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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올드OLD(2021) 해석: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

탐독: 탐미/영화M

by 카알KaRL21 2022. 5. 21.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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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불멸'을 꿈꿉니다. 저마다 장수하기를 바라고 죽음을 늦추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M.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영화 <올드>(2021)는 인생에게 주어진 시간의 의미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제가 이전에 포스팅했던 영화 중에 <올드 가드The Old Guard, 2020>란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여전사로 샤론리즈 테론이 등장하는데요. 여기에 등장하는 '올드 가드'는 불멸의 전사들입니다. 상처는 입고 아픔을 느끼지만, 죽음을 경험하지는 않습니다. 이른바 불멸의 존재인 셈입니다. 

 

 

 

 

넷플릭스 영화 올드 가드/호모 데우스가 된 호모 사피엔스의 딜레마를 그려내면서도 강력한 액

영화 <올드 가드The Old Guard, 2020>는 어떤 영화일까요? 날이면 날마다 자주 올려고 노력하는 카알입니다. 오늘은 액션영화 <올드 가드>를 가지고 왔는데요. 1. 이 영화는 화려한 액션영화입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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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언급했던 것처럼, 신이 되고자 하는 열망, 불멸의 존재를 꿈꾸는 것을 유발 노아 하라리는 <호모데우스Home Deus>라고 표현을 했는데요. 영화 <올드 가드>는 그들이 죽고 싶지만, 사라지고 싶지만 사라질 수 없고, 죽을 수 없는 운명을 비극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수많은 세월 동안 아픔과 고통과 상처와 슬픔을 다 감내해야 하니깐 말이죠. <올드 가드>는 단순한 액션영화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해 주고 있어서 굉장히 신박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호모 데우스? 영원을 살고 싶으신가요? 그럼 그 영원을 살 수 있는 내공과 자질은 준비가 되었습니까? 그러고 요즘 경제적 자유, 경제적 독립 이야기 하는데요. 그 영원을 살기 위한 재정을 확보가 되셨나요? 요즘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것에 벅찬 우리의 현실인데요. 영화는 이런 대목에서 질문을 던져줍니다. 

 

 

 

 

 

 

영화<올드> 이야기를 하는데, 왜 <올드 가드>이야기를 하느냐 구요? 영화의 결이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일단 <올드 가드>로 영화이야기의 문을 열었습니다.

 

 

 

 

영화 올드 포스터 썸네일
영화 올드OLD 포스터

 

 

 

 

영화 <올드>는 온 가족이 여행을 갑니다. 이를테면, 피서지에서 생긴 일인데요. 영화는 한 가족을 조망해주는데, 가이 카파(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와 프리스카(빅키 그리엡스)는 부부입니다. 하지만, 프리스카는 시한부 암환자입니다. 그런데다 애인이 따로 있고, 부부는 곧 이혼을 할 예정입니다. 딸 매덕스, 아들 트렌트가 같이 왔지만, 이 가족여행을 일종의 '이혼여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평범한 가정의 평범한 이별여행을 될 수 있는 이 스토리에서 이 가정의 변화를 주는 매개체가 바로 리조트 매너지가 인적이 드물고 멋진 개인 사유지 해변을 추천하고 이 가족이 바로 그곳에 가는 것 자체였습니다. 너무나 아름답고 멋진 사유지 해변에는 자기들만 온 것이 아니라 초대받은 여행객들이 소수의 사람들이 있기도 했습니다. 

 

 

 

 

아침에는 아이
오후에는 어른
저녁에는 노인
죽음은 시간의 문제다.

 

 

 

영화의 포스터에 이런 문구가 등장합니다. 이 영화는 인생의 죽음에 대해, 인생의 본질에 대해 통찰을 주는 영화입니다. 물론 관객에 따라 호불호가 갈렸다고 합니다.  M.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영화가 사람들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고 하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나 추천하고 싶은 영화, 명작이라고 칭찬하고 싶은데요. 왜 그러냐? 

 

 

 

제가 20대 때는 우리의 젊음이 영원할 것 같았습니다. 사랑을 하면서도 연인을 영원히 사랑할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김광석의 노래처럼 '서른 즈음에'를 넘으면서 인생이 그런 것이 아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죠. 시간이 지나가면 인생의 문제들과 시각들이 조금씩 바뀌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그들의 모든 삶은 단 하루로 줄어든다"

 

 

우리는 단 한번 뿐인 인생이 100년 언저리에서 끝나는 것이 너무 아쉽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더 무병장수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하는데요. 여러분 중에는 또 다른 시각과 관점을 가진 분도 있겠지만, 이 영화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의 이런 시각을 완전히 뒤집어 놓는 통찰insight을 제공해 줍니다. 

 

"그들의 모든 삶은 단 하루로 줄어든다" 말 그대로, 이 영화는 해변에서의 시간이 인생을 압축시킨 시간으로 묘사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도착한 해변은 신비한 해변이었습니다. 소름돋을 정도로 멋진 풍광을 지닌 장소였는데요. 그 해변은 시간의 궤적이 리조트에서와 다른 곳이었습니다. 1초가 1시간이라고 할까요? 1분이 하루라고 계산하면 될까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영화 제목이 <OLD>인데요. 인간이 더 빨리 늙어가는데 그 속도가 엄청납니다. 그들이 처음 이곳이 이상한 곳임이라는 징후를 발견한 것은 래퍼인 세단에 얼굴에 의사가 칼로 그었는데 피가 나는가 하더니 이내 아물어 흔적만 남아 있다는 것이죠. 같이 갔던 반려견이 노화로 죽습니다. 가이 카파 부부에게 있던 꼬마였던 딸이 수영복이 맞지 않아 엄마의 수영복으로 갈아 있습니다. 매덕스와 트렌트는 식욕이 엄청나게 폭발합니다. 얼마 되지 않아 성숙하여 청춘남녀가 됩니다. 트렌트는 그 해변에서 만난 소녀 카라와 사랑을 하고 임신을 시켜버립니다. 임신한지 20분만에 5개월 된 배 모양으로 변합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죠? 의사는 잭 니콜슨과 말론 브란도가 같이 출연한 영화가 뭐냐고 계속 질문을 하는데요. 아마 그의 기억력이 감퇴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네요. 키라는 임신하자말자 출산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그의 모친 크리스탈은 너무 당황스러워 그 자리를 탈출하고자 동굴로 달려가다가 기절하고야 맙니다. 애기는 금방 태어납니다. 하지만, 손 쓸 겨를도 없이 아이는 '관심부족'으로 죽어버립니다. 

 

 

 

 

 

 

올드OLD는 시간의 속도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시간의 속도'를 <OLD>로 표현한 것입니다.

가이의 아내 프리스카가 갑자기 쓰러집니다. 그녀의 몸 속에 있는 종양이 시간에 따라 점점 커집니다. 그런데, 다행히 거기 왔던 일행 중에 의사 찰스는 빨리 종양제거수술을 해야한다고 말합니다. 남편은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의식을 잃은 아내를 안고 곧바로 결정을 내립니다. 그리고서 알코울로 소독을 하고 곧 종양을 제거하는데요. 결과는 책임 못 진다고 의사가 이야기 할 때 남편은 알겠다면서 수술을 허락합니다. 그런데, 복부에 칼을 대어 해부하자 말자 곧 아물어버립니다. 남편과 주위 사람들이 절개부위를 잡아줍니다. 그리고서, 좀전에 소프트 볼 이상의 크기가 멜론 크기만큼 커진 종양을 끄집어내고 살아납니다. 시간이 빠르니깐 상처가 나긴 하지만, 금방 아뭅니다. 아내가 의식에서 회복되자 남편 분의 빠른 결정이 당신을 살릴 수 있었다고 의사가 말합니다. 

 

 

"가이, 몸이 한결 좋아졌어."

 

 

 

앙상한 뼈만 남은 시신을 바라보는 주인공들의 모습
영화 올드

 

 

어제 죽어간 여인의 시체는 부패하여 뼈만 앙상히 남아 있습니다. 박물관에서 일했던 프리스카는 고대 유물을 연구한 경험을 토대로 이렇게 말합니다.

 

 

"이곳에서의 30분은 우리 생의 1년과 같아요. 아직도 그걸 모두가 느끼지 못할 뿐이죠."

 

 

"이 해변에서 60분이 2년이에요. 여기서 하루 있으면 50살을 먹는거죠."

"인생 다 가는거지."

 

 

세단이 말합니다.

 

 

 

 

 

 

 

 

시한부 생명의 아내와 남편, 그리고 아이들, 그리고 함께 한 일행들에게 닥친 이 거대한 시간의 노화의 속도에 다들 탈출을 생각하지만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탈출하고자 하는 동굴에 들어가기만 하면 기절해서 나옵니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픈 것이죠. 원인을 찾고 또 찾고 탈출시도를 하지만 빈번히 실패합니다. 탈출하다가 늙어 죽을 수도 있는 노릇입니다.

 

 

시간의 속도speed를 구현하기 위해 상상력을 발휘하여 전개한 대목은 관객의 시선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중요한 것은 영화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침에는 아이

오후에는 어른

저녁에는 노인

죽음은 시간의 문제다.

 

 

"It's only a matter of time."
단지 시간 문제 일 뿐.

 

 

영화의 캐치프레이즈이자 전체를 함축한 주제이기도 합니다.

 

 

 

 

 

올드OLD는 시간의 문제이자, 죽음의 문제

거기에 주저 앉아 있으면 죽음은 시간 문제입니다. 이 영화는 죽음을 앞에 둔 인생을 그려줍니다. 우리의 인생이 100년 인생이라고 하지만, 그 해변에서는 하루에 압축된 인생이기도 합니다. 시간은 어떻게든 흘러갑니다. 지금도 시간의 초침은 쏜살 같이 흘러갑니다. 어찌해야 할까요? 결국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고 문제는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영화는 이야기해 주는 듯 합니다. 가이 카파 부부는 늙어가는 자신의 시간속도에 집중하지 않습니다. 찰스의 아내(애인), 크리스탈은 자신이 늙어가는 것을 참질 못합니다. 크리스탈은 결국 동굴 속에서 뼈 마디 뼈 마디 꺾이고 굴절되는 기괴한 모양으로 죽어갑니다. 크리스탈 역은 애비 리 커쇼(Abbey Lee Kershaw)가 맡았는데, 180cm의 장신 모델이라고 합니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서 대박친 경우인데요.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까지도 했다고 하는군요. 크리스탈은 자신의 딸이 출산을 한다는 것도 받아들이지 못해 도망친 그녀이니깐요. 

 

 

 

가이는 자신이 눈이 잘 안 보이게 된다는 것을 감지합니다. 아내에게 말합니다.

 

 

"당신에게 온 문자를 봤어. 로맨틱한 내용이더군."

"미안해.

"누군들 용납이 될까마는 왜 하필 그놈이야? 그 놈은 순 속물에 가식덩어리야. 당신은 그런 놈에겐 아깝다고."

"그걸 봤을때 당신에게 말했어야 했는데. 난 늘 회피만 하는 겁쟁이쟎아."

"그 일은 누구도 아닌 내 잘못이야. 괜히 자책하지 말고 나한테 화를 내."

 

 

두 사람의 이마에는 주름살이 점점 깊게 패여진 것을 관객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프리스카가 이야기합니다.

 

 

"지금 내가 있고 싶은 곳은 당신 옆자리야. 내 말 믿어?"

"나도 여기가 좋아. 지금 이 순간이."

 

 

이 두 사람, 가이와 프리스카는 시간의 속도가 10,800배속(제가 정확히 계산한 것이라면^^)으로 가고 있는 이 곳이 좋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찰스가 치매가 걸렸는지 모닥불 옆에 앉은 가이에게 칼을 휘두릅니다. 이혼여행을 갔던 가이 카파 부부가 이 시간의 올드 해변에서 처음에는 당황하지만, 아내의 생명의 위기를 잘 넘기면서 오히려 두 사람은 더 단단해집니다. 아내는 남편을 향해 칼을 휘두르는 찰스 대신에 자신의 등을 대줍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녹슨 칼로 찰스의 팔을 그어버립니다. 아내는 남편을 위해 그렇게 처신하는데요. 찰스는 온 몸에 녹슨 칼 독이 올라서 순식간에 감염되어 죽습니다. 

 

 

"여기 해변에 온 것은 유감이지만, 난 내 가족을 지켜야 해."

 

 

아내는 귀가 잘 안 들리고, 남편은 눈이 잘 안 보이나 봅니다. 

딸 매덕스가 가족들 앞에서 노래를 불러 줍니다.

 

 

"사랑의 큐피드가 쏜 거친 화살을 맞고 우린 제단에 섰네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면서 나도 언젠간 물에 휩쓸려 사라지겠지

하지만 날 위해 묘비를 세우진 말아요 어떤 삶도 내 인생과 바꿀 순 없어.그대 있는 이곳에 나 함께 있으리 끝까지 남아 있으리."

 

 

아내가 남편의 어깨를 만집니다. 

 

 

 

"우리 왜 이 해변을 떠나려고 했지? 이렇게 아름다운데.""이젠 그런 거 상관없어.""이상하네. 기억이 잘 안 나. 단어가. 당신에 대한 느낌에 관한 건데.""알아."

 

 

 

밤에 네 가족이 모닥불 곁에서 있다가 남편은 그렇게 평온하게 죽어갑니다. 딸의 노래가 레퀘엠이 되어버렸네요. 아내 프리스카는 죽은 남편을 두고 바닷가로 걸어갑니다. 그녀도 곧 죽습니다.

가이와 프리스카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보입니다.

 

 

 

 

 

 

중요한 것은 시간의 속도OLD 문제가 아니라 시간OLD을 대하는 태도이다

영화의 캐치프레이즈는 "It's only a matter of time." (단지 시간 문제 일 뿐.) 이라고 했지만, 영화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다른 것으로 해석합니다.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이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주목해야 할 것은 시간의 속도가 아니라 그 순간을 임하는 자세, 반응이라는 생각합니다. 영화 <OLD>는 세월의, 시간의 속도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을 어떻게 지내는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그것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준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수많은 주변인들이 죽어갑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시간이기도 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시간에 대한 반응, 태도가 문제였습니다. 실례로, 크리스탈은 자신의 올드Old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이죠. 

 

 

 

 

 

제가 앞에서 언급했던 <올드 가드>에서 하는 질문이 이 <올드>영화에서도 적용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과연 사람이 죽지 않고, 불멸의 인생을 산다는 것이 무조건 행복한가?"

 

 

쏜살같이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 앞에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니 매덕스와 트렌트는 중년이 되어버렸습니다. 

 

 

"우리 앞으로 13시간 쯤 남았을까?""네가 내 얼굴을 만질 동안 사흘은 늙었어."

 

 

중년이 된 매덕스와 트렌트는 모래성을 쌓자고 합니다. 그리고서 해변에 모래성을 만드는데요. 하루 만에 어른이 된 두 사람은 어제까지 했던 동심의 세계의 모래성을 쌓으면서 놉니다. 이 영화의 원작은 프레드릭 피터스, 피에르 오스카 레비의 그래픽 노블<모래성(Sandcastle)>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1시간 48분의 러닝타임입니다. 해변에 갇힌 그들이 그곳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스포하지 않겠습니다. 

 

 

영화 올드 흑백 포스터
영화 올드 흑백 포스터

 

 

 

영화 <올드OLD>를 보면서 느낀 감상을 적어봤는데요, 올드는 시간의 문제이기만 시간은 속도의 문제(얼마나 빨리 흘러가느냐?)가 아니라, 그 시간을 대하는, 시간의 속도를 대하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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