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보다 채권시장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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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보다 채권시장이 더 크다

탐독: 탐욕/돈과 경제

by 카알KaRL21 2022. 10. 3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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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상훈의 <나의 첫 금리공부>에서 첫 장은'금리를 모르면 경제를 알 수 없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거기에 소주제인 '주식 시장보다 채권 시장이 더 크다'는 이야기를 하는데요. 오늘은 채권시장에 대한 이야길 포스팅해 봅니다

 

 

 

 

 

2018년 우리나라의 주식 시장 시가총액은 1600 조원 수준이지만 채권 시장은 1900 조원이 넘는다. 이렇듯 주식시장보다 채권시장이 큰 데, 이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사업은 남의 돈으로 하는 것이다. 성공할 자신만 있으면 초기 투자를 아낄 이유가 없다. 필요한 만큼의 자금을 전부 보유하고 있으면 좋겠지만 세상에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그렇게 자금력이 있는 사람이나 기업은 많지 않다. 그래서 사업을 시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의 돈을 빌려와 사업을 시작한다.

 

 

남에 돈을 빌려 오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이다. 첫째는 주식을 발행하는 것이고 둘째는 채권을 발행하거나 대출을 받는 것이다. 여기서 질문? 만약 사업주가 사업이 성공할 것이라는 강한 자신감이 있다면 이 사람은 주식을 발행할까? 채권을 발행할까? 정답은 당연히 채권이다.

 

 

 

 

 

 

왜 채권을 발행하는가?

주식을 발행 한다는 것은 남의 돈을 빌려 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내 것을 팔아넘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여기에 어떤 사업이 있다. 이 사업을 시작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2억 원, 이 자금이 순조롭게 투입되었을 경우 매년 3000만 원의 수익이 기대된다. 사업주가 현재 보유 자금은 1억 원이고 추가로 필요한 자금은 1억 원이다.

 

 

주식을 발행 할 경우 사업자는 총 2억 원 규모의 주식을 발행한 뒤 1억 원은 본인이 직접 사고 남은 1억 원은 투자자 즉 남의 돈을 받아 오면 된다. 대신에 투자자는 이 사업에 대한 권리를 사업주와 동등하게 절반씩 가지게 된다. 즉 매년 발행하는 수익금 3000 만원을 재투자하지 않는다면 사업주와 투자자는 수익금의 절반은 1500만 원씩 나눠서 가지게 될 것이다. 사업주는 1억 원을 투자해 매년 1500 만원의 수익금을 얻어 가는 셈이고 투자수익률은 15% 가 된다.

 

 

채권을 발행한다면 더 높은 수익률을 누릴 수가 있다. 주식은 1억은 규모로 발행한 뒤 사업주 본인이 모두 인수한다. 부족한 1억 원은 채권을 발행해 남의 돈을 빌려 온다. 이때 발행한 채권의 금리가 10% 라고 가정한다면 사업주는 매년 일억 원의 10% 에 해당하는 이자를 채권을 매수한 사람에게 지급해야 한다. 수익금 3천만 원 중 천만 원을 이자로 지급하면 남은 돈은 이천만 원이므로 사업자는 자신이 투자한 돈 1억 원에 대해서 매년 2천만 원의 수익을 올리게 된다. 주식으로 자금을 조달했을 때 보다 수익률이 5% 높아진 셈이다.

 

 

채권을 발행 한 뒤 만기가 돌아오면 다시 발행해 새롭게 자금을 조달 해야 한다. 이때 사업을 시작하고 해당 사업이 안정된 모습을 보인다면 다시 발행하는 채권의 금리는 낮아질 수 있다. 이제 막 시작하는 기업보다는 오 년째 사업을 이어 오고 있는 기업이 더 안정적으로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투자자들은 낮아진 위험에 대한 대가로 낮은 금리를 감수할 수 있다. 그럼 사업주는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리게 되는 것이다. 물론 주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더 유리할 때도 있다. 만약 발행하는 채권에 금리 즉 지급해야 하는 이자율 25%가 넘는다면 주식으로 돈 조달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이 사업에 대해 투자가들이 큰 불안감을 느끼고 고금리를 요구하는 경우에는 주식 조달과 채권 조달에 비용을 비교해 봐야 한다.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유리한 경우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유리한 경우는 위 부등호가 유지될 때이다

 

 

 

위의 부등호가 유지된다면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사업 초창기에는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하기보다 주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다. 이건 말 그대로 채권 금리, 다른 사람의 돈을 순수하게 투자가 아닌 대출 의미로 빌려오는 것에 대한 대가가 너무 크다 라는 뜻이다. 혹은 대출이 거의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불확실한 사업을 처음으로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이자율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미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그 사업에서 어느 정도 수익이 나는 기업은 채권 금리가 자신의 사업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률보다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주식 시장에 상장된 대부분의 기업들은 필요한 자금을 채권 발행 혹은 은행 대출을 통해 얻는다. 이런 이유로 주식 시장에서 유상증자가 공시되는 경우에 일반적으로는 악재로 인식된다. 유상증자에 따라 자신의 지분은 하락하게 되는 희석 효과도 존재하지만,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보다 주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더 유리할 정도로 사업의 수익률이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혹은 채권 시장에서 사업에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인식되면서 요구받는 채권 금리가 엄청나게 높아졌다는 것도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자신감 있는 기업들은 주식을 추가로 발행할 필요가 없다. 왜 내 돈을 남에게 나눠주려 하겠는가?

 

 

 

 

 

 

누가 채권을 발행하는 가

앞서 언급했듯 2018년 채권 발행잔액은 1900조원이 넘는다. 이 큰 규모의 채권을 도대체 누가 발행했을까? 최근에 가장 큰 발행처는 우리나라가 알고 있는 삼성전자, 포스코, SK 등과 같은 일반 기업이 아니다. 이 나라에서 가장 도움이 많이 필요한 곳, 역시 대한민국 정부다. 이렇게 국가가 발행하는 채권을 국채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발행한 채권의 규모는 2018년 기준 600조 원이 넘는다. 국가의 수입원은 국민들의 세금이며 이 세금을 가지고 필요한 곳에 자금을 투입한다. 하지만 필요한 곳에 세금 수입(세수) 보다 많아지면 돈을 어디선가 빌려 와야 하는데 정부가 시중 은행에 가서 돈을 빌릴 수는 없기 때문에 금용 시장에서 국채를 발행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

 

 

 

 

그런데 600조원이나 되는 국채를 누가 다 사갔을까? 바로 '우리'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국채 상당량을 사고 있다. 우리가 가입한 국민 연금 중 상당 부분이 국채에 투자되어 있으며 우리가 보험회사에서 납입한 보험금도 자금운용 시 안정성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국채에 투자되고 있는 것이 많다. 우리가 증권사에 가서 CMA에 가입한 돈도, 대출 기능이 없는 우체국 예금이나 보험에 가입한 돈들의 일부도 국채로 운용되고 있다. 또한 우리가 집을 살 때, 자동차를 살 때 강제로 구입해야 하는 국제들도 존재한다.

 

 

 

 

 

 

정부도 하나의 거대한 기업이다. 버는 돈은 버는 데 자꾸 쓰는 돈만 많아지면 그 기업은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국채도 엄연히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채권이므로 이는 모두 정부의 부담이며 결국은 국민의 부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치인들이 남발하는 포퓰리즘에 정책을 날카롭게 바라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의 돈은 결국 우리의 돈이다.

 

 

 

 

 

그다음 최대 채권 발행처는 대한민국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다. 여기서 170조 원이 넘는 채권 발행 잔액을 가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행한 채권의 이름은 통화안정증권으로, 줄여서 통안채라고 한다. 한국은행은 나라 전체 돈의 양을 조절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그런데 경제가 발전하면서 전체 돈의 규모도 계속 커지고, 이것을 조절하는데 필요한 자금의 양도 점점 커지고 있다. 그리고 사실상 한국은행이 채권을 발행한 돈 역시 정부의 부채로 봐야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부채 규모가 생각보다 적지 않다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소유한 공기업들 역시 채권 발행잔액이 많다. 공기업들이 발행한 채권을 특수채 혹은 공사채라고 부른다. 공기업들은 정부의 기업이고 운영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한다면 정부가 법적으로 손실분을 메우도록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공기업들이 발행한 공사채 잔액은 2018년 기준 320조 원이 넘는데 그중 가장 많은 잔액을 보유한 기업이 한국 주택금융공사다. 주택금융공사는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의 재원 마련을 위해 주택담보대출 저당채권(MBS: Mortgage Backed Security)을 발행했는데, 이 MBS의 발행잔액만 100조 원이 넘는 상태다. 주택 담보 대출의 규모가 커지면서 나타난 결과이다. 과거에는 한국 토지주택공사가 한때 50조 원이 넘는 채권 발행을 가지고 있는 공사채 발행잔액 1위의 공기업이었으나, 이제는 부동산 경기회복 덕분에 보유한 토지 매각이 상당히 이루어지고 정부의 공기업 부채관리로 인해 채권 발행잔액이 35조 원 수준으로 감소한 상태다.

 

 

 

 

다음은 은행들이 발행한 은행 채다. 사실상의 정부 소유 은행인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채권 발행잔액은 180조 원 수준이며, 일방 시중 은행들의 은행채 발행 잔액은 100조 원 정도다. 은행은 예금을 통해 자금을 수신하고, 그 자금을 가지고 대출로 운영의 수익을 창출한다. 하지만 예금 수요보다 대출수요가 클 경우 부족한 자금은 은행채를 발행해 조달한다. 여기서 예금 수요보다 대출수요가 계속 커진다는 것은 어딘가로 투자 혹은 투기를 하기 위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금융감독원은 예대율(예금 잔액 대비 대출잔액의 비율)을 규제하고 있으며, 은행이 항상 예금 대비 대출 비중을 적절하게 관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일반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가 있다. 전체 채권시장 1900조 원 중에서 일반 회사채는 약 150조 원을 차지하고 있어 생각보다 비중이 크지 않은 편이다. 정부나 한국은행, 정부 소유의 공기업, 일반 시중 은행과 같이 채권을 많이 발행하는 기관들은 신용에 대한 위험이 매우 적은 편이다. 하지만 일반기업들 같은 경우에는 기업마다 위험도가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필요한데, 아직 국내에서 그런 것들을 정확히 판단하기 위한 기관과 인력이 부족하다. 이런 이유로 투자의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회사채 시장에 생각보다 커지지 못하고 있으며, 이러한 여건으로 인해 일반인들의 회사채에 대한 인식도 부족한 상태이다.

 

 

 

 

 

채권 시장은 굉장히 크다. 일반 주식 시장보다 크고 발행주체도 국가부터 일반 기업, 은행, 공기업까지 포함되어 주식을 발행하는 기업들보다 범위가 넓다. 주식 시장에서는 국가가 상장되어 있는 경우도 없고, 공기업이 상장되어 있는 경우도 드물다. 하지만 채권시장에서는 이를 모두 만날 수가 있다. 발행 주체의 범위가 넓고 시장이 크다는 것은 투자 기회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자들은 투자 가능 여력과 원하는 투자 위험 수준에 따라서 적합한 발행자가 발행한 채권에 투자할 수 있다. 수익률이 낫다는 것도 편견일 뿐이다. 위험한 기업에 투자하면 그만큼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가 있다. 채권시장은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크다.

 

 

 

오늘은 <금리를 모르면 경제를 알 수 없다>에서 '주식시장보다 채권시장이 더 크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채권시장에 대해 알아보았고, 여기에는 발행자에 따라 국채, 통안채, 특수채(공사채), 은행채, 회사채가 있다는 것도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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