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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에르노의 벌거벗은 용기

탐독: 탐서/Book Review

by 카알KaRL21 2021. 4. 2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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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에르노의 글쓰기의 동기, impulse의 핵심에는 “부끄러움”이 있다.

타인의 시선, 편견, 판단, 비난, 욕설, 평가, 저주 등. 이 모든 타인의 것에 대한 자기 자신의 벌거벗은, 나체화된 수치심의 실체를 직면하고자 그녀는 글을 쓴 것이다 그 느낌은 어떤 것일까?

 

 

 



박완서의 <박완서의 말>을 보면 박완서는 40세에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그녀는 소설은 자기만의 자전적 스토리에다 상상력을 부과한 그 어떤 것이라고 정의하는 듯 했다 일단 나를 그렇게 이해했고 받아들였다 자기 이야기, 스토리는 nonfiction인데, 상상력이 결합되면 faction이 될 것이고, 더하면 fiction이 될 것이다 아니 에르노의 “벌거벗은 글쓰기”는 nonfiction인 셈이다 “부끄러움”을 글쓰기로 승화시킨 그녀의 매력은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듯 하다 그래서 그녀가 커보인다 그녀의 말을 들어보자


“책이 나온 뒤에는 다시는 책에 대해 말도 꺼낼 수 없고 타인의 시선이 견딜 수 없게 되는 그런 책, 나는 항상 그런 책을 쓰고 싶다는 역망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열 두 살에 느꼈던 부끄러움의 발치에라도 따라가려면 어떤 책을 써야 할까?”(138p)

“내게 글쓰기는 헌신이었다 나는 글을 쓰면서 많은 것을 잃었다 하지만 글쓰기가 없다면, 실존은 공허하다 만일 책을 쓰지 않았다면 죄책감을 느꼈을 것이다”(21p)


비천하고 가난하며 우울하고 엉망진창인 가정환경과 가정사, “내가 열 두살 때쯤 아버지가 어머니를 죽이려고 했었어” 라는 고백으로 시작하며 자신의 수치와 부끄러운 과거를 까발리는 것은 그녀의 상처에 상처를 덧대는 작업이지만, 진정한 치유와 회복은 정면승부이기에 그녀의 그런 일생의 용기가 진짜 크게 느껴진다 작가는 다들 용기가 있는 사람들이다


용기있는 자만이 글을 쓸 수 있다??!!
내게도 벌거벗는 용기가 있기를. I hope so!

 

아니 에르노의 글쓰기에 대한 리뷰노트
아니 에르노의 글쓰기에 대한 리뷰노트
아니 에르노의 글쓰기에 대한 리뷰노트
아니 에르노의 글쓰기에 대한 리뷰노트

 

덧붙이는,

아니 에르노의 <사진의 용도>

 

아니 에르노의 사진의 용도 책 사진
아니 에르노의 사진의 용도 책 사진

 

그녀의 작품 <사진의 용도>에서는 그녀의 애인, 마크 마리와의 애정행각의 흔적들을 사진으로 담아 글을 펴냈다. 그녀는 모든 억압과 제약과 구속으로부터 자유한 글쓰기를 시도한 여인이다. 그녀의 무기는 그런 '벌거벗은 솔직함'이 아닐까 싶다.

 


 

 

아니 에르노 '사진의 용도'

   남자를 밝히는, 성(性)을 밝히는 색녀? 나는 이 책을 펼쳤다. 남녀의 섹스 과정을 보여주는 옷들의 무질서한 배열을 보여주는, 에로티시즘을 유발케 하는 사진들...그리고, 남녀 두 사람이

karl21.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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