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나태주의 부부-해석 부부는 별, 꽃, 돌이 되기도 하는 사이

탐독: 탐서/시와 케렌시아

by 카알KaRL21 2022. 5. 19. 15:56

본문

나태주의 시 <부부>는 그의 시집 <한 사람을 사랑하여>에 게재되어 있는 시이다. 짧고 분명하고 사색할 거리를 주는 그의 시의 매력 때문에 오늘도 이 시를 잡고 생각을 해 보고자 한다.

 

 

 

 

 

 

 

나태주의 시 &#39;부부&#39;를 본인이 필사한 사진
나태주의 부부

 

 


부부


한 사람은 죽고 한 사람은 별이 되고
한 사람은 죽고 한 사람은 꽃이 되고
한 사람은 죽고 한 사람은 돌이 되지만
두 사람 모두 살아 돌이 되기도 한다.

 

 

 

한 사람은 죽고① -문자적 해석(배우자의 죽음, 이별)

나태주 시인이 '부부'에 대한 시를 썼다. 그런데, 부부는 일평생 같이 살 수도 있지만 먼저 죽을 수도 있고, 이혼할 수도 있고, 별거할 수도 있다. 부부 사이에서 한 사람이 떠나는 이별, 사별 등을 디렉트로 끌어 온다면, 이 시에서 세 번 씩이나 등장하는 '한 사람은 죽고'를 적용시키면 되겠다. 부부가 정말 희로애락을 같이 하고 한평생 같이 살다가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죽는 커플도 있긴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언젠가 한 사람이 떠나고 한 사람은 남는다. 나태주 시인은 부부는 한 가정이지만, 두 사람, 두 개체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한 사람은 죽고'라는 설정을 먼저 해 준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한 사람은 별이 되고

별이 된다는 것은 무얼까? 이걸 깊게 생각하기 보다는, 별이라면 밤하늘에 빛나는 존재이다. 남은 한 사람이 떠난 한 사람을 별처럼 존경하고 흠모하는 대상이 되었다는 것이 아닐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 사람이 별이 되었다고 한다.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 되었다. 별은 우리의 육안으로 볼 때 너무나 작게 보이고 태양보다 작은 사이즈로 비추지만, 별은 태양보다 더 크다고 한다. 나는 천문학을 잘 모르지만, 우주의 떠 다는 가장 흔한 것이 바로 수소인데, 이 수소가 얽히고설켜 수소 덩어리가 되는데 그게 바로 별 star이라고 한다. 그 수소가 모여 타는 것이 별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날의 반은 하늘이고 반은 밤이다. 그 인생의 절반의 밤을 수놓은 것이 별이다. 그래서 별은 언제나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는, 동경하는 존재이다. 별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별은 언제나 반짝반짝 빛나면서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존재를 태우면서 말이다. 지구는 타지 않는다. 지구는 그냥 행성일 뿐이다. 하지만 별과 태양은 자신을 태워서 주위에 열과 빛을 주는 존재이다.  지구도 타지 않고 달도 타지 않는다. 달이나 행성이 빛을 내는 것은 스스로의 능력 때문이 아니라 햇빛을 반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유명인사나 연예인을 STAR(별)라고 한다. 거기에 더 큰 인기와 명성이 있다면 SUPER가 붙는다. 하지만 정치인들을 Star라고 하진 않는다. 자기의 이익과 명예와 권력과 자리를 위해서 비겁하고 더럽고 추잡하고 언론을 선동하고 조작하는 인간들을 스타라고 하진 않는다. 정말 나라와 국민들과 인류를 위해 애쓴 이들만이 스타Star 대접을 받을 수 있다. 요즘 정치인들은 SNS을 너무 잘 이용한다. 대중과 국민은 잘도 속아 넘어간다. 말장난 잔치에 불과하다. 좌우 논리에 의해서 대중은 자신이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보고 자기 방식대로 해석하길 좋아한다. 정치인이 스타로 대접받기 위해선 역사라는, 시간이라는 검증이 필요할 것이다. 당대에 아무리 주접을 떨어도 나중에 역사가 그를 평가할 것이다. 역사 앞에서 서지 못하는, 조루증 환자 같은 정치인은 정말 더럽고 추잡할 뿐이다. 

 

 

하지만, 별은 자신을 불태운다. 우리가 스타라고 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불태우면서 활동하는 사람이라면 스타라고 불릴 자격이 있다. 하지만,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사는 인간은 스타라고 할 자격이 없다. 자기 배만 불리는 인간은 자기을 태우지 않는데 무슨 스타인가? 대중의 즐거움과 이익과 혜택을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만이 스타인 것이다. 그러고보니 스타라고 불리는 데는 책임감이 따른다고 본다. 자신을 태워야 한다. 자신을 불태워야 한다. 

 

 

 

 

↘별에 대해 잘 몰라서 뒤져본 글

 

별이란 무엇일까? – Sciencetimes

 

www.sciencetimes.co.kr

 

 

 

다시 부부의 화두로 돌아오면, '한 사람은 죽고 한 사람은 별이 되고'라는 말은 부부라는 위치에서 인제는 싱글대디, 싱글맘이 된다. 홀어미, 홀아비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별이 되어야 한다. 자녀들을 위해 자신을 불태워야 한다. 처음에 나는 한 사람이 죽은 후 그 사람이 너무 잘 살았기 때문에 존경과 경의를 표할 수 있어 별이 되었구나 라고 해석했는데, 그게 아니고, 한 사람은 죽었고 남은 한 사람은 별이 되었다는 것은 남은 한 사람이 떠난 사람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기 때문에 자신을 불태우는 별이 되었다고 해석해 볼 수 있겠다. 한 사람이 죽으면 남은 한 사람은 자녀들이 남아 있다면 별이 되어야 한다. 뭐 이렇게도 볼 수 있겠다. 별은 자신을 불태우기 때문에 빛이 나는 것이다. 부모가 빛이 나는 것은 자녀를 위해 불태우기 때문에 빛이 난다고 볼 수 있겠지? 빛나는 것만 생각하면 안 된다. 빛나기 위해선 먼저 자신을 불태워야 한다. 그게 더 중요한 것이다. 사람들은 스타가 빛나는 것만 생각하지만, 그들이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자신의 시간과 열정과 삶을 불태운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물론 그 자리에 너무 쉽게 올라 자신의 자리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고 함부로 살다가 폭망 하는 경우도 많지만 말이다. 진정한 스타, 진정한 별은 자신을 불태우는 과정을 통해 빛이 나는 것이다. 어쩌다 보니 별론(theory of star)이 되어 버렸다.

 

 

 

 

 

 

 

 

한 사람은 꽃이 되고

부부 중에 한 사람이 죽으면 남은 사람이 꽃이 된다고? 이게 무슨 말일까? 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꽃은 언제나 모든 사랑과 희망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런 상상을 해 보았다. 부부 중에 한 사람이 떠났는데, 그 떠난 사람 때문에 남은 사람이 너무 생고생을 했다고 치자. 그러면 그 남은 사람은 다시 꽃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너무 괴상망측한 상상인가? 뭐 그래도 좋다. 여긴 나만의 케렌시아이니깐. 부부가 다 잉꼬부부 일 수 없고, 천생연분일 수 없지 않은가! 한 사람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한 부부는 그 사람의 부재가 오히려 더 덕이 될 수 있고 인생이 펴질 수도 있지 않겠는가? 어쩌다가 또 다른 사람을 만나 재혼을 하거나 사랑에 빠지면 꽃이 될 수도 있겠다. 이런 접근은 좀 별로인가? 그래도 시 제목이 '부부'인데 다른 결로 나아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부부 중에 한 사람이 죽었는데, 어떻게 남은 사람이 꽃이 될 수 있지? 그런 경우가 있을까? 죽은 배우자가 시한부 환자였거나 병자였자면, 그를 한평생 뒷바라지하면서 살았던 남은 배우자는 떠나고 나서 꽃이 된다? 고생 끝 행복 시작인가? ㅋㅋ

 

 

 

 

한 사람은 돌이 되지만

한 사람이 죽음으로 인해 남은 사람이 돌이 될 수도 있겠다. 너무 사랑해서 너무 잘 살았는데, 그 사랑의 한 축이 빠져버리니 남은 한 사람의 생이 돌이 되어버렸다. 무감정, 무감각, 무감동, 무정, 무념, 무...돌이 되었다. 돌에는 생명력이 없다. 돌은 생명체가 아니다. 돌은 물체이고 무생물이다. 한 사람이 돌이 되는 것은 너무나 고통스럽고 불행한 일이 아닐까? 돌은 마치 생명체에 피가 돌지 않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두 사람 모두 살아 돌이 되기도 한다

이게 제일 무서운 문장인 것 같다. 한 사람이 죽고 죽고 죽고...이것도 무서운 문장이지만, 더 무서운 행은 4행이다. 두 사람 모두 살아 있는 것은 다행이고 좋은 조건이고 환경이지만, 두 사람 모두 살았지만 '돌이 되기도 한다'라고 시인은 말한다. 살아 있지만 부부가 살아 있지 않는 돌과 같은 관계가 되는 것을 말해준다. 엄청난 비극이다. 살아 있으나 생명이 없는 돌의 관계, 무감각한 관계, 생명의 혈관이 흐르지 않는 돌의 관계, 돌이 되기도 한다는 것은 그런 경우도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 땅의 수많은 부부의 현실성 reality을 드러내 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결혼하기 전 미혼일 때는 '결혼은 살과 살이 부딪히는 것이 아니라 인격과 인격이 부딪히는 것이다'라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결혼은, 부부는 진짜 인격과 인격이 부딪히는 것이다. 살아 숨 쉬는 관계가 아닌 생명력이 꺼진 관계, 그게 바로 '돌'이 되는 것이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을 해본다.

 

 

 

*한 사람은 죽고: 이 문장을 다른 식으로 해석해 본 글을 적다가 포스팅이 너무 길어질까봐(물론, 지금도 충분히 길지만) 그건 나중에 시간이 되면 포스팅하도록 할 요량이다.

 

 

 

나태주의 시 <부부>에 대해서 해석해 보았다. 부부 중에 한 사람이 죽는 부재(不在)로 인해 한 사람은 별이 되기도, 꽃이 되기도, 돌이 되기도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살아 돌이 된다는 것에 대해 카알 KaRL21의 Selfish 한 해석을 해 보았다. 

 

 

 

나태주의 너무나 유명한 시, '풀꽃.1'

나태주의 인터넷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에 유명한 풀꽃 시리즈 시가 있다. 그래서 냉큼 풀꽃 시를 잡고 포스팅을 하고자 한다. 짧지만 여운이 깊은 시가 바로 나태주의 시이다. 즐겁고 흥미

karl21.tistory.com

 

나태주, 풀꽃2

나태주의 <풀꽃. 2> 란 시를 읽고 생각의 편린들을 담아 보고자 한다. 나태주의 풀꽃시리즈 시는 유명하기도 유명하다. 짧고 간결한 맛에다가 묵직한 멋을 지니고 있는 그의 시를 대할 때면 마음

karl21.tistory.com

 

나태주의 '풀꽃.3'

나태주의<꽃을 보듯 너를 본다>에 '풀꽃.3'가 있어 함께 생각해 보고 싶어 포스팅을 한다. 풀꽃시리즈 시는 아주 인기가 있는 나태주 시인의 시이기도 합니다. 짧고 간결하지만 묵직한 맛이 있어

karl21.tistory.com

 

나태주 '아침 식탁'

나태주의 최근 시집 <한 사람을 사랑하여>에 게재된 '아침 식탁'이란 시를 같이 감상해보고자 합니다. 매일 자동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지, 그 따스함을 또 한번

karl21.tistory.com

 

영화 캐스트 어웨이가 주는 메시지(ft. 나태주의 '고백')

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주인공, 척 놀랜드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 교훈을 한번 살펴보고자 한다. 인간이 본질적으로 얼마나 외로운 존재인가를 영화를 통해 진단해보고 나태주의 시

karl21.tistory.com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