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딸을 유치원에 데려다주면서 느낌 감상이 순간 스치고 지나가길래 시를 한번 적어봤습니다. 정말 순간적으로 스치는 문장들을 살짝 자작시로 만들어 봤는데요. 제목은 '나 혼자 아니야'입니다.
나 혼자 아니야
혼자 가는데
발걸음이 무거워
터덜터덜
아빠가
내 손을 잡고 달린다
아빠가 너무 빨리 달려
뛰는게 조금 힘들지만,
그래도 열심히
복도를 달렸어
나 신났어
나, 혼자 아니야
아이가 새벽에 입천장이 아프다고 잠을 설쳐서 연고를 발라주고 잠을 다시 잤는데, 잠이 모자란 것 같아 유치원 등원을 조금 늦게 했다. 학교에 오늘 회의가 있어 학교 가는 길에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복도 끝 유치원 입구에서 헤어질려고 하는데, 딸 아이 발걸음이 무거워보였다. 회의에 조금 늦어 나도 급한데, 그래도 아이의 손을 잡고 유치원 문 앞까지 같이 손을 잡고 데려다주었다. 내 손을 잡고 복도는 뛰는데, 내 걸음이 빠른지 딸아이는 따라오는게 버거워보였지만, 마음은 가벼웠을 것이다. 막내를 보면 마음이 짠하다. 함빡 웃음을 지으며 헤어지는 딸을 등 뒤에 두고 나는 교장실로 향했다.
아이는 외로움이나 고독이란 단어를 모를 것이다. 혼자라는 것, 혼자 있다는 것, 혼자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마냥 낯설고 살아온 가정환경과 배경에 따라 두려울 수도 있다. 부모가,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어 혼자가 아니란 것만으로 아이는 안정감을 누린다. 어른도 마찬가지이다. 혼자라는 것에 치를 떠는 두려움과 공포로 인해 결국 '고독사'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가! 혼자라는 것이 때로는 구린 내나는 아픔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건 아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 나 혼자라는 느낌, 마치 거대한 우주 공간에 나 혼자 남겨진 느낌, 버려진 느낌, 그 압박감과 강박은 너무 무서운 것이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준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것이 어디에 있을까? 혼자라고 느끼며 아파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환대를 해 주는 오늘 하루가 되었음 한다.
아침에 막내 딸을 등원시켜주면서 살짝 느꼈던 감정을 자작시로 한번 표현해 보았는데, '나 혼자(가) 아니야'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사람은 혼자 절대 살 수 없습니다. 우리는 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무인도에서 버려진 척 놀랜드(톰 행크스)처럼 살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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