보이는데요. 그 여유는 자신감이기도 합니다.
부배가 사피영과 결혼한다는 이야길 형 서반(문성호 분)에게 털어 놓습니다. 거침없는 서반조차도 쇼킹한 사건입니다. 서반이 애 둘 딸린 이혼녀와 결혼하는 것도 모잘라, 친 아들이 서동마까지 애 하나 있는 이혼녀 사피영과 결혼한다고 하니 충격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제 이 드라마를 보면서 늘 찜찜했던 대목을 '뇌관'이라고 표현해 보겠는데요, 서동마가 사피영 만나기 전에 찼던 여자가 남가빈인데, 남가빈이 건드린 유부남이 바로 이시은의 남편, 박해륜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박해륜이 한 순간에 정신이 나가 남가빈 때문에 이혼을 강행했습니다. 오페라 뮤키컬 배우가 눈 앞에서 노래 불러주고 퍼포먼스를 벌이는데 유부남이라고, 대학교수라고 안 넘어갈 남자가 없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딱 거기까지만 해야 했는데요. 남가빈이 서동마의 등장과 집요함에 결국 박해륜을 차 버리고 서동마에게로 와고, 서동마는 남가빈과 속도전을 내며 결혼식을 이야기합니다. 그런 와중에 병원에서 사피영의 비명소리에 서동마가 결국 남가빈을 차 버립니다. 이 모든 구도가 뇌관이 가득한, 시한폭탄이 가득한 구도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첫째, 이시은이 과연 자신의 남편과 바람났던 남가빈과 연인이었다가 돌아서서 사피영과 결혼에 열 올리고 있는 서동마를 남편 동생, 도련님으로 맞아들여야 할 판국인데, 이시은의 정서와 코드에는 이게 맞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자신의 가정의 파탄을 일으켠 불륜녀의 연인이었다? 여러분은 어떠세요? 직접적인 관계가 아니니깐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할 수 있겠지만, 웬만한 모럴moral을 가진 보통 사람이라면 용납이 힘들 것 같은데요, 아마 10회에선 이 대목을 건드릴 것 같습니다.
둘째, 서동마가 아무리 대단하고 나이도 사피영보다 5살이나 젊은데, 너무 자신감이 넘치고 너무 확신하고 너무 집요한데요, 순전히 사피영의 비명 소리 때문이었습니다. 그 비명소리의 유통기한이 얼마나 될까? 그런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아무리 서동마가 젊은 시절에 돈 많고, 외모 되고, 집안 좋고, 어느 것 하나 모자랄 것이 없이 자라 수많은 연애를 해 보았기 때문에 이제 결혼으로 안착하면 모든 과거의 이력의 습관이 사라질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남가빈에게 그렇게 집요하게 들이대다가 갑자기 사피영에 돌아선 그 행보가 잘 살면 좋겠지만, 어디서 뒤틀리기 쉬운 맹점을 안고 있습니다. 이것 또한 뇌관이고 시한폭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10회에서 임성한 작가가 또 다시 한번 판을 뒤흔드는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이 드라마 제목이 <결혼작사이혼작곡>이기 때문에 결혼-이혼-연애, 뭐 이런 소재를 가지고 아주 거침없이 흔드는 것 같습니다. 시청자들은 거기에 놀아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재미가 없으면 보질 않을텐데 약간의 중독성이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김동미는 갑자기 단발로 머리를 자르고, 송원(이민영 분)의 ghost출현이 심기도 불편한데다, 자신이 한번씩 마음에 두었던 서반도, 서동마도 다 자신의 직장동료들과 결혼한다는 이야길 하니 멘붕이 온 부혜령(이가령 분), 어이 없는 억지의 대마왕 박해륜도, 아미(송지인 분)가 옆에 있는데도, 김동미도 신경쓰고 사피영도 신경쓰는 신유신...참 어이가 없습니다.
근데, 결사곡 10회는 4/2(토)에 방송한다고 나오네요.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의외입니다. 더 기대하게 호기심있게 만들어놓으려고 한 회가 보류방송이 되는가 봅니다. 이건 순전히 제 생각입니다. ㅎㅎ엄청난 시한폭탄을 터트릴 것 같은 느낌의 10회 스토리 오픈은 다음주로 미뤄지겠습니다. 알고보니 27일 결방은 고 이어령 초대문화부 장관의 추모 특집 편성방송 예정 때문이라고 합니다.
<결혼작사이혼작곡>시즌3의 9회에 대한 포스팅을 해 보았습니다. 막장의 대명사로 알려진 이 드라마는 정말 묘한 중독성이 있는 듯 한데요. 서반, 이시은 커플과 서동마, 사피영 커플 중심으로 애정구도 가운데 드리워진 뇌관까지 살펴봤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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