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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탐독: 탐서/시와 케렌시아

by 카알KaRL21 2022. 7. 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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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의 최신간시집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에 게재된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에 대한 감상과 생각을 공유할까 합니다. 제목이 일단 너무 마음에 듭니다.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같이 한번 볼까요?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너,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
조금씩 모자라거나 비뚤어진 구석이 있다면
내일 다시 하거나 내일
다시 고쳐서 하면 된다
조그마한 성공도 성공이다
그만큼에서 그치거나 만족하라는 말이 아니고
작은 성공을 슬퍼하거나
그것을 빌미 삼아 스스로를 나무라거나
힘들게 하지 말자는 말이다
나는 오늘도 많은 일들과 만났고
견딜 수 없는 일들까지 견뎠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셈이다
그렇다면 나 자신을 오히려 칭찬해주고
보듬어 껴안아줄 일이다
오늘을 믿고 기대한 것처럼
내일을 또 믿고 기대해라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
너, 너무도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는 말은 인생의 산전수전을 다 겪은 사람이 보여주는 문장처럼 보입니다. 나태주 시인 정도 되니깐 그렇게 말해도 되겠다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공감이 되는 대목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대단한 무언가를 쫓아 살아갑니다. Everyone이 Something이 되고자 합니다. Anything이 되는 것을 싫어합니다. 세상 자체가 '별 볼일 없어 보이는 anything'에는 관심을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Anything = Nothing 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고 사람들이 주시하지 않으면 무언가 잘 못 살았던 것 같고 SNS에서 자신을 팔로우하지 않으면 자신이 뭔가 더 많은 것을 공개하고 제시해야 할 것만 같은 세상입니다. SNS에 무언가를 보여줄 것이 많은 사람은 참 재능과 재치와 끼가 많아 보입니다. 저도 한번쯤은 그런 SNS에서 수많은 팔로워들에게서 추종당하고 싶습니다. 그런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저한테 그런 사람들이 나를 팔로우했을 때 그들의 마음과 의도와 욕구를 충족시킬 자신이 없네요. '만인의 연인'(?)이 되기엔 제가 나이를 너무 먹어버렸나 싶기도 합니다.

 

 

사람들 앞에서 서서 이야기하고 때로는 교육도 하고, 때로는 재치있는 입담과 위트로 대중을 주무르는 것도 재미가 있었는데요. 그 사람들 앞에 서서 더 많은 것, 더 빛나는 것, 더 재미있는 것, 더 신박한 것을 내뿜기 위해 참으로 노력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내 안에 있는 것을 다 쥐어짜서 사람들 앞에서 포장합니다. 나는 이런 것을 여러분에게 줄 수 있습니다. 나는 이만큼 더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나는 이런 엄청난 지식을 배출할 수 있고, 나는 보기 보다 더 좋은 사람이고, 보기 보다 더 괜찮은 사람이고, 보기 보다 더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포장할 때도 있었습니다. 눈 앞에 보이는 게 대단한 것인양, 탁월한 것인양 포장하기 급급했는데요.

 

 

 

 

 

하지만, 지금에 와서야 나태주 시인의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말라'는 말이 왜 이렇게 다가올까요? 직장생활하면서 상사에게 아부를 잘 못했던 저는 후배에게 뒷쳐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후배는 늘 앞서갔죠. 사람들을 대할 때도 늘 그 친구는 사람들 앞에서 참 잘 했습니다. 뒤에서 못 했다는 것이 아니라 앞에서 앞서가면서 잘 했던 것이죠. 그래서 동료들과 함께 그 친구를 욕하기도 했는데요. 그 친구가 때로는 월권을 하면서까지 상사에게 다가가니 선배들 동료가 싫어할 수 밖에 없죠. 그냥 친해지고 싶지 않은 녀석이었는데요. 상사가 인정하니깐 나도 살아남아야 하니깐 어쩔 수 없이 하는 직장생활일 수 밖에 없는데요. 평생 상사를 멘토처럼, 윗사람으로 대할 것 같지만, 인생이 그러한가요? 토사구팽이란 말이 있죠. 토끼를 사냥하기 위해 충신같이 따르는 사냥개가 토기몰이에 잘 사용되어 토끼를 잡습니다. 그러면 토끼를 잡은 사냥꾼은 다음으로 사냥개를 잡아 먹는다는 뭐 그런 이야기입니다. 이게 인생에 얼마나 크게 적용되는 진리인지 모르는데요. 이 땅에 영원한 상사가 어디에 있으며, 영원한 부하직원이 어디에 있나요? 의리요?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아양을 떨며 아부를 잘 하는 친구가 의리가 잘 있던가요? 저는 그런 사람을 잘 보지 못했는데, 여러분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각자도생의 길인데요. 직장상사에 잘 보이려고 '너무 잘하려 애쓰는 게' 지금 생각하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조직생활이란 것 자체가 그런 구도일 수 밖에 없는데요. 남들의 편의와 기준에 맞춰 사는 것이 얼마나 피곤하고 힘든지는 여러분이 더 잘 알 것입니다. 

 

 

 

요즘 줄기차게 보고 있는 밀리터리 예능 프로그램이 <강철부대>인데요. 거기 보면 출연자들이 다 대한민국의 내놓으라고 하는 특수부대원 출신이기에 다들 자신만만 합니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임할 때, 미션에 임하는 자세가 다 남다릅니다.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뭐 이런 멘트는 아주 신사적이고요.

 

 

"다 갈아마시겠습니다."
"다 씹어먹겠습니다."
"다 박살내버리겠습니다."
"다 죽여버리겠습니다!"

 

 

 

이런 파괴적인 문장도 자주 등장하는데요. 군대에선 그렇지만, 실제 현실에서 그런 말은 너무 무서운 말이고 구호입니다. 그렇게 엄포를 놓는다고 해서 결과가 꼭 그렇게 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예비역들의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고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는 그들의 투지와 열정을 정말 칭찬해주고 싶고 도전정신도 많이 생깁니다. 

 

하지만, 때로는 우리가 되새겨야 할 문장은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말라"

 

 

입니다. 너무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으면 자신도 피곤하지만, 주위의 사람도 피곤할 수 있습니다. 일을 꼼꼼하게 제대로 처리하는 것도 너무 중요합니다. 군대의 미션을 철저하게 완수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우리의 인생은

 

 

"조그마한 성공도 성공이다"

 

 

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너무 오버페이스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욕심이 많아서 하루에 너무 많은 일을 하려고 합니다. 다들 대박을 치려고 합니다. 다들 홈런을 치려고 합니다. 야구경기에서 홈런을 매 경기마다 치는 선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경기때마다 매번 안타를 치는 선두도 없습니다. 일년에 100경기는 넘는 시합에서 50경기 연속안타 치면 진짜 많이 치는 것이고 레전드에 들어갈 기록입니다. 또한 10할 선수는 없습니다. 10개 중에 절반타작하는 5할 선수도 없습니다. 역사적으로 4할대의 타자가 있긴 했지만, 유일무이하고 희소합니다. 10개의 타석에서 3개만 안타를 쳐도 칭찬받는 선수이고 MVP가 될 소질이 있습니다. 10개 중에 3개 홈런이 아니라 안타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다 홈런만 치려고, 매순간 매타석마다 뭔가를 보여줄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나는 오늘도 많은 일들과 만났고 

견딜 수 없는 일들까지 견뎠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셈이다

그렇다면 나 자신을 오히려 칭찬해주고

보듬어 껴안아줄 일이이다'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합니다. 그러기에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는 이 시인의 말에 극히 공감하는 카알입니다.

 

 

 

오늘은 나태주 시인의 신작시집에서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는 시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성공과 인기와 부와 대박과 명성과 권력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부작용과 후유증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하루 하루 만족하며 살아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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