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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의 너무나 유명한 시, '풀꽃.1'

탐독: 탐서/시와 케렌시아

by 카알KaRL21 2022. 2. 27.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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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의 인터넷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에 유명한 풀꽃 시리즈 시가 있다. 그래서 냉큼 풀꽃 시를 잡고 포스팅을 하고자 한다. 짧지만 여운이 깊은 시가 바로 나태주의 시이다. 즐겁고 흥미로운 시 감상의 시간이 되었음 좋겠다.

 

 

 

 

 

나태주의 풀꽃.1 의 필사입니다
필자의 필사, 풀꽃이다

 


풀꽃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의 시는 왠지 다른 시인들과 좀 다른 것 같다. 아마도 이게 인터넷 시집이라서 그럴 수도 있다. 요즘 시대는 굉장히 간결하고 간단하고 단순하고 짤막한 글을 선호한다. 긴 글을 쉽게 응대해주는 시대라고 보긴 어렵다. 그런데 나태주의 풀꽃 시리즈 시는 이런 시대의 짤막한 트렌드에 부합해 더 인기가 있지 않나 싶다. 나태주의 모든 시가 그런 것은 아니다. 풀꽃 시리즈 시는 굉장히 단순하고 명쾌한 데 매력적이다. 시집 제목처럼 '꽃을 보듯 너를 본다'는 이미지가 투영된 시인 듯하다. 자세히 보고, 오래 보아야 예쁘고 사랑스럽다는 그게 바로 너도 그렇다는 내용을 산문으로 쓰면 별 것 아닌 것처럼 다가오는데, 이게 시이니깐 느낌이 사뭇 다르다. 

 

 

 

 

풀꽃은 꽃의 꽃이 아니고, 풀의 꽃이어서 화려하지 않고 평범하다. 풀꽃이니깐. 그냥 스치고 지나가는 풀에 핀 꽃이니깐. 그래서 한 눈에 딱 들어오는 꽃은 아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아야, 오래 보아야' '예쁘고 사랑스럽다'는 것이다. 우리가 길을 걸어가면서 풀을 귀찮아 하진 않는다. 물론 잡초는 다르다. 그러나, 마구잡이로 핀 풀이지만 거기에 다소곳이 풀꽃이 피었다. 그걸 보고 시인은 노래한다. '자세히, 오래 보아야' 풀꽃의 멋과 맛을 알 수 있다고, 예쁨과 사랑스러움을 발견할 수 있다고, 너도 그렇다고 말한다. 짧은 시인데 맛의 여운이 길고 묵직하다. 좋다.

 


정호승 시인은 이런 이야기를 남겼다. 그 말에 깊은 동감을 해 본다.

 

 

"시집은 이승에서 마지막으로 먹을 수 있는 내 봄날의 모유다." 

 

 

나태주의 풀꽃.1 시집에 나온 삽화입니다
<꽃을 보듯 너를 본다>에서 풀꽃.1에 게재된 꽃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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