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도저를 탄 소녀 The Girl on a Bulldozer, 2021>는 독립영화인데요. 이 영화가 넷플릭스에서 1위를 하길래 한번 보았는데요, 여자주인공 김혜윤의 20살 연기가 너무나 탁월하다는 생각에 포스팅을 해볼까 합니다.
<불도저를 탄 소녀>라는 영화제목이 뭔 말인가? 갸우뚱하면서 영화를 보시는 분이 많으실 텐데요. 영화를 보다보면 어느 순간에 아...하는 생각이 들 때가 옵니다. 처음에는 좀체 감이 잡히지 않는 영화제목인데요. 삶의 벼랑 끝에서 겨우 최영환 사장(오만석 분)에게 도움을 받은 혜영의 아버지 구본진(박혁권 분)은 짜장면집을 운영하면서 열심히 살아갑니다. 그러다가 2층까지 확장하게 되는데요. 최사장에게 빌린 원금을 회복하고도 남을거라는 기대에 확장공사를 하게 됩니다. 20살의 딸, 구혜영(김혜윤 분)는 엄마를 여의고 방황하다가 소년원에까지 갔다 온 방랑소녀(?)입니다. 팔에 문신까지 했는데요. 세상이 자꾸 혜영을 가만두지 않습니다. 자기가 잘못한 게 없는데 오히려 기득권과 권력의 편에 선 이들로 인해 계속 꼴아박는 삶을 사는데요. 또한 구혜영에겐 돌보아야 할 초딩 동생까지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 구본진이 교통사고가 나서 병원에 실려오게 되는데요. 아버지는 말 그대로 식물인간이 되어 있네요.
세상에 대한 분노와 불만이 가득한 구혜영은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낸 현장을 직접 발로 뛰어 확인하면서 도저히 사람이 다니지 않는 도로인데 거기서 사고가 났다면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환자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갑니다. 아버지가 깨어나지 못하니 보상금을 받으려고 나일론 환자 행세를 하는 듯 한데요. 구혜영을 이를 밝혀내자,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던 친구들은 그 다음날 병원에서 자취를 감추었고 아무 일 없는 것으로 치부하자고 합니다. 안 그래도 사회에 대해서, 세상에 대해서 울분이 가득한 구혜영인데요. 아버지에게 왜 이런 얼토당토한 교통사고가 났는지, 아버지가 자살극이라도 벌였단 말인가? 왜 그러냐하면 아버지가 사고를 내기 전에 중단되었던 보험을 다시 유지하였다는 보험회사 직원이 말을 듣습니다. 아버지는 거의 뇌사수준에 병원에 누워있는데, 중국집 가게엔 빚 갚으라고 돈 달라면서 사람들이 찾아오고, 나중에는 아버지와 이미 이야기가 다 되었다면서 중국집을 인수인계하러 왔다면서 인테리어는 어떻게 하고 앞으로 자신들이 가게를 어떻게 운영할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보면서 더 울컥하는 혜영입니다. 혜영의 집은 중국집이거든요. 그 중국집에서 장사도 하고 2층에 방에서 생활을 하는데요. 돌보아야 할 초딩 동생도 있는데, 아버지는 완전 식물인간이 되어 있고, 빚 독촉하는 무리들 뿐만 아니라 생활의 터전인 중국집까지 빼앗기기 직전입니다.
그래서, 혜영은 아버지와 연관이 있는 최사장을 찾아갑니다. 최 사장은 국회의원 출마를 앞두고 분주한데요. 최 사장은 중국집을 허물고 골프연습장을 짓기로 했다고 하는데요. 혜영은 분명히 다른 사람이 중국집을 물려 받아 장사를 계속 할거라는 것을 알고 왔거든요. 뭔가 뒤틀린 듯한 이 모든 상황과 환경에 대해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혜영입니다.
그런데다 이전에는 자기를 괴롭힌 애들을 두들겨 팼더니 그것 때문에 오히려 자신이 괴롭힘을 당한 피해에 대해선 아무런 고려도 없이 괴롭힌 애들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해서 소년원에 있다가 나왔는데, 나오자 마자 혜영이 걔들에게 한바탕했더니, 다시 그 애들이 남자애를 불러와 혜영을 줘 패버립니다. 아무리 혜영이 독기가 서린 캐릭터라고 해도 남자의 힘에는 그렇게 맞을 수 밖에 없었는데요. 그런 혜영에게 최 사장은 원만하게 해결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돈봉투를 집어주는데요...혜영이 그 돈을 받고 가만히 있을 친구가 아니죠. 그런 와중에 겨우 남아 있는 이모와 이모부조차도 아버지의 이번 교통사고에 대해서 그냥 묻고 가자, 오히려 최 사장의 도움을 받고 넘어가자고 합니다.
혜영은 참을 수가 없습니다. 혜영은 불공평한 시스템과 사회에 대해서 정의고 나발이고 필요없고 자신의 마음이 쌓인 울분과 분노를 토해내 버립니다. 그게 불도저같이 밀어부치는 혜영의 성격과 캐릭터를 반영해 주는데요. 어떻게 보면 혜영의 그런 면이 속이 시원하기도 합니다.
영화의 마지막은 이전에 박혁권이 연기했던 <기도하는 남자>의 스토리와 비슷하게 전개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힘들게 고통받으며 분노를 삭이면서 살아가는 혜영에게 선물이 도착하게 되는데요. 아무튼 영화의 스토리는 이러합니다. <기도하는 남자>에서도 고통받는 개척교회 목사였던 박혁권에게 죽은 장모님의 선물이 도착하는데요. <불도저를 탄 소녀>에서도 김혜윤에게 죽은 아버지(박혁권)의 선물이 도착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기도하는 남자>에서 박혁권(이 영화에선 아버지 구본진 역을 맡은)이 고통과 불행의 상황 가운데 절규하는 남자 주인공의 처절함을 보여줬다면, <불도저를 탄 소녀>에서는 김혜윤이 아버지 역을 맡았던, 박혁권의 <기도하는 남자>에서 보여준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는데요. 김혜윤은 처절하게 자신만의 방식, 불도저 방식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2018년 말부터 방영된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알렸다고 하는데요. 저는 그 드라마를 보지 않아서 잘 모릅니다만. 암튼 김혜윤이 이 <불도저를 탄 소녀>란 작품에서 보여준 연기력은 좀 대단합니다. 반항적이고 저돌적이며 어디로 튈 지 모르는 20살의 반항아의 카리스마를 제대로 연기해 줍니다. 모친의 죽음, 돌보아야 할 초딩동생, 아버지의 경마도박, 빚 독촉, 최사장, 중국집, 교통사고, 식물인간, 소년원, 돈...돈...돈...세상의 모든 것이 자신의 숨통을 죄어오는 듯 한 극한의 상황 가운데서 구혜영이 살아남은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우리에게도 이런 불도저가 있었음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김혜윤의 연기가 독보적으로 드러났던 넷플릭스의 <불도저를 탄 소녀>에 대한 포스팅을 해 보았습니다. 어렵고 힘든 삶의 무게 가운데서도 이런 영화를 통해 위로받았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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