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또 다른 365일, The Next 365 Days>(2022)는 <365 DNI>(2020)가 첫번째 이야기, <365 오늘>(2022)이 두번째, 그리고 오늘 살펴볼 영화가 세번째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넷플릭스에서 핫하게 부활하는 <365>이야기 한번 볼까요?
이 영화는 미켈레 모로네, 안나마리아 시에클루츠카, 시몬 수시나, 이 세 사람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굴러갑니다. 라우라 비엘(안나마리아 시에클루츠카)를 중심으로 마피아 조직의 보스, 남편 마시모(미켈레 모로네)와 남편과는 극과 극에 있는 또 다른 조직(가문)의 나초(시몬 수시나)가 한 여자를 같이 사랑한다는 이야기부터 시작됩니다. 전편 <365 오늘>에서 라우라가 총에 맞아 죽을 줄 알았지만, 만약 라우라가 죽으면 이 영화는 이야기가 안 되거든요. 그러니 라우라가 죽진 않고 다쳐서 회복되어간다는 설정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365시리즈의 3탄 격이라 불리는 <또 다른 365일>의 메인 테마는 라우라가 '마시모 VS 나초' 두 사람 사이에서 갈등하게 되는 구도를 그리고 있습니다. 로라가 나초를 만나게 된 것은 오해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요. 마시모가 바람을 피웠다는 오해인 것이죠. 마시모에겐 쌍둥이 동생 아드리아노가 있었거든요. 알고 보니 아드리아노의 자작극이었더라. 그런데 중요한 것은 로라의 일탈 가운데 만난 나초와의 감정이 뜨겁다는 것입니다. 마시모는 자신의 아내가 자신의 라이벌격인 조직의 남자, 나초와의 관계를 알게 되는데요. 그러면서 마피아 가문끼리의 피 비린내나는 싸움이 예상될 수 있습니다. 쌍둥이 남동생 아드리아노, 그리고 마시모의 전 여친 안나가 거기에 끼여 있네요. 그런데 거기서 로라는 마시모와 또 다른 자유로운 영혼, 나초에게 빠져 버립니다. 물론 집으로 돌아오긴 하지만 다시 또 우연의 우연을 통해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라우라는 자신의 맘을 종 잡을 수가 없다는 것이죠. 마피아 조직의 보스인 마시모는 아내가 볼일을 볼 때마다 수행원을 붙이고 안전을 감시하는데요. 라우라는 이런 구속과 속박이 싫을 수도 있겠네요. 아무리 돈이 많고 아무리 권력이 있다고 해도, 무언가에 얽매인 듯 한 그게 싫을 수도 있겠죠. 그런데, 나초는 비슷한 동종업계(?) 종사자이지만 너무나 자유롭네요. 타투도 더 많이 했고 ㅋㅋ 서핑보드입니까? 그거 대회 나가서 1등도 하는 정말 흠 잡을 때 없는 연인입니다. 라우라가 이 모든 것이 마시모의 동생이 마피아 조직의 기득권을 챙기기 위한 자작극임을 알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마음이 안 편한 겁니다. 자신의 오해, 남편 마시모는 쌍둥이 동생이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 되기도 했는데요. 이 모든 것, 자신과 나초 사이에 있었던 일을 마시모에게 속 시원하게 이야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런 와중에 라우라는 자신이 상상 속에서 관계를 하고 있는 사람이 마시모가 아니라 나초라는 것을 깨닫고는 스스럼 없이 놀랩니다.
이런 분위기? 남편이면 눈치가 백단이죠? 결국 두 사람이 서로 투명하지 않으니 점점 차가워지고 라우라는 자신에게 생각할 '시간과 장소'를 달라고 합니다. 근데 그렇게 두 사람이 떨어진 상황 가운데 또 '나초'가 등장합니다. 나초의 심장이 나대고 있으니 말이죠. 근데 웃기는 건 라우라도 지금 심장이 나대면 안 되는데 나댄다는 게 문제입니다. 솔직히 지금 상황에서 두 사람은 '불륜'이거든요. 그리고 마시모가 자신의 아내 라우라의 일로 인해 마피아 조직간의 전쟁이 날 수도 있고 라우라의 목숨도 위태로울 수 있습니다. 라우라의 여사친도 이 일을 알고는 두려움에 쩔어 줄담배만 태웁니다.
놀라운 것은 나초 또한 마시모를 2편에서 죽일 수 있었지만, 마시모의 전 여친, 안나를 죽였다고 합니다(안나는 헤어진 전 남친 마시모에게 분노하면서 그의 동생 아드리아노와 관계를 가지고 그게 라우라에게 목격이 됩니다. 쌍둥이니깐 오해한 것!).
그런데 마시모는?
남자도 그렇고 여자도 그렇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해야만 직성이 풀리죠. 그걸 억누르고 억누른다고 해서 관계가 제대로 유지가 될까요? 솔직히 라우라의 나대는 심장을 보면서 욱하긴 했습니다. 시청자는 한 편으로 마시모의 입장이 되니깐요. 근데 나초의 관점으로 들어가 보면 나초가 너무 자유로우면서도 강요하지 않고 그러면서도 진정성이 있는 겁니다. 조직을 이끌어가는 보스인 마시모와는 달리, 나초는 자신의 조직이나 가문이나 이런 모든 룰에 얽매이길 싫어합니다. 그리고서 라우아에게
'당신이 나의 새로운 세상이다'
'라우라가 네가 새로운 코스모스다', 뭐 이런 발언을 날립니다. 거기에 훅하지 않는 여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나초는 자신의 목숨까지도 두려워하지 않고 라우라의 사랑을 기다리겠다고 합니다. 사람이 누굴 만나 사랑을 하고 뭘 하든 그건 아무런 관계가 없지만, 결혼이란 테두리 속에 있는 입장은 또 다를텐데요.
영화는 마지막에 색다른 반전(?)을 줍니다.
마시모가 나초와의 관계를 다 알게 된 것을 알고는, 라우라는 마시모와 대화를 하기 위해 집으로 돌아갑니다. 살 떨리는 현장입니다. 마시모가 어떤 일을 하는지 라우라가 아니깐 말이죠. 라우라가 다른 남친, 나초와 그렇게 뒹굴고 있을 때 젊은 피의 마시모 또한 자신의 권력과 조직의 힘을 통해 충분히 자신의 쾌락을 해소할 수 있지만, 마시모는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옵니다. 어떻게 보면 마시모가 순정남인 셈이죠.
나초는? 나초 또한 자신의 반대편에 서 있는 조직의 보스 아내가 라우라인 걸 알면서도 그 집안의 정원사로 들어갔고(물론 의도적으로 접근했던 것일수도, 아닐 수도...) 그 계기로 마음이 표류하고 있던 라우라와 만나게 된 것입니다. 라우라가 어떤 여자인지 알면서도 나초도 그렇게 사랑에 빠졌다는 것은 나초 또한 마시모처럼 순정남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너무 무모한 사랑이기도 합니다.
마시모가 해변가에 혼자 서 있습니다.
라우라가 대화를 하고 싶다고 하자, 마시모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자신의 아버지가 어릴 적 자신에게 보여줬던 책 야기를 합니다. 그때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해가 된다면서.
"뭔가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보내줘라.
만약 돌아오면 영원히 내 것이 되고,
돌아오지 않으면 운명이 아니었던 것이다."
자신의 아버지가 했던 이야기를 하자, 라우라가 마시모에게 훗날 아이가 태어나면 그런 아빠가 될 거라고 이야기 합니다.
"당신도 언젠가 그럴거야."
이 이야길 하기 전에 마시모가 예전에 라우라가 임신했다가 유산한 사건을 떠올립니다. 그때 만약 라우라가 유산한 사건을 마시모가 알았더라면 피 비린내 나는 조직간의 전쟁이 일어났을 것입니다. 아마 그게 나초 가문과 연관이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마시모는 정말 힘든 결정을 내립니다.
"그 놈은 날 망가뜨렸어!"
나초와 라우라가 같이 있었던 모든 행적들을 알고 있지만, 나초를 죽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건 나초가 마시모를 죽이지 않았던 것과 유사하네요. 나초는 자신이 라우라가 사랑하는 남편, 마시모를 인위적으로 죽이면서 사랑을 쟁취할 수 있었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자유와 선택을 존중해 준 차원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데요. 마시모 또한 라우라가 나초와 바람을 피우는 것을 참을 수 없는 보스이지만, 남편으로서 그녀를 기다려주는 장면이 조금 감동적입니다.
"돌아왔어, 베이비 걸?"
마시모가 '베이비 걸'이란 말을 쓰면서 첫 눈에 들어온 여인, 라우라를 계속 추적해 결국 자신의 아내로 만들었는데요. 그때 했던 작업멘트가,
"Are you lost, baby Girl?"
이었거든요. 남친이 원래 있었는데 라우라를 납치한 마시모, 그리고 365일이란 시간을 줄테니 자신의 사랑을 선택해달라는 것이었는데, 결국 라우라는 마시모의 순정에 넘어가 결혼을 했거든요. 마시모 쌍둥이 형제는 자작극을 좋아하네요. 그 형의 그 동생 아드리아노였다는.
물론, 지금 라우라의 심장이 나대고 있지만, 상황과 환경, 그리고 우직하게 서 있는 남편이자 조직의 보스인 마시모가 마지막에 날린 대사와 포용심에 라우라가 굉장히 감동했을 것 같은데요.
"뭔가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보내줘라.
만약 돌아오면 영원히 내 것이 되고,
돌아오지 않으면 운명이 아니었던 것이다."
우리도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의 자유와 선택에 대해 존중해주면 좋을텐데 말이죠. 한 사람을 향해 다른 사람이 진정으로 존중해주고 추앙해주는 관계가 필요한데요. 그렇게 따진다면 라우라가 누굴 만나 무슨 짓을 하든 라우라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고 자신의 주체가 결정을 해서 하는 결과물이 라우라의 삶이거든요. 거기에 후회만 하지 않으면 되는데. 기다라는 마시모의 마음은 거덜나고 상처를 많이 받겠습니다. 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 기대하고 바라고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진정으로 지지하고 추앙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영화의 마지막 피날레였습니다. 한 사람이 온전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면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언인가? 자신을 진정으로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 를 자신이 제대로 파악하고 진단해야 하는데 말이죠. 자기 자신도 때론 자신을 잘 모를 때가 있는 게 사람입니다. 그런데 라우라가 맘적으로 어떻게 할 지 몰라 마시모와 잠시 이별하여 간 곳이 처가집의 부모님 댁이었는데요.
라우라의 모친이 라우아에게 하는 말이 라우라의 부모가 35년간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을 이야기합니다.
"명심해, 부부 사이에 있어서 여자는 이기적이어야 해!"
"너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면 그걸 지속시키기 위해 뭐든 하는 법이야, 알겠어?"
"관계도 소중히 여길 거고 하지만 널 무너뜨리지 않는 관계여야 하지.
명심해 남자를 위해서만 사는 여자는 늘 불행할 거야. 그래. 남자 역시 불행할테고."
라우라를 지지해 주는 여사친, 부모님, 그리고 우직하게 기다리는 마시모! 이 영화가 이렇게 끝이 납니다만, 라우라가 마시모와 다시 회복하게 행복하게 살든, 모든 것을 포기하고 감수하면서 나초와의 생을 살든 그건 라우라의 인생입니다. 라우라가 마시모를 기다리든, 마시모가 라우라를 기다리든, 나초가 라우라를 기다리든 중요한 것은 모든 인간은 자신의 주체적인 삶을 위해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거기엔 무조건 여자가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부부관계에 있어 남자든, 여자든 둘 다 이기적이면 위기가 닥치지 않을까요? 한 사람의 자유와 선택과 행복과 진정성 있는 관계를 위해선 항상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기다려주는 이가 있어야 한다는 게 현실이지 않을까 싶네요. 라우라가 마시모랑 살든, 나초랑 살든, 아니면 제3자랑 또 다른 사랑에 빠지든 그건 라우라의 삶이고 선택과 자유이고 행복이고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지? ㅎ
블란카 리핀스카의 소설 <365DNI>의 스토리를 원작으로 하여 만든 영화 <365>시리즈의 3탄격인 <또 다른 365일>영화였습니다. 19금 영화이지만, 마지막에 보여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남달라서 조금 심쿵했던 넷플릭스 영화였습니다.
영화 버스 44 -실화 바탕 11분 러닝타임,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 (4) | 2022.09.09 |
---|---|
영화 극적인 하룻밤 후기 -윤계상 한예리의 케미가 돋보인 로맨틱코미디 (7) | 2022.09.05 |
넷플릭스 모범가족 줄거리 해석 메시지-'소중한 것의 가치는 잃어버리고 나서야 겨우 알게 된다' (9) | 2022.08.29 |
넷플릭스 영화 서울대작전 후기 -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함 (3) | 2022.08.28 |
영화 뜨거운 피 줄거리 스포, 90년대 구암을 중심으로 한 범죄스토리 (12) | 2022.08.22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