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숏츠로 '직장을 그만 둔 이들을 위한 시'라는 주제로 시인 이병률의 '쇼핑백 터져도 웃을 수 있도록'이란 시를 소개해 보았습니다. 이병률의 '바다는 잘 있습니다'라는 시집에 게재된 시입니다.
비를 피하려고
짧게 출근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짧았다지만 그것도 십여개월
아무 서류없이 당장 일을 그만두겠다고 말하고는
짐을 싸서 내려와 길을 건넜다
짐을 쌌지만 커다란 쇼핑백 하나
하필이면 길 한가운데서 쇼핑백이 툭 터져
잡다한 모든 것들이 좌르르 한 가운데로 쏟아졌다
나는 그것들을 주섬주섬 길가로 옮겨놓고는
다니던 회사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사람들이 나를 내려다보며 수군대고 있었다
겨우 그만두기나 하는 내가 벌레 같았을 것이다
여전히 나는 지금까지도 벌레일 것이나
기어이 도착한 곳이 아직 없으며
고작 비를 피하려 거기로부터 멀지 않은데서
기웃거리기나 하고 있다는 사실뿐
이 시에 대한 감상과 해석을 아래의 영상입니다.
몇 개월 동안 손목이 아파서 여러모로 힘드네요. 이병률 너무 좋습니다!
자작시 '나 혼자 아니야' (4) | 2023.10.12 |
---|---|
나태주 '사랑에 답함' 감상과 해석 (4) | 2023.09.25 |
나태주 '가랑잎은 살아 있다' 감상과 해석 (4) | 2023.06.05 |
나태주 '소망' 시 감상과 해석 (8) | 2023.05.30 |
나태주 '안녕' 감상과 해석 -결국 결혼도 선택과 집중이다 (18) | 2023.05.28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