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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의 시 '너의 하늘을 보아'

탐독: 탐서/시와 케렌시아

by 카알KaRL21 2023. 11. 1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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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화장실에 마주친 박노해의 시, '너의 하늘을 보아', 이 시를 대하면서 순간 눈물이 날 뻔 했습니다. 박노해의 시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느낌과 박노해 시인에 대해서 알아본 것을 살짝 공유하고자 합니다. 

 

 

 

박노해의 시 '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의 시 '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의 '너의 하늘을 보아'

 

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

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은

네가 가야만 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다시 울며 가는 것은

네가 꽃피워 낼 것이 있기 때문이야

 

힘들고 앞이 안 보일 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

너를 하늘처럼 바라보는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

가만히 네 마음 가장 깊은 곳에 가 닿는

 

너의 하늘을 보아

 

 

할머니이 생신잔치에서 식사하기 전에 잠시 화장실에 갔더랬다. 그랬는데, 화장실에 이 시가 붙여져 있다. 박노해 시인의 '너의 하늘을 보아'. 근데 이 시를 읽는데 갑자기 눈물이 터질 뻔 했다. 그냥 시가 내 마음에 와 닿았다. 사장님이 뭐하시는 분이시길래 이런 시를 붙여놨지? 그냥 마음이 참 좋았다. 박노해가 노동운동을 했는데, 사장님도 거기에 참여하셨나? 뭐 그런 생각까지 하는 지금 이 순간이다. 시는 참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드는 것 같다. 

 

내가 자꾸 쓰러지는 것도, 내가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도, 내가 다시 울며 가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는 말이다. 그러기에 마음이 무너질 때는 내 내면의 가장 깊은 곳에 '너의 하늘', '나의 하늘'을 보아라고 시인은 주문하고 있다. '너의 하늘을 보아', '나의 하늘을 보아'

 

 

 

시인 박노해는 누구인가?

박노해는 1957년생(현 65세)이며, 종교는 카톨릭(세례명: 가스파르)이다. 모친의 종교가 카톨릭인 것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출생지는 전라남도 함평군 함평읍 기각리이며 학력은 선린상업고등학교 야간부이다.

 

박노해 시인의 인스타그램 주소는

https://www.instagram.com/park_nohae/

 

 

대한민국의 시인이자, 노동운동가, 사진작가인 박노해는 1984년 27살에 쓴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은 금서였음에도 불구하고 100만 부가 발간되었고 이때부터 ‘얼굴 없는 시인’이란 호칭을 얻었다. 1991년 사형을 구형받고도 환희 웃는 모습은 보는 이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다. 사형수에서 무기수로 감옥 독방에서 갇혀서도 독서와 집필에 매진했다. 7년 6개월 만에 석방된 후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복권되었으나 국가보상금을 거절했다고 한다.

 

1975년생인 저자는 판소리 가수였던 아버지와 독실한 카톨릭 신자였던 어머니에게 큰 영향을 받았고 16세에 서울로 상경하여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선린상고에서 수업을 들었다. 건설, 섬유, 화학, 금속, 물류 분야에서 일하면서 노동운동을 시작했다.

 

 

박노해는 시인이자 노동자라는 이름에 투쟁가라는 이름이 더하게 되는데, 1985년 김문수, 심상정과 함께 공개적인 노동자 정치조직 ‘서울노동운동연합’(약칭 서노련-여기에 당시 유시민과 만화가 이은홍 화백도 있었다)을 창립하여 중앙위원으로 활동했고 서노련이 정권의 탄압으로 와해되기도 했다. <노동의 새벽>을 출간한 후에 무려 7년의 수배 생활 끝에 1991년에 안기부에 체포되었고 24일간의 고문 끝에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사형이 구형되고 무기징역으로 선고되었다. 그가 법정에서 최후진술한 것은 다음과 같다.

 

“내가 사형장에서 사라지더라도 더 많은 박노해가 나타나 노동자 민중이 주인이 되는 사회를 건설해주길 바란다.”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의 특별 사면으로 7년 6개월 만에 출소했다. 박노해는 <노동의 새벽> 출간 때부터 지금까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다.

 

박노해가 사형선고를 받고 웃는 모습
박노해가 사형선고를 받고 웃는 모습

 

 

2000년대 사진작가이자 평화활동가로 활동하다

2000년 그는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면서 비영리 사회운동단체인 <나눔문화>를 설립하고 반전평화운동에 전념했다.

 

박노해가 사진을 찍는 이유는 아마도 이런 이유인 것 같다. 2010년 박노해가 <나 거기에 그들처럼> 작가와의 대화에서 밝힌 대목이다.

“오로지 사진만을 찍기 위해 현장에 간 적은 단 한번도 없습니다. 이 분들이 절실하게 저의 카메라를 원하실 때, 그 삶의 진실을 알릴 수 있을 것만 같을 때 카메라를 듭니다.(....) 저는 제가 정말 사랑하는 집단이나 미워하는 집단만 찍는 것 같습니다. 약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카메라이고, 강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도 카메라입니다. 카메라를 든 이상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시인이 책상 앞에서 죽을 일은 없지만, 분쟁현장에서 카메라를 들 때는 한 걸음을 더 갈건지, 말건지 늘 결단의 순간마다 목숨을 걸어야 했습니다.”

 

‘너의 하늘을 보아’는 2022년 5월 신작 시집으로 출간된 것으로 박노해의 시집으로 세상에 나온 것은 12년 만인 셈이었다. 3천여 편의 육필 원고 가운데 301편을 묶어 펴낸 이 시집에는 그동안 입에서 입으로 낭송되고 사랑받은 시들, 그러나 책으로는 처음으로 출간되는 시들이 수록되어 있다고 한다.

 

 

포스팅을 하면서 박노해가 노동운동가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특별히 함께 몸담았던 '서노련'에는 정치인인 김문수, 심상정, 그리고 유시민, 이은홍이 같이 활동한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은 다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껴진 대목이었다. 

 

오늘은 박노해 시인의 '너의 하늘을 보아'라는 시를 우연히 접하게 되면서 그에 대한 짧은 감상과 함께 시인 박노해의 이력을 함께 들여다본 포스팅을 해 보았습니다. 너의 하늘을 보아, 나의 하늘을 보아...그렇게 매일 매일 힘을 내는 우리 모두가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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