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블루스 18회 다시 읽기 옥동과 동석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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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블루스 18회 다시 읽기 옥동과 동석①

탐독: 탐미/TV 프로그램

by 카알KaRL21 2022. 6. 6.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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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가 이제 거의 결말부분으로 치닫고 있는데요. 마지막 테마인 '옥동과 동석'의 첫번째 스토리가 오늘 펼쳐지겠습니다. 사연많은 제주도 푸릉마을의 이야기는 '옥동삼촌과 아들 동석'의 이야기로 피날레를 장식할 듯 합니다.

 

 

 

우리들의 블루스 옥동과 동석 포스터
우리들의 블루스 옥동과 동석

 

 

"내가 어멍이 어디 있어?"(내가 엄마가 어디 있어?)"

엄마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싫어하는 동석(이병헌 분)은 음식점에서 된장찌개를 잘 한다고 하니 된장찌개를 싫어한다고 하자, 아줌마가 '된장 싫어하는 사람도 다 있네'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김치찌개를 시켜 먹는대요. 된장이 싫은 게 아니라 된장과 관련된 사람이 싫어서 그 음식도 싫어하는 게 인간입니다. 서울에서 물건을 떼고는 선아(신민아 분)에게 연락을 해서 갑자기 자기가 나타나면 어떨 것 같냐고 하니 '엄청 반가울 것 같애'라는 문자에 기분이 좋아진 동석입니다. 아무래도 동석이 선아얼굴을 보고 제주도에 내려갈 요량인데요. 밤을 새고 장을 보고 잠을 잘려고 하는데, 모친이 옥동(김혜자 분)이 연락이 옵니다. 전화를 받지 않고 내버려두자, 또 연락이 오는데, 이번엔 은희 누나의 전화입니다. 동석의 모친, 옥동삼촌이 시한부 암, 말기 암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자 동석이 대구합니다.

 

 

"너네 어멍 암이다. 말기암"

"내가 어머잉 어디 있어?"

"그래서?"

"병원에서 손 못 쓴다고. 죽기로 작정해씬디. 아무래도 곧 가실 것 같다. 곧 오라 당장.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모친 옥동에 대한 신경을 쓰지 않고 선아얼굴 보려고 선아 사무실 앞에서 기다리면서 전화하는 찰나에 선아 전 남편 태훈과 열이가 같이 만나는 장면을 보면서 순간 충격을 받는 동석입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이혼으로 끝이 났나 싶었는데, 열이로 인해 전에 싸우고 다투는 장면과는 판이하게 화기애애하게 저녁을 먹으러 가는 듯 해서 너무나 화가 난 동석은 차를 몰고 가면서 클락션을 몇 번씩이나 세게 울리면서 떠나갑니다. 선아가 그 소리를 듣고선 동석임을 눈치는 채긴 챕니다. 동석은 엄마 옥동의 일로도 기분이 안 좋은데, 선아와 전 남편이 같이 있는 것으로 인해 너무 신경이 쓰여 멘붕이 온 듯 합니다. 제주도에 내려와 혼자서 버너에 라면을 끓여먹으면서 뜨거운 국물을 냄비 채 마시다가 그만 라면 국물을 옷에 쏟고선 망연자실해하는 동석입니다.

 

 

 

 

 

"넌 자식만 보고 살라"

시청자가의 초미의 관심사인 춘희삼촌의 아들, 만수가 정신을 차렸나 봅니다. 한달 넘는 시간동안 의식이 없었는데, 이제 의식을 차리고서 은기와 만수의 아내, 해선(민지아 분)가 동영상을 보내 준 것으로 작가는 만수의 회복을 처리합니다. 만수가 회복되기를 그렇게 은기가 달 백개 운운하면서 빌었는데, 그 마음이 통했다는 것을 드라마는 보여줍니다. 인생이그렇게 되면 참 좋겠습니다. 그래도 스토리상 비극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회복의 희망을 보여준 것이 너무 좋네요. 그래서 스토리는 힘이 있는가 봅니다. 첩으로 살았던 종우, 종철 제사음식을 손수해서 목포로 싸 가지고 갈려고 하는 옥동삼촌을 위해 영옥(한지민 분), 은희(이정은 분), 별이(이소별 분), 달이(조혜정 분, 찾아보니 배우 조재현의 딸이네요), 그리고 춘희삼촌까지 음식을 거들고 있습니다. 옥동삼촌이 춘희삼촌에게 만수가 회복된 게 너무 좋아서 휴대폰의 동영상을 보자고 하고 돈내라고 해서 만원 지폐를 주고 같이 보는 대목이 참 정겹습니다. 한편 옥동삼촌은 내일이라도 죽을 사람처럼 정준이더러 트랙터로 밭을 다 갈라고 주문을 합니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떠날 사람처럼 그렇게 첩이었지만 남편의 제사음식을 준비하는 옥동삼촌입니다. 그러면서 춘희삼촌에게는 이 말을 남깁니다.

 

"넌 자식만 보고 살아"

 

 

 

 

"네가 지라(네가 져라)"

동석이 옥동삼촌이 시한부 말기 환자인데 목포동행을 거절한다는 이야길 듣고 인권(박지환 분), 호식(최영준 분), 은희(이정은 분), 정준(김우빈 분)이 모여 술 한잔 하면서 이야길 청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동석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목포 동행을 다그칩니다. 옥동삼촌이 동석 부친이 죽고 한달도 안 되서 종우, 종철의 아버지의 첩으로 들어갔는데요. 친구 아버지의 첩으로, 그것도 아버지 죽은 지 한달도 지나지 않아 그 집에서 지내는 삶이 동석에겐 지옥이었는데요. 아버지의 친구였던 남자의 방에 들어가 불을 끄고 이불에서 부시럭거리는 소리를 듣고 본 동석은 어머니 옥동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은희도, 호식도, 인권도 다 이해한다면서 마지막 도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동석에겐 씨도 안 먹힙니다.

은희가 대답합니다.

 

 

"네가 지라! "

"안 져"

"끝내라. 우리가 장례 지내줄테니깐. 엄니 돌아가시면 이 지긋지긋한 관계도 끝내라."

"안 져!"

 

 

동석이 많은 여자를 만났지만, 결혼생각을 안 하는 이유가 혹여나 만나는 여자가 강옥동 여사를 닮았을까봐 라고 합니다. 

 

 

"날 이해해? 뭘 이해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동석은 옛날 부친의 죽음 후 한달 만에 시집가는 날 어머니를 말리자, 따귀를 맞았던 일을 떠올리면서 소주 담아 마시던 맥주잔을 깨버리고 나갑니다.  영옥이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나 보다고, 다른 사람들도 우리가 할만큼 했으니 이제 그만하자고 손을 놓으려고 합니다. 

 

 

 

 

 

 

물을 수 있을 때 물어! 따질 수 있을 때 따져!

그토록 증오했던 엄마 옥동이 암환자라고 하는게 기분이 이상하다고 동석은 정준에게 말합니다. 그리고서 집에 도착했을때 선아에게서 전화가 걸려옵니다. 근데 중요한 것은 선아는 동석에게 강요하지 않고 다그치지 않고 엄마와 목포동행을 거절하고 싫어하는 동석이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묻자 "글쎄!"라고 하다가 "그럼, 가지마!" 라고 합니다. 동석을 제일 잘 이해하는 선아는 그렇게 공감하면서 대처합니다. 그리고 동석이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합니다.

 

 

"아방은 물질하다 죽고, 3년후에 물질하다 누나 죽고, 나 밖엔 어망 밖에 없었는데, 종우, 종철 집에 살러 들어갈 때 제일 먼저 한 말이 먼지 아냐? 인제 어멍한테 어멍이라 부르지 말고 작은 어멍이라 부르라 이제 종우, 종철 어멍이 네 어멍이다."

 

"그 여자는 내 어멍이 아니다"

 

 

그러다가 싸대기를 개 패듯이 때린 엄마 옥동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동석은 시키는 대로 작은 어멍이라고 부릅니다. 생전 처음으로 하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그 집을 나올 때 동석은 집 안의 패물과 돈을 훔쳐서 달아나면서

 

 

"이 돈은 내가 종우, 종철에게 맞은 깽값이다"

 

 

라고 하면서 옥동에게 같이 도망치고 뜨자고 했지만, 엄마 옥동은 붙잡지도 않고 한다는 말이 "도둑놈의 새끼" 였다고 합니다. 동석이 첩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종우와 종철에게 엄청 두들겨 맞았는데, 그걸 참고 참고 살던 것을 선아는 다 알고 있었죠. 

 

"우리 어멍은 왜 우리한테 늘 당당하냐!"

"성질같아선 오지게 한판 붙고 싶다...."

"그렇게 하는 것도 나쁜 것 같지 않아. 나는 지금도 따지고 싶거든. 어떻게 딸내미 보는 앞에서 바다에 뛰어들 수 있는지. 나는 당신에게 진짜 아무것도 아니었는지. 하지만 나는 지금 따지고 싶어도 못 따져. 오빠는 그러지 마!"

 

"물을 수 있을 때 물어? 따질 수 있을 때 따져! 나를 사랑한 적은 있었냐? 나를 자식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냐? 자식이 쳐맞고 있는데, 왜 가만히 있었냐? ....나중에 더는 궁금한게 하나 없게" 

 

 

그렇게 조언을 해 주는 선아입니다. 선아는 자신을 두고 바닷에 차를 몰아 뛰어든 아버지에게 이유를 물어보지 못해서 한이 맺힌 딸이었기 때문이죠. 선아가 동석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서 동석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풀렸습니다. 전 남편과 만난 것은 순전히 열이 때문이라며 동석의 오해도 풀어주고 담주 초에 휴가를 내서 동석을 보러 내려 올거라고 합니다.

 

 

"자고 가?"

"그럴려고."

 

 

지금 선아 옆에 동석이 있었다면 안아줬을 거라고 했거든요. 

 

 

 

 

 

인생 정리하시게?

선아와의 통화를 통해 모친 옥동과 목포동행을 결심한 듯 합니다. 시장의 인권의 순대국밥집에서 밥을 같이 먹으면서 새벽4시 배로 가자고 약속을 하고 동석이 자릴 뜨자, 옥동삼촌 식욕이 더 돋았는지 "국물 더 주라"고 합니다. 다들 옥동삼촌의 건강을 비는 말을 합니다. 그런 사이에 영주(노윤서 분)의 산통이 시작되었고 정현(배현성 분)과 인권, 호식 다같이 병원으로 달려가고 곧 영주가 출산을 시작하는가 봅니다. 

 

새벽 2시가 넘어가는데 옥동은 방을 닦고 글자공부를 하고 동석이 픽업을 왔는데도 화장실 청소를 합니다. 그리고서 방의 짐을 정리해 밖에 버려달라고 하자 시간이 없다면서 왜 이리 늑장인지 화가 나는 동석, 자신의 생의 마지막이라도 되는 양 모든 것을 정리하는 노인네가 불편한 동석입니다. 

방안에 걸린 사진에 자신의 가족사진, 자기 사진이 놓여져 있는 것을 봅니다. 개밥까지 다 챙기고 종철이 무말랭이 좋아한다고 평상의 그것까지 챙기고 차문까지 닫아달라는 옥동삼촌이니, 화가 날대로 나는데, 춘희삼촌도 만수보러 같이간다고 해서 가니 또 아이스박스 짐이 한 가득입니다. 어른들은 짐을 실을 때 한꺼번에 미리 이야기해주면 되는데, 하나씩 하나씩 짐을 챙기고 또 챙기고 그러니 더 짜증이 나는 동석입니다. 차에 기름에는 불이 들어왔는데, 뱃시간을 못 맞출까봐 급하게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부두에 도착하니 배가 막 떠나고 난 뒤였습니다. 아뿔싸!

 

그때, 옥동삼촌이 하는 말입니다. 

 

"아침 먹고 커피 마셔요."

 

 

 

 

 

Epilogue...

제가 대학때 자서전을 한번 써 본적이 있습니다. 연대순으로 의식의 흐름대로 쓰다가 10대를 마무리하지 못한 채 대학노트에 그대로 담겨져 있는데요. 제가 그 자서전을 쓴 이유가 당시 제가 자존감(Self_esteem)에 대한 심리학 서적들을 읽다가 자신의 자아에 대해 공부하고자 한다면 자서전을 써보라는 작가의 권유에 의해서였습니다. 당시 상담심리쪽으로 책을 몇 권 읽었는데. 거기서 중요한 단어를 하나 발견했는데 바로 '성인아이'라는 키워드였습니다. 몸은 어른이 되었는데, 생각과 감정과 표현은 여전히 어린아이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단계를 말하는 데요. 어릴 적 부모가 알코올 중독, 일중독이거나 이혼 등의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흔히 등장하는 증후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꼭 그런 불우한 환경이 아니더라도, 저처럼 너무나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다고 하더라도,  한 인간이 자라나면서 저마다 한 두 가지의 영역에서는 성인아이의 증후가 나타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건 아무리 부모라도 완벽한 인간은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몸집은 어른인데, 유독 상처받은 영역에선 소통이나 표현이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죠. 저는 굉장히 내성적이었던 제 성격을 고치고 싶었기도 했고, 그래서 어릴 적 제 자신의 정서 속으로 자서전이란 도구를 통해 들어가 보았던 것이죠.

 

 

 

동석은 이미 나이가 어른이 되고도 남았는데, 어린 시절의 엄마에게서 받은 상처로 인해 불통, 거절, 거부, 무시의 태도로 지내왔던 것입니다. 그것도 일종의 '성인아이'의 증후라고 볼 수 있죠. 그래서 지금 동석은 모친인 옥동의 임종의 순간이 다가오는 시점에 그 부분을 해소하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동석이 지금 모친과 화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친과 화해하면서 자신의 어린 시절의 상처받은 부분을 해소하고 보듬어주는 소통으로 나아가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 완벽한 가정은 없습니다. 하지만, 화해할 수는 있거든요. 그래야 후회가 없고 내 자신이, 내 자아가 온전히 자유로울 수 있거든요.

 

 

 

"물을 수 있을 때 물어? 따질 수 있을 때 따져!...성질대로 한판 오지게 붙어보는 것" 그게 성인다운 태도이니깐요. 그래서 불통을 소통으로 바꾸어야 후회가 없다는 점이겠죠. 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참으면 곪아서 나중에 터집니다. 오히려 빨리 터지는 게 문제해결에 더 좋은 방법입니다.

 

 

 

 

tVN 인생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18화는 옥동삼촌과 동석의 모자관계를 들추면서 해묵은 상처와 아픔을 더듬고 불통을 소통으로, 상처를 화해로 나아가게끔 하고자 하는 노희경 작가의 의도가 보이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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