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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가랑잎은 살아 있다' 감상과 해석

탐독: 탐서/시와 케렌시아

by 카알KaRL21 2023. 6. 5.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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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의 시집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에 게재된 시, '가랑잎은 살아 있다' 라는 시에 대한 감상과 해석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나태주 '가랑잎은 살아 있다' 감상과 해석

 

 

가랑잎은 살아 있다


어려서 외할머니랑 둘이서
오두막집 꼬작집 지켜서 살 때 
가을만 깊어지면 뒤뜰 울타리에
가랑잎 부시럭대던 소리
밤중에는 더욱 크게 들리던
가랑잎 바람에 맨살 부비는 소리
아무래도 나는 가랑잎이
사람들처럼 살아 있어
가랑잎이 숨 쉬는 소리라 여겼는데
이제 와 돌이켜보니 과연 그건
그런게 아닌가 싶은 생각
내 몸의 저 깊은 곳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살아서 들려오는
가랑잎 바람에 몸 부비는 소리
마른기침으로 친구하지 알은체한다.

 

 

시인은 어릴 적 추억이 깃든 가랑잎이란 소재를 가지고 와서 시를 썼는데요. 어릴 때는 그 가랑잎이 살아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래서 그 가랑잎이 바람에 움직이는 것을 '부시럭대던 소리', '맨살 부비는 소리', '사람들처럼 살아 있어', 숨쉬는 소리라 여겼는데', '몸 부비는 소리'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어릴 때는 그게 가랑잎이 살아 있다고 그래서 가랑잎 스스로 숨을 쉰다고 생각한 시인이었지만, 나이가 들어 팩트를 알게 됩니다. 

 

'이제 와 돌이켜보니 과연 그건 그런게 아닌가 싶은 생각'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가랑잎이 살아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가랑잎이 시인의 추억 속에서는, 기억 속에서는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이죠. 

 

 

 

 

'가랑잎 바람에 몸 부비는 소리 

마른기침으로 친구하지 알온체한다'

 

가랑잎 바람에 반응하는 몸, 그 시인의 몸은 '마른기침'입니다. 그리고 긴 시간동안 함께 했던 가랑잎이 '친구'처럼 '알은체한다'고 합니다. 

 

'알은체하다'를 국어사전에 찾아보면,

  • 1 어떤 일에 관심을 가지는 듯한 태도를 보이다
  • 2 사람을 보고 인사하는 표정을 짓다

시인과 가랑잎은 오랜 시간동안 누적되고 축적된 시간의 깊이만큼 교감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시인의 기억과 추억속에 가랑잎은 살아 숨쉬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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