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최종전에서 보여준 대한민국 선수들의 감동적인 장면들과 이야기들을 글로 한번 적어보자 싶어 이 글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제목은 '대한민국은 축구도 드라마처럼 한다?' 서사축구의 대한민국입니다.
<대한민국 VS 포르투갈>의 H조 3차전은 16강 진출을 위한 교두보였다. 포르투갈은 이미 16강 확정이고 대한민국은 절대절명의 순간이었다. 대한민국이 포르투갈을 이기고 H조의 우루과이와 가나의 상황, 경우의 수를 다 따져도 16강 진출의 가능성은 고작 9%에 불과했다. 하지만, 우린 몰랐다. 대한민국의 11명의 선발과 12번째 선수, 대한민국을 응원하는 붉은악마를 비롯한 국민들이 있었다. 여기까진 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또 한 선수가 더 있었다. 13번째 선수가 있었다.
대한민국을 까기도 하고 손흥민을 얕보기도 하고 2019년에는 ‘노쇼’사건으로 인해 대한민국 전체의 비호감이 되어버렸던 바로 호날두였다. 자신의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저격해서 월드컵하는 도중에 팀에서 방출당한 호날두이다. 호날두가 13번째 대한민국 국대? 포르투갈의 스파이? 여러분, 대한민국의 숨은 병기가 바로 호날두였던 것이다. 자신만만했던 호날두, 감독이 호날두를 3차전에 선발로 쓰지 않을려고 했지만 호날두는 대한민국을 얕보면서 선발을 고집했다는 후문도 있다. 호날두는 이전경기에서도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골을 자신의 헤더골이라고 계속 우기고 있다. 카타르 월드컵의 공인구 알리흘라에 달려 있는 센서가 작동을 하지도 않았다고 하는데도 계속 자신의 머리에, 머리카락에 닿았다고 주장한다.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에서 포르투갈 최고의 공격수 에우제비우의 월드컵 역대 최다골기록을 갈아치우고 싶어하는 호날두였다. 그러나 호날두는 자신의 신분을 숨길 수가 없었다. 그는 스파이였기 때문이다. 그는 대한민국의 동점골에 어시스트에 관여했다. 손흥민이 코너킥을 올린 볼이 조규성의 머릴 맞고 호날두의 등을 맞고 떨어진 볼을 김영권이 골로 연결시킨 것이다. 호날두는 제대로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이제는 호날두는 ‘등신(The back god)’으로 군림하게 되었다. 호날두는 이것 뿐만 아니라 공격할 때 자주 오프사이드에 걸리기도 하고 골키퍼 맞고 튕겨나온 세컨 볼을 자신의 헤더로 멋지게 골대 밖으로 걷어내는 재주(?)도 부렸다. 대단한 대한민국의 13번째 선수였다. 그가 대한민국 국가유공자였던가? 우리나라 네티즌들 대단하다. 호날두가 노쇼사건에 대해 지금이라도 사과한다면 용서해줄 수 있는 대한민국의 분위기? 호날두 이 친구 때문에 많이 웃게 된다.
이번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는 반드시 우루과이가 가나를 이기거나 비겨야 하는 경우의 수가 있었다. 경기는 2:0으로 우루과이가 이기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경기가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는데, 아직 우루과이의 경기가 더 오래 지연되었다.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가나가 1골이라도 더 넣어주면 좋은데. 끝까지 우루과이는 16강 진출을 위해 한 골을 넣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우리나라는 가나가 1, 2골을 넣어도 되지만, 우루과이가 골을 더 넣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때 가나가 거의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갑자기 ‘선수교체’를 했다. 가나가 진 경기이기에 가나는 16강 탈락이 확정적이다. 그 연장시간에 1골 더 넣는다고, 2골 더 넣는다고 16강 올라갈 수가 없는 것이었다. 고작 1분 남겨둔 상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다고 왜 선수교체를?
가나가 이때 갑자기 선수교체를 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가나와 우루과이의 악연은 지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8강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는 가나의 골과 다름없는 슈팅을 손으로 막아버렸다. 완전 골대 안으로 들어가는 볼에 손으로 막아버린 수아레스는 그 반칙으로 그는 퇴장을 당했다. 그리고 가나는 페널티킥을 차서 골을 성공시키만 하면 되었지만 그 PK를 실축했고 결국 우루과이와 가나는 결국 승부차기까지 가는 끝에 우루과이에게 패하게 된다. 수아레즈는 경기 후에 인터뷰에서 가나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만약, 그때 수아레스가 사과를 했다면 가나의 상한 마음이 풀렸을까?
12년 만의 리턴 매치를 앞두고 열린 H조 4팀의 기자회견에서 수아레스는
"가나 선수가 페널티 킥 실축한 게 내 잘못인가? 내가 만약 가나 선수에게 부상을 입혔다면 사과했을 것"
이라며
"난 당시에 레드 카드를 받았다. 가나 팬들이나 선수들이 날 향해 ‘복수심’을 품는다면 그건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고 말했다.
수아레즈의 말은 객관적으로 맞다. 옳은 것은 모르겠지만, 가나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켰으면 되는 일이다. 하지만, 일이 그렇게 비극적으로 끝이 났기 때문에 가나의 국민들과 가나의 선수들에겐 수아레즈의 그 행동이 가슴에 남아 상처가 된 것이다. 상처를 준 사람은 몰라도 상처를 받은 사람, 상처를 입은 사람은 제일 잘 안다.
우리나라의 호날두 노쇼 사건도 마찬가지이다. 호날두를 보기 위해 경기장 티켓을 끊고 기타 혜택을 누리고자 했는데, 호날두가 경기를 뛰지 않는다는 것은 그를 보고 티켓을 산 대한민국 국민들을 무시한 처사였다. 그때 VIP티켓값은 40만원에 육박했다. 사람들이 유벤투스 경기를 보려고 온 게 아니라 세계적인 스타, 호날두가 경기하는 것을 보기 위해서였다. 계약에는 분명히 45분간은 경기에 뛰어야 한다고 했지만 그는 모든 것을 무시했다. 그가 대한민국의 관객들, 6만명이 넘는 관객을 존중했다면 그런 처사는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 그가 지금 받는 대우는 어찌보면 당연하다. 호날두 '노쇼'사건으로 인해 법적인 문제를 해결중에 있고 소송이 판결이 난 것도 있고 소송중에 있는 것도 있어 보인다. 호날두가 아무리 대한민국 13번째 국대스파이라고 해도 이 '노쇼'사건 기사 읽으니 용서가 안 된다. 대한민국이 얼마나 만만했으면 그런 태도를 취했을까? 네가 그렇게 존중하지 않았으니 지금 그런 대우를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사람 마음에 생긴 스크래치는 스크래치 난 사람이 아프지, 스크래치 준 사람은 모른다. 그 입장이 되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다. 가나 선수들의 마음은 그 사건으로 인해 아팠기 때문에 '복수는 없다?'가 아니고 '용서가 없다!'가 된 것이다.
가나는 우루과이가 1골이라도 더 넣고자 고군분투했지만 ‘선수교체’까지 하면서 시간을 지연시키면서 우루과이의 덜미를 잡아버렸다. 자신들의 12년전 월드컵 8강전을 망쳐버린 수아레즈의 우루과이를 용서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용서는 없다!
전도연이 주연했던 영화 <밀양>에서 유명했던 대사가 있지 않는가?
"사람 죽여놓고 미안하다고만 하면 다야?"
사람 마음을 피멍 들게 해 놓고 미안하다고만 하면 안 되는 것이다. 호날두나 수아레스나 둘 다 미안하다고 조차 하지 않았다. 결국 마음 상한 이들의 울분과 분노가 지금 그들을 그렇게 대우하게 만든 것이다. 사람의 마음에 맺힌 한은 풀어줘야 해소가 된다. 오죽하면 가나의 대통령까지 우루과이에 복수하라고까지 했을까? 축구에 얽힌 다양한 감정들이 월드컵을 통해서 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결국 가나의 12년 걸린 복수극 <용서는 없다?>덕에 한국은 12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우리는 2차전에서 가나에서 3:2로 너무나 아쉽게 졌다. 심판도 우리 편이 아니었고 가나의 골도 핸드볼이란 논란도 있었고 심판은 또 루즈타임의 루즈타임의 코너킥을 찰 기회까지 휘슬로 불어 날려버렸다. 대한민국은 이래저래 너무 고생이 많았다. 우리 덕에 승점 3점을 올린 가나이니깐, 그래서그런지 마지막에는 우리 편을 들어준다? 손흥민이 가나와의 경기에 져서 울고 있는데 그 옆에 와서 가나 코치진이 인증샷을 찍으려고 핸드폰을 내밀던 그 순간과 장면이 포착되어 전세계 네티즌이 비난했다.
'애가 울고 있는데 옆에서 인증사진 찍으려고 난리냐?'
경기에 진 대한민국의 캡틴 손흥민은 초상집 분위기인데, 거기다가 인증샷이라니? 하지만...
가나는 막판에 한국을 도와 주었다. 물론 그들의 복수심(?)에 의한 것이었지만, 그들은 이기지 않았고, 적당하게 졌다. 딱 우루과이가 16강 탈락할 정도만 말이다. 온 우주의 기운이 대한민국에게 향하고 있는 느낌이다.
쾌걸 조로를 연상케하는 손흥민의 마스크, 안와골절로 인해 마스크를 썼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김태영이 마스크를 썼는데, 마스크를 쓰면 자신의 기량의 70%밖에 발휘할 수 없다고 했다. 손흥민은 지금 자신의 100%가 다 나오지 못하고 있다. 골이 안 터진다. 대한민국은 잘 하고는 있는데, 아슬아슬하다. 감독은 퇴장까지 당한 상황에서 경우의 수도 따져야 하는데, 일단 포르투갈을 이겨야 한다. 그런데, 손흥민이 드라마의 절정을 달렸다. 스프린트의 대가가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페널티박스 근처에 수많은 포르투갈의 수비수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었을 때 수비수들의 가랑이 사이를 정확하게 강약조절된 패스로 황희찬에게 패스한다. 라인브레커의 대가였던 손흥민이 이번에도 오프사이드 안 되는 절묘한 온 사이드 상황에 월드클래쓰의 패스를 선보였고, 그걸 황희찬이 제대로 마침표로 찍어버렸다.
대한민국은 정말 축구도 드라마처럼 한다. 대한민국의 <오징어게임>과 같은 드라마, K컨텐츠의 위력을 축구에서도 느끼게 만든다. 대한민국, 정말 컨텐츠의 왕국답다. 대한민국은 축구도, K드라마, K컨텐츠로 만들어 버린다. 서사가 있는 대한민국의 축구, 드라마같은 축구, 정말 대한민국 사랑할 수 밖에 없다. 산전수전 다 겪은 한민족의 역사, 정말 강대국들의 탐욕에 의해 짓밟히기만 했던 정말 소망없는 존재감의 대한민국의 위상이 이제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세계 속에서 높아져가고 있다. 축구 실력은 아직 부족하지만, 그러나 축구를 통한 정신승리가 무엇인지, 축구경기 안에 녹아난 K컨텐츠의 힘을 우리 국대팀들은 보여주었고 또 앞으로 보여줄 것이다.ㅋㅋ
나는 어제 <네덜란드 VS 미국>의 경기를 보면서 이 글의 초안을 적었는데, 다른 나라들의 경기에서는 절대 이런 애절함을 느낄 수가 없다. 아... 정말 대한민국만큼 짜릿한 경기스토리, 서사가 있는 팀이 어디에 있던가? 대한민국 K컨텐츠 화이팅! 대한민국 축구 화이팅!
솔직히 이번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이 보여준 서사축구는 정말 최고였다. 브라질과의 경기가 12월 6일(화) 4:00에 치뤄진다. 경기에서 이기면 좋겠지만, 8강 4강...계속 올라가서 대한민국의 축제분위기의 유효기간이 더 길어졌음 하는 바램이다. 하지만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 네이마르가 나오지 못한다고 해도 브라질은 브라질이다. 하지만, 우리는 브라질에게 져도 잃을 게 없다. 지난번 브라질팀이 내한해서 친선경기에서 엄청 깨졌다. 한 골 먹고, 두 골 먹고 시작하는 건 우리에게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냥 한 번 해보는 거다.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은 정말 산전수전 다 겪었다. 이기든, 지든 우리는 당신들을 응원할 것이다.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이고 같은 나라이며 한민족이다.
손흥민도 한 골 넣고 멋진 세레머니도 한 번 했음 좋겠다. 김민재가 브라질 전에 반드시 출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는데, 이런 말을 했다.
"근육이 찢어져도 반드시 경기에 출전하겠습니다."
진짜 이런 사람들이 있는 팀이 대한민국이다. 이탈리아의 나폴리 팀과 관계된 기자는 한국이 빨리 탈락했음 좋겠다고 했다. 그만큼 김민재의 부상을 우려해서였다. 그런데, 김민재는 '근육이 찢어져도...' 햐...우리나라 인간들은 정말 대단하다. 손흥민은 '1%의 가능성만 있어도...' 그렇게 뛰고 있다. 그대들이 있어 즐거운 월드컵이다. 드라마 보는 것도 아닌데, 축구경기 보면서 대한민국 사람들은 눈시울 붉어지고 감동 한 바가지 먹었을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 화이팅!
대한민국의 16강진출전에서 보여준 스토리가 있는, 서사가 있는, 드라마와 같은 한국축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호날두의 등신 등극, 가나의 복수는 없다, 그리고 8강으로 가기 위한 대한민국의 브라질전에 대한 이야기도 해 보았습니다. 대한민국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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