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블루스 최종회 다시 읽기- 옥동과 동석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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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블루스 최종회 다시 읽기- 옥동과 동석③

탐독: 탐미/TV 프로그램

by 카알KaRL21 2022. 6. 13.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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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노희경 작가의 복귀작으로 기대했던 <우리들의 블루스>가 20회를 마지막으로 최종회가 방영되었습니다. 마지막이라고 하니 아쉬움이 많은데요. '옥동과 동석'의 엔딩스토리가 어떻게 될 지 한번 볼까요?

 

 

 

 

느 어멍은 미친*이라

선아가 제주에 갈려고 티켓을 예매하네요. 선아가 제주에 온다고 하면 동석의 마음도 바빠질텐데요. 춘희삼촌이 통화하는 옥동에게 암 걸린게 복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동석이랑 같이 좋은 시간 보낸다고 말하네요. 목포 끝 마당리가 사라진 저수지에 도착해서 걸어가고자 합니다. 죽음을 앞둔 말기암 환자가 자신의 고향을 수십년에 찾은, '동이 낳고 한번 온' 후 간만에 걸음을 한 옥동의 마음 상태는 어떠할까요? 옥동이 올라오는 길에 목을 축이라고 물병도 가지런히 놔 주는 동석입니다. 그런데, 옥동의 발걸음이 무겁네요. 마당리에 와서 옥동의 오빠 이야기도 합니다. 어릴적 뱀에 물려 죽었다는 오빠 이야기도 처음 합니다. 마을 위치도, 흔적도 찾을 수 없는 저수지에 십여분 있다가 떠납니다. 발목이 아파서 거동이 불편하여 발목을 보니 피멍이 들어 있네요. 나무막대기를 챙겨 주지만 하늘은 천둥이 칩니다. 곧 비가 올려는 것을 보고는 짜증을 내면서 옥동을 엎는데요. 동석의 눈가에 눈물이 맺힙니다. 엄마를 수십년만에 아님 처음으로 업은 동석에겐 엄마의 몸은 가죽 밖에 남지 않았네요. 속이 상한 동석이었네요. 비가 퍼붓는데 용달차 안에서 동석은 속에 담아 두었던 묵혀둔 이야기를 합니다. 

 

 

"늘 뭐가 그렇게 당당해서 나한테 미안한 게 없냐? 암 걸려가면 그뿐이다 그거야?"

 

"그땐 나한테 아무도 없었는데 ...나한테 남은건 엄마 뿐이었는데. 엄마라 부르지 말라고? 그때 어멍은 나한테 하나뿐인 어멍까지 뺏어간 거야. 나한테 그래놓고 미안한 게 없어? 어떻게 나한테 미안한 게 없어?"

 

 

"미친 *이 어떵 미친 걸 알어? 느 어멍은 미친*이라. 미치지 않고서야 저는 바당 들어가기 무서워하멍 딸년을 물질을 시켜 쳐죽이고 그래도 살 거랜 아무나 붙어먹고 그저 자식이 세 끼 밥만 먹으민 사는 줄 알고 좋은 집에 학교만 가믄 되는 줄 알고 멍충이추룩, 바보추룩! 자식이 처맞는 걸 보고도 멀뚱멀뚱  개가 물을뜯을 * 너 나 죽으믄 장례도 치르지 말라 울지도 말라 그냥 너 누나, 아방 이신 바당에 던져 불.."

 

 

그리고서 옥동이 구역질을 합니다.

 

 

 

 

'효강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러 모자지간에 왔네요. 그때 선아의 문자메시지를 보게 됩니다. 내일 제주에 온다고 하는 선아입니다만. 링겔을 맞고 있는 옥동입니다. 의사가 옥동을 '산 송장 같은 어멍'이라고 하면서 동석에게 자식이 맞냐고 말했다네요. 의사가 오히려 버럭버럭 화를 내면서 당장 입원시키라고 합니다. 아니면 상 치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옥동은 다짜고짜 집에 가자고 합니다. 가다가 일 난다고 하지만 막무가내입니다. 

 

 

뱃시간이 두 시간이 남았다고 된짱찌개는 끊었다고 다시 어제 못 먹은 짜장을 먹으로 가는 두 모자입니다. 옥동의 신발이 너무 보기 싫었는지 새 운동화를 용달차에서 꺼내 신겨주었네요. 두 사람이 드디어 짜장면을 먹습니다. 

 

 

"짜장 사 줬지"

 

 

옥동이 짜장을 먹자고 하는 이유가 동석을 보니 동석이 아빠가 생각나나 봅니다. 동석이 아빠가 많이 이뻐했다고 하는데요. 동석이 또 가고 싶은 곳 없냐고 하자, '구사읍'이라고 합니다. 동석은 선아와의 약속 때문에 못 간다고 배 놓친다고 했지만, 그 때 문자가 와 선아가 제주 못 온다고 합니다. 결국 구사읍에 가기로 하는데요.  '구사식상'에서 동석이 아빠를 처음 만났다고 합니다. 그 식당에서 13-14살 때부터 설겆이하고 청소하고 그랬다고 하네요.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는 걸 뿌리치고 두 모자가 보내는 시간인데요. 선실에서 영주가 딸을 낳았다고 휴대폰에 보내온 사진을 같이 보았네요. 그리고 글자를 모르는 옥동이 '경'자를 어떻게 쓰냐고 동석에게 묻습니다. 경자를  유리에다 쓰자, 오만경은 엄마 이름이라고 하고 강팔반을 쓰자, 아빠 이름이라고 하고, 이천소(동석 아버지), 이동석, 이동이(누나), 강옥동...

 

'또 무슨 글자 알고 싶어?"

 

 

제주...목포...바당...푸릉...얼룩이...까망이...한라산

 

 

 

 

 

 

"한라산 가 봤어?"

옥동은 제주에 살면서 한번도 가보지 못 한 한라산이지만, 동석은 엄마한테 열받으면 수십 번을 한라산에 갔다고 합니다. 평생 제주에 살면서도 한라산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옥동을 데리고 한라산 중턱에 왔는데요. 눈이 몇일 전에 온 게 날리고 있습니다. 옥동은 여기 중턱도 처음으로 온 것이라고 하네요. 가는 것만 4-5시간 걸리는 한라산 백록담을 가보자고 조르는 옥동입니다. 간절한 엄마의 눈빛 때문에 결국은 최후의 소원이라고 생각하고 두 사람은 한라산을 오르고자 합니다. 신발도 등산화로 다시 갈아 신겨 드리고 목돌이도 새걸로 무장하고 장갑도 챙겨주는 동석입니다. 근데 진짜 눈덮인 한라산은 너무 아름답네요. 한번 가보고 싶네요. 전 봄에만 두 어번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햇살이 너무 뜨거워서 5월이었던 것 같은데 등의 피부가 까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긴 남방을 입고 갔는데도 말이죠. 그런데 설경이라니...와우! 

 

 

한라산을 오르면서 동석이 옥동에게 만약에 사람이 죽어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다시 태어나고 싶냐고? 사는게 징그럽냐고 묻자 다시 태어나면 돈 많은 부잣집에서 태어나 돈 걱정 안하고 글로 배워 알고 자식들도 일 안 시키고 공부 많이 시키고 동석 아버지 말고 명이 긴 사람하고 살면 좋겠다 아님 말고 라고 대구합니다.

 

 

"어멍 나랑 다시 태어나면, 다시 어멍 아들로 다시 태어나 살까?"

 

 

싫다고 합니다. 성질이 더러워서 안 좋다고 합니다. 숨이 차올라 헐덕이는 옥동, 잠시 쉬자며 땀 흘리는 옥동의 얼굴을 닦아주는 동석입니다. 이런 자리가 엄마가 죽기 직전에 이뤄졌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깝네요. 다시 동석이 자신의 성질이 착하고 동이처럼 공부도 잘하고 순하면 다시 만나도 되냐고 하자 고개를 끄덕이는 옥동입니다. 

 

 

"누난 바당 좋아했어. 어멍이 바다 바당에 들어가래서 들어간 게 아니라 지가 좋아서 들어간거라고. 말렸쟎아 하지 말라고. 물질은 어멍은 하면 된다고. 넌 하지 말라고. 그건 기억해. 내가." 

 

 

평생 무거운 짐을 들어주는 동석인 듯 합니다.

 

 

 

 

 

 

"살면서 언제가 제일 좋았어?"

동석이 뜬금없이 이 질문을 하자, 옥동이 대답하는 데요. 바로 지금 이 순간이라고 하네요.

 

 

"지금!"

"암 걸린 지금?"

"너랑 한라산 가는 지금."

"할 말이 없네. 천하에 무뚝뚝한 아들놈이랑 제주사람이 기껏 한라산 가는게 인생에서 제일 좋은 일이라고."

 

 

젊은 사람들도 포기하고 내려오는 걸 보고 젊은 커플 일행에게 부탁을 합니다. '백록담 볼 거라'고 고집부리는 엄마에게 자신 혼자서 백록담 갔다 와서 사진찍어 올거니깐 미리 내려가 있으라고 합니다. 백록담을 향해 뛰어가는 동석을 보는 옥동의 눈이 슬퍼 보입니다. 옥동은 휴게소에 앉아서 쉬고 있고 동석은 혼자서 백록담을 향해 가면서 모자지간에 상처를 주고 받은 시간들을 기억하며 회상하며 돌아보고 있습니다. 그때 나오는 OST가 참 좋네요. 옥동이 종우에게 전화를 합니다만, 종우는 작은 어멍의 전화 받기를 거절합니다. 백록담을 향해 계속 등반하던 동석 앞을 가로막고 있는 표지판이 있습니다.

 

 

"입산 통제"

-기상특보 발효 때문에 더 이상 갈 수가 없네요. 정말 눈덮인 한라산은 정말 최고네요. 우리나라에서 저런 광경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질까요! 백록담이 저 만치 보이는 곳에서 동영상을 찍는 동석입니다. 그리고서 마지막에 말을 남기죠.

 

 

"나중에...나중에...눈말고 꽃피면 오자. 엄마랑 나랑 둘이. 내가 댈꼬 올께." 

 

 

동석의 모친, 옥동은 테이블에 엎드린 채 잠이 듭니다. 이때 흐르는 피아노 선율도 너무 좋습니다. 동영상을 다 찍어 하산하는 동석이 옥동을 깨우고 다시 돌아가는 길...눈동자가 꺼벙꺼벙 한 채 어리숙한 표정과 웃음을 보여주는 김혜자의 연기는 너무나 정겹고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옥동의 집에 도착했을 때, 동석은 또 한 마디 건넵니다.

 

 

 

우리들의 블루스 완전체 포스터
우리들의 블루스 완전체 포스터

 

 

"나 사는 데 가 볼래?"

 

 

옥동을 데리고 동석의 새단장한 집에 갔는데요. 오우! 선아가 와 있습니다. 열이가 말이 보고 싶다고 떼를 쓰서 데려왔다고 합니다. 옥동은 동석의 여자, 그리고 열이를 보면서 너무나 반가워 합니다. 일평생동안 상처를 주고 받았던 모자간의 관계가 눈녹듯 녹아 집으로 돌아왔는데요. 옥동과 선아가 마주 앉아 잠시 대화를 나눕니다.

 

 

"동석이가 하염없이 착해마심."

"알아요."

"하염없이 착해마심."

 

 

동석의 집에서 자고 가라고 선아가 '여기도 따뜻한데'라고 하지만, 옥동이 방긋 웃으면서 떠나옵니다. 집에 걸린 사진액자들을 보면서 죽은 누나도, 죽은 부친도, 동이도, 춘희삼촌의 만득이, 만영이...다들 좋은데 갔을 거라고, 그 좋은델 가니 안 오는거라고 말하는 옥동입니다.

 

 

"나 자고 갈까?"

"여자랑 아이 있는데."

 

 

거절합니다. 그러자 동석이 된장찌개를 내일 아침에 먹자고 합니다.

 

 

"엄마꺼 맛있어. 다른건 맛 없어서 안 먹는거지."

 

 

옥동은 아침에 일어나 된장찌개를 맛있게 끓입니다. 그리고 마당에 개밥까지 다 즐겁게 챙겨줍니다. 

 

 

"나, 왔어."

"자?"

 

 

된장찌개를 숟가락으로 한 입 맛보고는 흡족해하는 동석입니다. 

 

 

"선아랑 애기랑 말 보러 가는데 같이 가게."

 

 

그게 옥동의 마지막이었습니다. 동석은 어머니가 해 준 최후의 된장찌개를 입맛만 보고 먹지를 못하게 됩니다.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고 숨을 거둔 어머니를 껴안으면서 흐느껴 웁니다. 옥동의 손을 잡는 동석, 13살때부터 손에 찬물 담그면서 설겆이하면서 노예처럼, 머슴처럼 일했던 한 여인의 파란만장하고 기구한 운명의 손을 잡고 웁니다. 

 

 

 

 

"사랑한다. 미안한단 그 한 마디 하지 않고"

그렇게 옥동은 떠났습니다.

 

 

옥동을 부등켜 안고 울면서 나래이션이 나옵니다. 

 

 

"평생 이 사람을 미워한 게 아니라 이렇게 안고 화해하고 싶었다는 거, 오래 안고 울고 싶었다는 거"

 

라고 독백하는 동석입니다. 

 

카메라는 옥동이 그간 쌓았던 제주도의 돌담을 비춰줍니다.

 

 

우리들의 블루스 옥동과 동석 압축영상(출처: tVN 유튜브)

 

 

 

 

 

 

1개월 후 체육대회: '우리들의 블루스'의 피날레

푸릉리 VS 오산리의 친선체육대회가 열립니다.

 

출연했던 모든 푸릉마을 출신들이 다 모여서 화기애애한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한수(차승원)도, 미란(엄정화)도, 영희도, 은기도 왔네요. 

 

 

우리의 사명은?
불행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행복하기 위해 태어난 것

 

 

이라고 작가의 말을 마지막으로 전해줍니다. 푸릉마을에서 전해지는 사연많은 이들, 불행과 비극과 고통다발들을 안고 살지만 그래도 함께 어울려 웃으면서 정감있는 관계를 보여준 휴머니티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였습니다. 불행과 비극과 고통과 아픔과 상처는 없을 수 없지만, 작가는 인생 그 자체를 응원한다고 하는 듯 합니다.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라면 불행하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저마다 다 행복해지고 싶죠. 하지만 그 행복이 어디서부터 오는지 모르고 살아갈 때가 종종 있다고 생각합니다. 행복은 사람에게서 오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한 사람, 바로 내 자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행복해지면 그건 또 번져가는 것이니깐요. 그렇게 모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서로의 부족과 약점을 채워주면서 그래도 웃으면서 살아가는 행복한 이야기 <우리들의 블루스>였습니다. 아쉽고도 시원 섭섭하기도 한 작품이었습니다. 특별히, 노희경 작가의 이야기의 힘을 느낄 수 있었고요. 인기배우들의 대거 출연에 참으로 눈호강할 수 있었던 즐거운 시청자들 중의 한 사람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수많은 인기배우들이 총출동한 작품이자, 노희경작가의 복귀작으로 너무나 많은 감동과 눈물을 선사했던 작품인데요. 결국 이렇게 마무리가 됩니다. 모든 것에는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것이죠. 영원한 것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마는. 조금은 아쉬운 마음입니다. 

 

 

 

우리들의 블루스 19회 다시 읽기 -옥동과 동석②

사연많은 푸릉마을의 이야기, <우리들의 블루스> 의 대단원의 막이 점점 다가오는데요. '옥동과 동석'의 두번째 이야기가 오늘 펼쳐집니다. 춘희삼촌과 옥동삼촌과 함께 목포행을 가게 된 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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