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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 꽃은 무릎 꿇지 않는다(ft.'이태원클라쓰' 무릎이야기)

탐독: 탐서/시와 케렌시아

by 카알KaRL21 2022. 9. 6.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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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의 신간시집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에 게재된 '꽃은 무릎 꿇지 않는다'라는 시입니다. '꽃은 무릎 꿇지 않는다'라는 제목이 너무 맘에 들어서 이 시를 한번 공유해 볼까 합니다. 

 

 

 

 

 

 

 


꽃은 무릎 꿇지 않는다


꽃에게서 배운 것
한 가지는
아무리 작은 꽃이라도
무릎 꿇지 않는다는 것


타의에 의해
무릎 꿇어야만 할 때에도
고개를 꼿꼿이 쳐든다는 것
그래서 꽃이라는 것
생명이라는 것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꽃은 무릎 꿇지 않다는 것! 아무리 작은 꽃이라도, 크기와 사이즈에 상관없이 무릎 꿇지 않는다는 것 입니다. 타의에 의해, 이를테면 사람이나 짐승이나 바람이나 자연 미물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더라도 다시 꽃은 고개를 빳빳히, 꼿꼿이 쳐든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한낱 미물의 잡초라도 그러하듯이, 꽃 또한, 모든 자연의 발화된 존재, 모든 자연이라는 것은 고개를 쳐들지, 무릎 꿇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죠. 그게 왜 그러느냐 하면 바로 꽃이기 때문이고, 생명이기 때문이라고 시인은 이야기합니다. 

 

 

 

 

 

한때 유명했던 드라마, 최근에는 일본에서 드라마 시청률 1위를 찍으면서 굉장한 인기를 누볐던 박서준, 김다미 주연의 <이태원클라쓰>의 스토리가 기억이 납니다. 박서준이 연기한 박새로이는 학창시절에 재단이사장입니까? 장가네 회장 유재명에게 무릎을 꿇지 않아 퇴학을 당합니다. 결국 아버지의 목숨도 잃습니다. 결국 교도소까지 들어가게 됩니다. 아버지는 무릎을 꿇었지만 박새로이는 무릎을 꿇지 않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박새로이가 남긴 유명한 대사가 있죠.

 

 

"왜 그렇게 내 무릎에 관심이 많은지..."

 

 

박새로이는 현실 사회의 불합리하고 불공평한 구조 속에서 '장가'회장 유재명을 상대로 포차사업을 시작해서 결국은 자신에게 무릎 꿇을 장대희 회장을 타켓으로 하는 스토리인데요. 장가회장 유재명이 박새로이의 무릎에 관심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장가의 망나니이자 후계자인 장근원(안보현 분)도 박새로이의 무릎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우리 인간사회는 이렇게 서로의 무릎에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 무릎에 내 앞에서 굴복하는 것을 보고 싶어하는 것인데.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의 권력구조가 그런 것 같은데요. 결국 장대희 회장 앞에서 자신의 연인, 조이서(김다미 분)를 위해서 십수년에도 무릎 꿇지 않아 퇴학을 당했던 그였지만, 박새로이는 이 때는 무릎을 꿇습니다.

 

 

 

 

이태원 클라쓰에서 박새로이가 장회장 앞에 무릎을 꿇는 장면
이태원 클라쓰에서 박새로이가 장회장 앞에 무릎을 꿇다

 

 

 

하지만, 드라마의 결론은 결국 박새로이의 손을 들어줍니다. 드라마니깐.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치욕적인 현실이고 상황입니다. 자신이 앞에 있는 대상에게 모든 것을 굴복하고 포기하고 자신이 졌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입니다. 일종의 surrender입니다. 자신이 더 이상 힘이 없으니깐 무릎을 꿇는 것이겠죠. <이태원클라쓰>는 어찌보면 무릎에 관심이 많은 영화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ㅎㅎ흥미롭게 아이들과 정주행했던 드라마였습니다.

 

 

 

 

이태원 클라쓰에서 장대희 회장이 박새로이에게 무릎을 꿇는 장면
이태원 클라쓰에서 장대희 회장이 박새로이에게 무릎을 꿇다(출처: JTBC 홈페이지)

 

 

 

하지만, 오늘 류시화는 말합니다.

 

 

"꽃은 무릎 꿇지 않는다"

 

 

이 문장 너무 멋진 거 아닌가요? 꽃은 생명이고 꽃이니깐 다시 고개를 든다는 것입니다. 사람도 생명이니깐 다시 고개를 들겠죠? 우리가 어떤 환경이나 상황에 부딪혀서 때론 육신의 무릎을 잠시 누군가에게 무릎 꿇는 한이 있어도 우리의 존재는 꽃이니깐, 생명이니깐 무릎 꿇지 않는다는 것!

 

 

꽃은 무릎 꿇지 않는다...

 

 

 

오늘은 류시화의 시집의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이란 시집의 시 '꽃은 무릎 꿇지 않는다'라는 시에 대해 짧은 생각과 감상과 해석을 남겨 봅니다. 태풍이 빨리 지나가서 너무 다행입니다. 인간도 꽃이기에 무릎 꿇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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