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의 가상자산 거래소로 알려진 FTX를 경쟁사이면서 세계 최고의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인수를 착수했다가 돌연 취소했습니다. 그리고서 얼마 있지 않아 FTX는 파산신청을 했는데요. 과연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지난번에 FTX파산신청에 대한 포스팅을 했는데요. 조금은 의심쩍은 부분도 있고 모르는 내용들이 다소 보완해서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를 한 번 포스팅할까 합니다.
9일(현지시각) 바이낸스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기업 실사, 고객 자금에 대한 부실한 관리, 미국 관계기관 조사 의혹으로 인해 FTX고객들에게 유동성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희망이었지만,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능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고 발표했는데요. 이는 양측이 투자의행서에 합의한 뒤 불과 하루 만의 일이었습니다. 만약 이때 바이낸스가 FTX를 인수해다면 과연 FTX의 파산을 막을 수 있었을까요?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알려진 부채만 66조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던 바이낸스가 정신 차리고 지혜롭게 처신하신 것이라고 봅니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 이더러움 등 하락을 거듭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FTX가 발행한 FTX토큰(FTT) 값은 2.64달러로 전날 대비 55.62%가 급락했습니다.
앞서 두 거래소는 최근 FTX의 재무건전성과 관련해 갈등을 겪은 바있으며, 뱅크런(투자자들이 대규모로 자금을 인출하는 상황)에 직면한 FTX가 바이낸스에게 지원을 요청하면서 막을 내렸습니다.
유동성의 위기에 맞서 8일(현지시각) 창펑 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 FTX가 바이낸스에 도움을 청했고, 우리는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구속력이 없는 투자의향서(LOI)에 서명했다”
고 했는데,
“이는 FTX를 완전히 인수해 유동성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것”
이라고 했습니다. 샘 뱅크먼FTX CEO는 또한
“바이낸스와의 전략적 거래에 대해 합의했다”
고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창펑 자오 CEO가 21억 달러 상당의 FTT토큰 보유분을 모두 매각하겠다고 밝히면서 출발합니다. 왜 창펑 자오가 이런 매도를 감행했는가?
창펑 자오의 이런 대량매도에는 FTX라는 가상화폐 거래소가 명성에 비해 너무 부실한다는 것을 발견한데 있습니다. 2일 미국 가장 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가
“FTX의 투자펀드 자회사 알라메다 리서치의 자산 대부분이 FTT로 이뤄졌다”
며 회사 부채가 상당해 FTT가격 하락위험이 크다는 지적을 했는데요. 이 부분에 창펑 자오 CEO가 발을 뺀 것입니다. 돈은 없고 인기 없는 코인만 잔뜩 안고 있는 형국이었다는 겁니다. 이때 그는 이런 말을 남겼는데요.
“우리는 경쟁자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이 물량을 파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FTX가상자산거래소의 최고경영자, 샘 뱅크먼 프리드는 30살에 '가상화폐계의 워런 버핏'이라는 이야길 정도로 대단한 인재입니다. 그는 MIT를 졸업한 재원입니다. 그가 FTX를 세우기 이전에 가지고 있던 알라메다 리서치(펀드)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를 통해 엄청난 부를 일구었죠. 알라메다에서 번 돈으로 결국 FTX도 설립하게 되었는데요. FTX와 알라메다라는 두 기업의 최고경영자이자 대표인 샘 뱅크먼 프리드가 알라메다에서 암화 화폐 투자를 하다가 펑크가 나게 된 겁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FTX의 고객 자산, 돈에 손을 댄 것인데, 이게 빨리 쓰고 나서 채워 넣으면 되겠다 싶었지만, 투자의 손실이 계속되었던 것입니다.
알라메다 리서치의 의심스러운 대차대조표를 보면, 지난 2일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알라메다 리서치의 자산 146억 달러 중 36억6000만 달러가 FTX의 거래소 토큰인 FTT였습니다. 알라메다 리서치가 보유하고 있는 단일 자산 중에 가장 높은 규모였죠. 또 21억 6000만 달러 FTT담보자산과 2억 9200만 달러에 달하는 락업이 해제되지 않는 물량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이는 알라메다 보유량이 FTT발행량의 80%에 달하는 것입니다. 즉 약 60억 달러에 달하는 FTT토큰이 알라메다의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었던 셈이죠. 뿐만 아니라 80억 달러 부채 중 74억 달러가 대출금 형태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11월 11일 알라메다의 전 직원은 퇴사한 것으로 발표되었습니다. 하지만 11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0억 달러(2조 6400억 원)의 고객 자금이 증발했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이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백도어가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코인데스크는
“이 상황은 FTX와 알라메다의 관계가 비정상적으로 가깝다는 걸 의미한다”
고 분석했습니다. 말 그대로 대표가 똑같은 인물일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구조였더라는.
그런 상황에서 시장에서는 FTX의 상환능력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고, 창펑 자오 CEO가 FTT를 대량 매도하자 솔로나를 비롯한 관련 프로젝트들의 가격이 급감하는 등 코인 시장이 붕괴되기 시작했는데요. 솔라나는 FTX와 알라메다 리서치가 대량 보유하고 있는 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FTX가 FTX를 발행하면 이를 알라메다가 매입해 가격을 올리고, 장부상 이익을 내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CNBC 등의 외신은
“지난 7월에 파산한 셀시우스의 데자뷔를 보는 것 같다”
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셀시우시는 투자자의 돈으로 수익금을 지불하는 폰지 사기 형태로 몸집을 부풀려 논란을 낳은 바 있는데요. 테라. 루나 사태 또한 검찰로부터 폰지 사기 혐의를 검토받고 있는 중입니다.
래리 서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FTX몰락을 2001년 회계 부정으로 파산한 에너지 엔론 사태에 비유하면서
“금융상 오류가 아니라 사기 냄새가 난다. 거대한 (코인) 재산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아무도 잘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폭발했다”
고 비판했는데요.
홍콩에 본사를 둔 암호화폐 투자회사 문볼트 파트너스의 샨 준 폭 공동창업자도
“많은 사람이 FTX를 일종의 금본위제 기관으로 여길 정도로 신뢰했다”
며 FTX붕괴를 엔론 스캔들에 빗대었습니다.
가상화폐에 얼마나 거품(버블)이 심한 지를 볼 수 있는 한 단면이 아닐까 싶은데요. 미국 쪽에선 수많은 유명 유튜버들이 FTX광고를 하고 난리가 났다는데, 그 유명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전 여자 친구이자 세계적인 모델이었던 지젤 번천이 광고료로 받았던 FTX지분도 휴지조각이 되었으니 할 말 다 한 셈입니다. 그렇게 대단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물 먹은 셈이니 참으로 대단한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업계에선 FTX의 몰락이 시장 전반에 이를지 아니면 ‘찻잔 안에서의 폭풍우’로 그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하는데요. 지금 파산 신청한 FTX의 부채 66조인데, 과연 이 부채가 이것만 있을 것이냐? 암암리에 비밀장부나 밝혀지지 않는 부채들이 더 드러나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알라메다가 해당 FTT를 담보로 여러 곳에서 대출과 투자를 받았기에 FTT가 하락하면 관련 프로젝트들도 폭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입니다. FTX에 투자한 캐나다 연금 쪽에서도, 소프트뱅크사 측에서도 투자한 금액을 반환받지 못할 듯 한 분위기인데요. 여기서 FTX가 파산신청을 했지만 미국 정부 쪽에선 아직 가상화폐(암호화폐)의 손실에 대해 지원금을 주는 것에 대한 이력이 없다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워낙 유동적이고 불확실한 자산이기에 말이죠.
개인적으로 FTT코인을 만든 것부터 버블의 불화살을 당긴 셈인 듯하고, 샘 뱅크먼 프리드가 FTX와 알라메다, 두 곳의 CEO를 감당하면서 불법적인 자금 유출이 있었던 것이 대박이었네요. 아무리 똑똑한 천재라고 해도 이런 부분은 피해 갈 수 없는 아킬레스 건인 듯합니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기 위해 투자자를 모으고 있을 때 이 FTX의 CEO 샘 뱅크먼 프리드가 최소 30억 달러(약 4조 원)을 투자하고 트위터와 블록체인의 통합을 논하고 싶다는 일론 머스크에게 전달했지만, 머스크는 블록체인 트위터는 불가능하다고 하면서 뱅크먼 프리드의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FTX의 파산신청 소식을 전해 들은 일론 머스크는 샘 뱅크먼 프리드를 향해 한 마디 날렸는데요.
“헛소리하던 녀석”
“솔직히 나는 그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가 트위터 거래에 투자하고 싶어 하며, 엄청난 양의 돈을 가지고 있다”
고 말했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3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눈 가운데
“나의 헛소리 측정기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며,
“이 놈은 헛소리야! 하는 것 같았다. 그게 제 인상이었다”라고 소회 했습니다.
“그 친구는 뭔가 잘못되었다. 그리고 그는 자본이 없었다. 그것은 내 예측이었다.”
샘 뱅크 먼 프리드가 머스크이게 접근했다는 내용은 지난 9월에 알려진 바 있습니다. 진짜 일론 머스크의 매의 눈이 부럽습니다. 세계 1위의 부호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닌가 봅니다.
한편,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투자에 바이낸스는 5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앞으로 트위터의 시스템에 대해 바이낸스의 기술적인 제휴가 있을지도 지켜볼만한 대목입니다.
그런 가운데 FTX가 파산신청을 한 이후 6억 달러 상당의 코인이 사라졌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FTX는 공식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해킹 사실을 알리면서 사용자 모두에게 모든 FTX앱을 업데이트하지 말고 삭제하라고 지시했는데요. 11일 파산을 신청한 후 무단 거래가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현재 여러 FTX지갑 소지자가 0달러 잔액을 보고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이더리움 토큰과 솔라나,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 토큰 등은 여러 탈중앙화 거래소로 이동했습니다. 자산 유출의 정확한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는데, 내부자 소행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FTX파산 신청과 일련의 사태들이 어떻게 벌어졌는지에 대해서 공부하는 마음으로 포스팅을 해 보았네요. 근데 2021년 포브스 선정 미국 400대 부자 순위에서 20대 최연소자로서 32위로 오른 사람이 바로, 샘 뱅 먼 프리드였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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