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만나는 게 힘들다 보니 요즈음은 넷플릭스를 주야장천 보고 카알 KaRL21입니다. 오늘은 TV조선에서 방영하는 <우리 이혼했어요> 시즌2를 보면서 인생에 대해, 사랑, 결혼, 이혼, 죽음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이 들어서 잠깐 포스팅합니다.
<우리 이혼했어요>는 말 그래도 현실 리얼 애정프로그램이다 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혼한 커플들이 재결합을 위해 시도하는 프로그램이기도 하고, 굳이 재결합하지 않더라도 서로에 대해 못다 한 이야기들을 풀어헤칠 수 있어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고 생각합니다만. 물론 '이혼'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이 공개적으로 인기를 얻는다는 것이 대세이고 트렌드가 된다는 것은 이혼을 하는 사람들이 예전보다는 많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그러기에 그만큼 공감하는 그룹들이 많아졌다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또 하나의 우려는 이혼이 공개적인 수면 위로 부상하는 키워드가 되면서 기성세대가 아닌 다음 세대, 자녀들의 세대가 '이혼'을 너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너무나 가볍게 여길 수도 있다는 소지는 분명히 있음을 밝힙니다. 필자는 <우리 이혼했어요>라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받은 느낌과 인상을 살짝 나누고자 할 뿐입니다.
나한일과 유혜영은 당시 최고의 인기스타였습니다. 두 사람은 <무풍지대>란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 사랑을 하고 연인이 되고 결혼을 했습니다. 나한일은 현재 한국해동검도협회 총재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무도인이고 검도의 대가이기에, 드라마에서도 액션과 멜로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나한일과 유혜영은 2번의 결혼을 하고 2번을 이혼을 했는데요. 나한일은 2009년에 불법대출의혹으로 2년 6개월 감옥생활을 했으며(이 사건으로 인해 나한일의 방송인으로서의 활동이 정지되는 셈입니다), 2016년 사기혐의로 1년 6개월 감옥생활을 하게 됩니다. 아마 2015년에 두 사람의 두 번째 이혼이 있었는데요. 교도소 수감 전에 법적인 부부관계를 끊어야 재정적인 부분에서 피해를 입지 않기 때문이었을 것인데요. 저의 해석이고 뇌피셜인데, 이 두 번째 이혼을 할 당시의 상황에서 서로의 마음과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공유하지 못한 부분이 <우리 이혼했어요 2>에서 공개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2번의 결혼을 하고 2번의 이혼을 했지만, 서로의 마음 구석구석, 풍경 하나하나 돌아볼 여지가 없었던 두 사람이었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제가 오늘 발견한 것은, 나한일이 옥중에서 면회를 온 과거 연인 정은숙과 2016년 4월에 옥중 결혼을 했네요. 나한일과 정은숙은 유혜영을 만나기 전 결혼을 전제로 한 사귀고 있었다는 데요. 유혜영을 만나면서 나한일은 정은숙에게 상처를 준 셈입니다. 그런데, 두 번의 이혼을 한 나한일은 옥중에서 정은숙과 결혼을 했는데, 거의 40년의 세월을 구비구비 돌아온 셈입니다. 하지만, 4년의 세월이 흘러 2020년 10월에 이혼하면서 재혼 생활의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고 합니다. 나한일은 3번의 결혼과 3번의 이혼을 경험했고, 유혜영은 2번의 결혼과 2번의 이혼을 경험했네요. 나한일과 유혜영에겐 딸 하나 한혜진이 있습니다.
이런 인생의 우여곡절을 경험한 두 사람이 <우리 이혼했어요 2>에 출연하면서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나한일이라는 캐릭터와 유혜영이란 캐릭터가 너무 다른 데, 두 사람의 케미가 세월의 무게를 견디면서 조금씩 맞아 들어간다는 대목입니다. 두 사람의 애정이 진화한다고 해야 할까요? 부부가 아무리 살을 섟어 살아간다고 해도 서로의 마음을 계속 들여다보지 않으면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는 현실을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평생 밖으로만 돌았던 나한일이란 남편, 가족들과 여행 한 번 제대로 가보지 못한 남편, 결혼식도 신부가 웨딩드레스를 얼마나 입고 싶었는데(유혜영은 패션모델이기도 했습니다) 자기 뜻대로 한복을 입고 거행했던 남편... 여자에 대해, 아내에 대해, 가정에 대해 너무나 무지했던 남편의 민낯을 나한일이 여과 없이 보여줍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여줬던 액션배우로서, 연기자로서 화려함의 베일에 가려져 있던 허당끼도 시청자들에게 엄청난 웃음을 안겨줬습니다. 저렇게 절도 있는 무도인이 저렇게 실수가 잦은 허당끼 가득한 인물이란 것이 나한일의 매력포인트이기도 합니다. 두 사람의 애정관계의 진행 사는 프로그램을 보시면 확인할 수 있을 텐데요.
저는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따로 있는데요.
이 두 사람이 이제 세 번째 결혼식, 은혼식을 하려고 합니다. 식장을 준비하고 유혜영이 그토록 입고 싶어 했던 로망, 웨딩드레스를 입는 것을 보여줍니다. 67세의 유혜영은 역시 모델이었습니다. 웨딩드레스가 어떻게 그리 잘 어울릴까요? 직업은 속일 수가 없나 봅니다. 그리고서 두 사람이 결혼을 두 번씩이나 했지만 찍어놓은 사진이 너무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은혼식에 공개적으로 전시할 사진들을 찍습니다. 이전에 드라마에서 연출했던 장면도 재현해서 찍습니다. 그런데, 나한일이 마지막으로 독사진을 찍자고 하는데요. 그게 바로 나중에 '영정사진'으로 쓸 수도 있으니깐. 지금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사진을 찍어두자는 의미이기도 했습니다. 아... 정말 두 번의 결혼식과 두 번의 이혼 그리고 세 번째 두 사람의 결혼식을 앞두고 행복한 이야기만을 하는 시점에 나한일은 죽음까지도 생각해야 하고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그만큼 두 사람의 시간이 많이 길었고 누적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요. 이 때 시청자로서도 굉장히 기분이 묘했습니다. 결혼식을 앞두고 영정사진을 찍자니...기분이 잡칠 수 있는 노릇이지만, 나한일(55년생)과 유혜영(55년생)의 나이를 감안할 때 미리 염두해 두는 대목일 수도 있겠다 싶네요. 두 사람에게 그렇게 인생이 흘러갔다는 것을 암시해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우리 이혼했어요 2>의 나한일과 유혜영, 두 사람의 은혼식 이후의 남은 여정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죽음'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자연인으로서 당연한 책무이기도 하기에 인생에 대해 다시금 한번 생각해 보는 대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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