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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스티보이즈'②-윤계상 윤진서의 "칫솔이 왜 그렇게 많아?"

탐독: 탐미/영화M

by 카알KaRL21 2021. 11. 19.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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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카알입니다. 오늘은 아주 오래전에 나왔던 영화, 13년이나 흘렀네요. 윤계상 하정우 윤진서 주연의 <비스트보이즈The Moonlight Of Seoul, 2008> 두번째 이야기 <윤계상-윤진서 커플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칫솔이 왜 그렇게 많아?" 

INDEX



1. 체호프의 단편 <베짱이>와 커콜드
2. "몇 살이예요?"
3 ."오빠, 여자친구 있어?"
4. "나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 아니야"
5. "너 시작하지 마"
6. "왜 전화 안 받았어?"
7. "칫솔이 왜 그렇게 많아?"
8. "지원이랑 무슨 관계야?"
9. "넌 공사 사이즈도 안 나와"
10. "여기가 텐프로야?"-안마방에서의 슬픈 섹스
11. 칫솔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생태계의 두 남녀
12. 나는 커콜드가 아니야!





1. 체호프의 단편 <베짱이>와 커콜드

단편소설의 대가로 정평이 나있는 러시아 작가, 체호프는 <체호프단편선>에서 짤막하지만 여운이 있고, 담백하지만 우직한 맛을 주는 단편을 많이 기록했는데요. 거기에 보면 <베짱이>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이 단편이야기는 체호프가 의사였기때문에 의사생활의 경험을 토대로 스토리를 기록한 듯 합니다. 이야기는 대충 이렇습니다. 주인공 의사 드이모프는 지금 병상에 누워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내 올가 이바노브나는 바람을 피우고 있네요. 


커콜드란 단어는, ‘아내가 공공연히 바람을 피우는데 아무것도 못하고 참고 지내는 멍청한 남편’을 일컫는 말인데요. 과거 유럽 왕실에서 귀족 부인들을 첩으로 삼고 그 남편들에게 작위를 주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들이 대표적인 커콜드의 사례였다고 합니다(존 치버의 『팔코너』,42p). 그렇다면 과거에는 아내의 불륜행각을 통해 남편이 출세를 했다는 말인데요. 참으로 심각한 현상이었네요. 


네이버박사는 커콜드의 뜻을 이렇게 밝히고 있네요!

cukold


1 바람난 아내를 둔 남자, 오쟁이 진 남자
2 다른 남자 마누라와 바람을 피우다
3 남편 몰래 바람을 피우다




의사 드이모프는 근대판 커콜드인 셈이다. 자신은 죽어가는 육신을 붙들고 전전긍긍하는데, 아내 올가는 바람을 피우고 있으니 말입니다. '교외의 체호프' 존 치버는  '아내가 공공연히 바람을 피우는데 아무것도 못하고 참고 지내는 멍청한 남편'을 커콜드라고 한다고 합니다.





2. "몇 살이예요?"

승우(윤계상)가 있는 호스트바에 여자 세명이 손님으로 등장합니다. 지원(윤진서), 선주(배진아), 주희(홍이주), 이들은 아마 술집여자이거나 비슷한 화류계 쪽에 일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제가 영화를 두번째 볼때 놓친 대목이 있던데요, 윤진서는 안마방에 출근하고 있었습니다. 이 세 여자는 자신을 '텐프로'라고 구라를 칩니다.

텐프로가 뭔지 아시죠? 남녀 불문하고 술집에서 남자를 끼거나 여자를 끼고 술을 마시는 이유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함입니다. 다들 자신의 생의 불만과 고통과 아픔과 스트레스를 보상받기 위해 비싼 돈을 지불하는 것입니다. 세 여자는 몸을 파는 직업에 종사하면서 받은 불만과 고충을 날려버리기 위해 호스트바를 찾은 듯 합니다. 근데 유독 오늘따라 선주가 남자를 가리고 있네요. 결국 마담인 재현(하정우)이 승우(윤계상)를 '우리 가게 에이스'라고 치켜세우는데, 다른 선수들은 다 거절하더니, 선주가 승우를 맘에 들어합니다.  

 

 

선주가 승우를 맘에 들어합니다




선주는 술이 과하게 마셨나 봅니다. 금방 온다고 했던 옆의 파트너, 승우가 바로 오지 않는 것에 대해 선주는 다툼이 일어나게 되는데요,

"빠돌이 새끼!"
"내가 우습게 보여?"

"사장 부르라고 해!"


겨우 중간에 지원(윤진서)이 자제를 시켜 새벽에 일이 마무리됩니다. 하정우는 술값 250만원 중에서 양주값 하나 30만원 제했다면서, 미안하다고 하고 택시를 태워 여자손님들을 보냅니다. 남녀 모두가 술집 호스트나 호스테스에 돈을 지불함으로써 자신의 어느정도의 갑질을 용납받기를 바랍니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는 말처럼, 그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인데요. 몸을 파는 화류계의 여자가 호스트 바에서 파트너가 다른 테이블 정리를 위해 잠시 자리를 옮긴 것에 대해 분노하는 술주정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도 일종의 꼬장입니다. 같은 업계에 종사하는 이들이 서로를 더 이해해 줄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나 봅니다. 그런데, 윤진서는 윤계상을 이해하는 듯 보입니다.

아까 술자리에서 술에 떡이 된 선주 옆에서 승우가 잠시 나가려는데, 윤진서가 윤계상을 발로 막으면서 묻습니다.

 "몇 살이예요?"





3 . "오빠, 여자친구 있어?"

   
      "26"

자신을 텐프로라고 속인 여자,  2차 안 나간다고 구라를  치는 윤진서(지원)와 호스트바의 선수, 윤계상(승우)은 헬쓰장에서 우연히 만나 운동하고 술을 한잔 하게 됩니다. 일본식 가게였는데, 직원이 일본어를 하는데, 사케 추가주문이 안된다고 계속 그러는데, 윤진서가 유창한 일본어로 술을 추가로 무난히 주문합니다. 윤계상의 눈이 휘둥그레지겠죠? 그런데, 윤진서가 "자기 옆에 와서 앉으라"고 합니다. 


"오빠, 여자친구 있어?"


"오빠, 여자친구 있어?"




4. "나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 아니야"

군대 제대하고 3만원 밖에 없는 승우가 재현의 도움으로 호빠에서 '에이스'라고 자리를 잡았지만, 승우는 이제 홉빠에 일한지 3개월 된 초짜임을 지원은 알게 됩니다. 지원은 닳고 닳은 듯한 이 업계의 짠밥을 먹은 듯 하구요. 남자보다 여자가 돈을 더 번다면서 "오빠보다야 많이 벌어"라고 자신의 수입을 이야기하는 지원. 안마업소의 직원인 듯 한데, 1000만원에 350만원짜리 집에 살고 있습니다. 2008년 서울시세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원래 술집 유흥업소나 화류계의 청춘들이 돈을 많이 벌면 많이 벌고 적게 벌면 적게 벌겠지만, 궁극적으로 그들이 마이킹한 것을 갚아나간다지만, 품위유지비(?)가 엄청 들기 때문에 악순환이 연속되는 것입니다. 

 

마이킹이란?
성매매 업소에서 업주에게 성노동여성들이 돈을 빌리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담당 영업진에게 500을 먼저 내려달라고 말하면, 영업진은 성노동 여성이 업소에서 계속 일하면서 돈을 갚아나간다는 전제하에 돈을 내려준다. 이 돈의 수단이 성노동 여성들이 업주에게 경제적으로 속박당하고 성매매에 유입당하는 수단으로 쓰이거나, 혹은 성매매 이탈 방지용으로 쓰인단게 큰 특징이다. 같은 말로는 선불금이란 말도 있으며, 집결지에서 많이 쓰이는 말이다.
(출처: 페미위키)

 

 

승우와 지원이 하룻밤을 같이 보내고 이른바 썸을 타고 있습니다.






5. "너 시작하지 마"

하정우가 윤계상에 당부합니다.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아이들끼리 썸을 타고 관계가 깊어지면 안 된다고 그냥 '손님관리차원'에서만 가볍게 하라고 조언을 합니다. 자신의 연인이 다른 남자와 같이 다니고 놀고 잠까지 자는 것을 견디는 사람은 드뭅니다. 하지만, 윤계상은 이미 마음이 윤진서에게 가 있습니다. 텐프로에다, 일본어까지 잘하고, 착하고 윤계상 눈에 안경(?)이 되어버렸습니다. 


"1,2천까지는 어떻게든 뽑아 먹을 수 있지만, 3천 이상은 지가 좋아야 해주는거야."

하정우가 그렇게 이야기했는데요. 벌써 승우는 집을 이사갈려고 하는 윤진서에게 3천만원을 해줄려고 준비중입니다. 동거를 빌미로 해서 말이죠.


"내가 먼저 해준다고 했다니깐."
"그러니까 공사지."


그래서, 하정우가 윤계상에게 이렇게 다시 주문합니다.


'3000만원을 한번에 못 주니깐 한 달에 300만원씩 할부로 준다고 해'


그러고나서 반응을 살펴보라고 합니다. 진짜 같이 살 마음인지, 아니면 공사치는 것인지 이 말로 테스트해보란 말이죠. 윤계상은 윤진서에게 슬쩍 떠봅니다.


한달에 300만원씩 주면 안 되냐




그러자, 윤진서는 그렇게 하라고 합니다. 윤계상은 슬쩍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윤계상의 이러한 공사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는데요...





6. "왜 전화 안 받았어?"

청춘남녀의 동거는 순조로운 듯 보였는데요. 윤진서는 옷가게에서 일을 하고, 윤계상은 홉빠에서 여전히 일을 합니다. 홉빠 친구가 술자리에서 윤계상(승우)에게 돈 갚는게 중요한 게 아니고 '연락 좀 하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서 덧대기를

"하는 일 빨리 정리하고."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지인들이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우려를 표하지만, 정작 본인 승우는 다른 이의 소리를 듣기 싫어합니다. 사람이 원래 그렇지 않은가요? '쇠 귀의 경 읽기'인 셈이죠.


홉빠에 찾아온 지원과 친구들에게 다짜고자 나가라고 하는 승우입니다



어느 날, 지원(윤진서)이 친구들과 함께 홉빠를 찾습니다. 지원이 남친, 승우의 얼굴을 보고 싶어 온 친구들이 지난 번에 미안한 일도 있고 사과도 할 겸, 술 팔아주러 왔다고 합니다만, 승우는 몹시 불쾌해합니다. 술 팔지 않을거니깐 가라고 쫓아냅니다. 지원이 친구들은 '지원이 남자친구라 참는다'면서 자리를 뜹니다. 승우는 오히려 '앞으로 지원이 만나지 말라'고 지원의 친구들에게 협박조로 말하는데요. 지원과 친구들은 자리를 옮겨 새로운 남자들과 식당에서 술을 마시고 있습니다. 그리고서 만취가 된 상태에서 집으로 들어오는데요, 우리의 순정남 윤계상은 미안해하면서 왜 전화를 안 받냐고 묻습니다. 지원이 늦게 들어오는 날엔 전화 안 받을때가 종종 있었는데요. 

"왜 전화 안 받았어?"
"알았어. 깜빡했어."


그리고 아침에 지원이 밤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기한테 한달에 500만원씩 주는거 두달치만 먼저 주면 안 되냐고 합니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아는 사람이 미국에서 신발이나 의류를 떼다 주면 그걸로 쇼핑몰을 차릴 거라는 지원의 계획이었습니다. 자고 있는 지원이의 핸드폰에 연락처를 따서 전화를 해보니 여자들 목소리가 가득한 가운데 한 남자가 전화를 받습니다.  영화는 승우가 밤에 홉빠를 출근하면 지원은 나이트클럽에서 친구들을 만나기도 하는데, 거기서 예전에 알던 세훈과 마주칩니다. 세훈은 이전에 지원의 집 앞까지 지원을 데려다주기도 한 친구였는데요. 앞으로 이야기 할 칫솔의 주인공 중에 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네요. 무언가 균열의 조짐이 보이는 커플입니다.




7. "칫솔이 왜 그렇게 많아?"

승우가 자고 있는 지원 옆에서 웁니다. 왜 우냐고 지원이 묻자, 승우는 나쁜꿈을 꿨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너 혼자 사는데, 왜 이렇게 칫솔이 많아?"

"그 많은 칫솔 네가 쓰진 않을거 아냐?"

"나 오빠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다."


승우가 창쪽으로 돌아누우면서 계속 웁니다. 

"칫솔이 왜 그렇게 많아?"


두 커플이 지원의 집에서 처음으로 자고난 후 그때부터 죽 걸렸던게 칫솔이었습니다. 무슨 여자가 혼자 사는 집에 칫솔이 10여개가 넘게 꽂혀 있었으니깐요. 승우의 의혹이 증폭이 되기 시작합니다. 





8. "지원이랑 무슨 관계야?"

옷장사를 하는데 돈을 대주기로 한 승우는 지원이가 세훈을 만나러 가는 길에 자신이 기어코 태워주고자 합니다. 그리고 세훈을 만납니다. 지원은 승우가 세훈을 만나는 것을 껄끄러워했는데요, 승우가 세훈을 만나려고 하니깐 지원은 계속 만류합니다.

"오빠가 왜?"
"그 사람은 우리랑 틀려."

"그런 관계 아니야."

그런 관계? 여기서 승우는 빡칩니다. 자신은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지원 자신이 구려서 '그런 관계'라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지원이랑 무슨 관계야?




단호하게 승우는 세훈을 만납니다. 큰 대로에서 세훈의 멱살을 잡으면서 묻습니다. 

"지원이랑 무슨 관계야?"
"너, 지원이랑 잤지?"


쪽팔린다면서 승우의 이런 행동을 지원이 제지하고자 합니다.

-퍽!

승우가 지원의 얼굴을 가격합니다. 지원의 얼굴에서 피가 흐릅니다. 


"잤어? 안 잤어?"


승우의 분노가 폭발합니다. 




9. "넌 공사 사이즈도 안 나와"

"칫솔이 왜 그렇게 많아?"에서 시작된 불씨가 이렇게 불바다를 만들게 됩니다. 하지만 승우의 이런 일련의 행동은 지원을 향한 순수한 애증이었다고 보고 싶습니다. 결국 두 커플은 헤어지게 됩니다. 도로변에서 피 흘리면서 주저앉은 지원을 놔두고 집으로 돌아온 승우, 한참 후에 도어락이 열리면서 지원이 들어옵니다. 


"내 몸에 손대지 마."
"나 만나면서 계속 만났지?"


"씨***야! 다 끝내!"
"야, 네 눈에 내가 개*밥으로 보이냐?"

"야, 네가 먹은거 다 토해 내."
"이천이 넘어..."

"그 돈 몇 푼으로 내가 네꺼라도 된 줄로 아니?"
"넌 공사 사이즈도 안 나와."


폭력이 오 간 남녀관계는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두 사람이 헤어지면서 "넌 공사 사이즈도 안 나와"라는 이 말은 안 했으면 좋았을텐데, 안 그래도 '수많은 칫솔'때문에 복잡한 승우인데, 승우의 마음의 의혹과 의심을 더 커지게 만들어버립니다. 
 



10. "여기가 텐프로야?"-안마방에서의 슬픈 섹스

이삿짐센터에서 이삿짐을 정리하는 가운데 승우는 지원의 주소를 알아보고 찾아갑니다. 지원이 어느 가게로 출입하는 것을 봅니다. 안마방이었습니다. 승우가 기다리고 지원이 들어옵니다. 지원인 손님이 승우를 알아보고 나갈려고 하지만 승우가 잡습니다.


"여기가 텐프로야?"

"야 씨**아. 내가 잘못했어?"
"나 돈 냈어. 일루 와. 나 손님이야, 손님이야."
"씨***야..."

둘은 슬픈 섹스를 합니다. 


"씨*, 씨*, 좋아."


프런트로 지원이 전화를 합니다. 

"삼촌, 손님 나가요."




11. 칫솔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생태계의 두 남녀

문득 생각해 봅니다. 객관적으로. 정말 지원이가 승우를 공사칠려고 했을까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윤진서, 지원도 순전한 마음으로 승우, 윤계상을 좋아했을 것입니다. 남자관계가 복잡할 수 밖에 없는 그 화류계의 생태계 속에선  '칫솔이 그렇게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 칫솔이 많았지만, 칫솔이 거기에 하나만 있었다고 해도 지원과 승우가 그런 마아블링 같은 생태계에서 먹고 자고 살고 숨쉬는 한 어쩔 수 없는 노릇입니다. 두 사람의 진정성과 순전한 마음은 이제 더 이상 회복이 불가능하게 되어버리는데요. 



칫솔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생태계의 두 남녀의 사랑과 애정은 결국 스크래치  날 수밖에 없고, 다칠 수 밖에 없습니다. 승우가 칫솔 많은 지원을 속상했듯이, 지원 또한 승우가 손님관리차원에서 손님들과 연락하는 게 신경에 거슬렸거든요. 




12. 나는 커콜드가 아니야!

승우가 엄마의 보석상에서 지원에게 목걸이를 선물을 해주는데요. 이름은 지원이라고 부르지만, 얼굴은 명아입니다(이 대목이 자막과 함께 보지 않으면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저도 두번째 볼때서야 알았거든요). 갑자기 등장한 낯선 명아가 지원으로 불리고 있네요. 아마 승우의 무의식 속에선 자기가 이상적으로 여기는 지원의 모습을 딴 여자로 구현한 게 아닌가 싶은데요. 엄마의 가게에서 보석을 샀으니 당연히 가격을 지불하지 않고 나가려는데, 직원이 붙잡습니다.

 

-돈 내라고. 승우가 외칩니다.

 

-이거 우리 엄마가게이고, 다 내꺼라고.

그런데 직원이 팔을 붙잡고 놔주질 않네요. 엄마는 지원이라는 명아와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 이야기를 듣지도 않습니다. 

꿈이었네요.




지원의 집으로 찾아가는 승우. 하지만, 지원은 승우를 지나쳐 갑니다.

"너 이제 나 아는 척도 안하냐?"
"나 안 보여?"
"너한테 나는 뭐야?"
"나는 사는 것 자체가 피곤한 애야."
"진짜 내가 네한테 왜 이런다고 생각해?"
"돈 때문에 그래?"
"너 그렇게 살면 안돼."
"다시 시작하자."



승우의 진정어린 호소가 담긴 갈구입니다. 지원이 공사 칠 애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아니 아직도 지원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단지 칫솔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원은 단호합니다.


'너만 없어지면 된다'고 '꺼지라'고 이야기합니다. 승우는 지원의 이 말에 도저히 참을 수가 없습니다. 승우는 지원을 만날 때 자신이 준비했던 식칼을 한번 떨어뜨렸거든요. 지원이 승우에게 조금만 더 신경썼더라면 그 칼을 볼 수 있었을텐데요. 지원은 승우에 모든 것에 대해 정신줄 놓은 상황입니다. 그러니 승우도 지원에 대해 정신줄을 놔 버립니다. '다시 시작하자'는 말은 승우의 최후통첩이었던 셈입니다. 


"아파..."
"차가워..."


앞에서 체호프 이야기를 했는데, 승우는 '나는 커콜드가 아니야'라고 외치는 듯 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자신의 애정의 대상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에 액션이 터져 나온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칫솔이 많은 생태계군인 두 남녀는 오해로 인한 불통이 넘사벽이 되고야 말았습니다. 칫솔이 많기 때문에 더 서로를  믿고 의지해야 하는데요, 서로를 향한 균열이 나중에는 두 사람의 애정의 공든 탑을 여지없이 무너뜨리고야 마는데요.  



솔직히 승우(윤계상)는 커콜드는 아니었습니다. ‘아내가 공공연히 바람을 피우는데 아무것도 못하고 참고 지내는 멍청한 남편’란 뜻의 커콜드는 아니었습니다만, 그 반대이면 반대였죠. 하지만, 결국 두 연인은 그 오해와 불신의 벽을 뛰어넘지는 못합니다. 




이상, 윤계상.윤진서의 '칫솔이 왜 그렇게 많아?' <비스티보이즈> 두번째 이야기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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