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나의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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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나의 아내

탐독: 탐서/시와 케렌시아

by 카알KaRL21 2022. 9. 1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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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의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의 신작시집에 게재된 시 '나의 아내'에 대한 시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나태주의 솔직담백하면서도 간결한 시의 언어와 표현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자 합니다.

 

 

 


나의 아내



특별한 여자
한 사람을 소개합니다


평생 한 남자의
인생만을 지킨 여자


그 여자가 바로
김성예랍니다.

 

 

 

한 사람이 한 사람만을 지고지순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를 이 시를 통해 그냥 새삼 느껴 봅니다. 수많은 남녀들이 자신의 이성편력을 자랑하는 시대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 '평생 한 남자/한 여자의 인생만을 지킨 여자/남자'가 있기에 인류는 이토록 질서있게 움직인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고대 왕족 사회에선 일부다처제가 허용되면서 한 남자가 수많은 여자를 독점하기도 했습니다.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는 언제나 왕권, 권력, 재산을 두고 다투는 갈등과 분쟁이었습니다. 그로 인해 수많은 배다른 혈육을 살해하는 일도 많이 벌어졌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39;나의 아내&#39;시 사진
나태주 시, 나의 아내

 

 

 

구약성경에 보면 기드온라는 사사judge가 있습니다. 사사는 이스라엘에만 있었던 지도자 리더십 제도인데, 이 사사는 영적인 지도자이면서 동시에 정치적인 지도자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왕과 같은 파워를 가지지만 동시에 영적인 기운도 지닌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드온은 정말 별 볼일 없는 인물이었는데, 그가 신의 도움으로 크게 승리를 거둡니다. 300명의 단촐한 군사로 엄청난 적군들을 이긴 것 자체가 기적이었죠. 그 승리의 도움으로 기드온은 백성들에게 엄청난 명성과 인기를 얻게 되면서 백성들은 기드온을 왕으로 세우고자 합니다. 하지만 자신은 왕권에 관심이 없다면서 거절합니다. 하지만 그의 행동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당시 신의 계시를 받는 신탁의 도구였던 에봇을 자기 스스로 소유하기도 했는데요. 에봇은 신과 제사장이 소통하는 매개체였는데, 그걸 기드온이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그걸 스스로 금으로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그의 욕망이 어떠했음을 보여주는데요. 왕처럼 수많은 아내를 거느리고 첩을 두었는데요. 문제는 아버지 기드온이 죽고 나자 터지고야 맙니다. 자신의 첩 중에 가나안 여인의 아들이 있었는데, 그 친구가 바로 아비멜렉입니다. 이 아비멜렉이 자신의 배다른 형제, 형님들? 70명을 쳐죽입니다. 그렇게 많은 아내를 두고 많은 자식들을 두었지만, 70명의 아들들이 하루 아침에 죽었다, 그것도 배다른 형제 아비멜렉에게서 말입니다. 아비멜렉의 이름의 뜻이 'My Father is King'이라고 합니다. 기드온의 첩의 아들의 이름, 아비멜렉은 히브리어의 뜻이 '내 아버지는 왕이다'인데, 그 이름을 그런 식으로 지었다는 것은, 자신의 육신의 아버지가 얼마나 권세가 높은 왕과 같은 존재인지를 갸늠할 수 있는 대목이 아닙니까? 기드온이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면서 심플한 가정구도를 가져갔다면 이런 사달은 나지 않았을텐데요. 결국 아비멜렉도 왕으로 등장하는가 싶었지만, 그 또한 너무 의기양양한 나머지 성벽 아래에서 전투중에 성벽 위에서 던진 맷돌 위짝을 한 여인이 던졌는데, 그 맷돌 위짝이 아비멜렉의 두개골을 박살내 버립니다. 기드온의 일부다처제는 결국 자신의 아들들의 DELETE를 가져왔습니다. 

 

 

 

 

너무 많은 남자와 여자를 소유하고, 너무 많은 남편과 아내를 소유하는 것이 때론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주는 대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평생 한 남자의
인생만을 지킨 여자

 

 

나태주 시인이 '나의 아내'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그리고 이름도 당당하게 '김성예'라고 합니다. 

 

 

그 여자가 바로
김성예랍니다.

 

 

근데, 이런 나태주 시인의 모습이 너무나 존경스럽습니다. 한 남자, 한 여자의 만남과 결혼과 동거동락의 삶이 결코 쉽지 않은데, 그걸 해냈고 결국 그는 자신의 시집에서 '나의 아내'란 시를 썼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들 그렇게 살아가지만, 때론 그런 평범함이 얼마나 비범한 노력과 성찰과 과정이 필요한지를 안다면 더 큰 경이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오늘은 나태주 시인의 <나의 아내>라는 단촐하고도 평범한 시를 살펴보았는데요. 어쩌다보니 구약성경의 기드온의 일부다처제에 대한 이야기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숫자 1부터 시작된다는 것, 그 하나의 소중함을 재발견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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