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사람들 3회 다시 읽기-사랑의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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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사람들 3회 다시 읽기-사랑의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

탐독: 탐미/TV 프로그램

by 카알KaRL21 2022. 2. 2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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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기상청사람들> 3화리뷰를 내 멋대로 콜라보해서 즐기는 포스팅, 지금부터 카알과 함께 가 보겠습니다. 이번 회차는 <환절기>란 주제로 스토리가 진행되겠습니다. 어떤 스토리가 펼쳐질 지 한번 볼까요?

 

 

 

 

 

기상청사람들 포스터입니다&#44; 송강과 박민영이 주연이네요
기상청사람들(출처: JTBC홈페이지)

 

 

1. 14년 만에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엄동한


14년 동안 떨어져서 지방에서만 근무하던 아빠가 본청으로 발령을 받아 집에 불쑥 들어왔습니다. 아빠 엄동한은 자기 집이니깐 그냥 자연스럽게 집으로 온 것이지만, 아내와 딸은 불청객마냥, 이방인처럼 대우합니다. 가족이라도 떨어져 지내다 보면 모든 게 익숙하지 않습니다. 가족이 피로 연결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함께 공동생활을 하지 않는 그것이 얼마나 큰 심리적인 거리를 두는지, 그래서 가족도 물리적인 거리가 가까워야 심리적인 거리도 가깝워질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엄동한이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을 문을 열어두고 소변을 보는데, 딸이 그 장면을 보고 약간 충격을 받습니다. 아내는 달려와 남편은 나무랍니다. 흔히 집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남편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 모녀에겐 당황스러운 일입니다. 아내는 남편을 타박하자, 남편은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머리를 긁습니다. 아빠가 불쌍해 보입니다. 가족을 위해 달려왔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아빠의 자리, 아빠의 존재감이 허물어지는 느낌인데요. 그러나 엄동한은 다소 씩씩한 듯 해서 다행입니다. 엄마는 딸에게 조용히 다가가서 아빠한테 너무 그러지 말라고 합니다. 그러자, 딸이 한 마디 합니다.

 

"나도 아빠하고 살아본 적이 없어서 그래."


우리가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다 보면 내 생애 아이는 처음이라, 부모노릇은 처음이라고 변명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도 생전 부모는 처음이거든요. 우리는 다들 그렇게 낯선 모습을 익숙한 모습으로 바꾸어 가면서 가정이라는 공동체를 이루어가는 것입니다. 가족이 아무리 가족이라도 물리적으로 너무 거리를 두면 심리적인 거리까지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해 둬야 할 것 같습니다. 

 

 

 

 

 

2. 삐걱거리기(?) 시작하는 한기준과 채유진 부부

 

CC커플로 시작해서 10년동안 연애해서 결혼하기로 했다가 파혼한 한 남자와 동거하던 남친을 차버리고 바람피워 결국 결혼까지 성공한 한 여자! 처음에는 너무 달달하기만 합니다. 남편이 아침까지 단아하게 셋팅해두고 포스티잇에 메모까지 챙겨주는 센스를 보여줍니다. 남편은 전 여친이었던 직장상사, 총괄2팀 과장 진하경(박민영)이 자신에게 적의를 가지고 대한다고 지레 짐작하면서 기상예보의 오더order를 내려주지 않는다고 했다가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합니다. 한기준(윤박)이 찌질남으로 연기를 잘 하고 있습니다. 하루종일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집안이 완전 엉망입니다. 아내 채유진이 아침에 출근하면서 집안을 정리하지도 않고 정신없이 출근을 했나 봅니다. 채유진은 본청에서 다시 전 동거남(송강)을 보니 기분이 안 좋습니다. 그러나, 이시우(송강 분)는 본청으로 파견왔다가 이제 아예 발령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남편, 한기준이 아파트 문제 때문에 진하경과 대화하다가 동네 똥개도 다 들을만큼의 데시벨로 수모를 당한 것을 자기만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퇴근길이 먹구름입니다.

 

 

 

시청자는 알고 있습니다. 진하경이 사는 아파트에 한기준의 지분은 반의 반도 안 되는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근데 한기준은 절반의 지분을 달라고 했던 미친! 근데 더 열 받는 건 텔레비전을 산다고 해 놓고 반/반 씩 부담하자고 했다가 기준의 카드한도가 넘쳐서 결국 절반값인 120만원을 진하경이 보냈던 과거가 있습니다. 그런데, 진하경이 우여곡절 끝에 TV를 중고거래로 팔려고 내어왔는데, 시리얼 번호를 보더니 연락이 와서 그거 해외직구 아니냐고? 원래 가격이 120만원짜리라고 한 소리 듣습니다. 결국 한기준이 진하경을 속인 셈이네요. 이런 연인과 파혼한 건 너무나 잘한 듯 싶네요. 결혼하면 터질 문제가 불을 보듯 뻔한 형국이니 말입니다. 

 

 

 

어질러진 집안을 정리하는데, 채유진(유라)이 애써 표정을 숨기면서 남편에게 웃으면서 대하지만 남편도 짜증이 나는 겁니다. 남편 대신 아내인 채유진이 정리한다면서 터질듯한 쓰레기봉투를 더 힘을 줬다가 쓰레기봉투가 터져버립니다. 쓰레기봉투에 누런색 테이프를 몇 군데나 바르고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채유진은 옛날 남자 친구, 시우를 생각합니다. 시우는 쓰레기버리는 일은 절대 자신에게 양보하지 않았다는 추억을 떠올립니다. 채유진이 버리고 간 테이프로 덕지덕지 커버한 쓰레기봉투가 꼭 한기준과 채유진 커플의 초상화 같은 느낌입니다. 

 

 

 

3. 엄동한과 진하경-직장상사의 잊지 말아야 할 도리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제일 열 받을 때가 직장위계질서가 무너지는 것입니다. 그것은 굉장히 거창한 것이라기 보다는 굉장히 사소한 것이도 한데요. 하지만, 그 사소한 것이 직장생활을 무너지게 할 만큼 기분 나쁜, 자존심 상하는 일입니다. 진하경이 엄동한 보다 훨씬 어리고 후배이지만, 유능하기 때문에 일찍 승진을 하게 됩니다. 진하경이 스위스인가 유학을 갈 지도 모를 상황에서 엄동한이 지방에서 본청으로 플랜B의 차원에서 온 것인데요. 결국 진하경은 남게 되고 나이 많은 선배 엄동한은 진하경의 부하직원이 되는 형국입니다.

 

 

 

그런데, 진하경이 오늘 어젯밤 시우와의 원나잇으로 인해 지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총괄2팀과장 진하경(34세)이 통보관 김수진(26세)에게 전화를 해서 선임예보관 엄동한(49세)에게 회의진행을 부탁하라고 지시합니다. 그런데, 과장 바로 밑 직원이 엄동한은 회의시간이 지나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통보관이 2번씩이나 부탁을 해도 요지부동입니다. 이게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요. 왜 우리는 박민영의 팬이니깐.

 

 

그런데, 나중에 진하경과 엄동한이 솔직하게 대화를 나눕니다. 직장생활하면서 이럴 때 진짜 기분 나쁩니다. 선임이라고 해놓고선 그 위계질서를 거슬러 오너와 대화를 하고 모든 절차와 단계를 뛰어넘어버리는 이런 경우,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마음 무너지게 만드는 일입니다. 엄동한이 이 부분을 짚어줍니다. 진하경이 나이가 어리지만 상사이기에 명령과 오더를 내릴 때는 바로 밑의 직원인 자신에게 직접 내리지 않고 삥 둘러서 간접명령이 내려온 그 절차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아무리 나이가 많고 선배여서 말하기가 뭐하더라도 직접 오더를 내리는게 적합한 것이지 불편하다고 둘러서 접근하는 게 더 맘에 들지 않는다는 것을 피력해 준 것입니다. 이런 대목은 우리가 직장생활하면서 흔히 부딪힐 수 있는 광경입니다. 

 

 

기상청사람들

 

 

4. '네가 왜 거기서 나와?'의 진하경와 이시우

드라마<서른 아홉>에 보면 손예진과 썸탈 것 같은 남자와 원나잇을 합니다. 손예진은 인제 병원 일을 좀 쉬고 미국으로 골프여행을 1-2년 계획중입니다. 그래서, 손예진은 그 훈남에게 아무렇지 않게 대할려고 합니다. 그게 잘 되나요? 그런데, 하룻밤 사고로 퉁치고 자신의 길을 갈려고 하는데, 자신이 맡기고 갈려는 병원의 차기원장자리에 하룻밤을 보냈던 그 남자가 떡 앉아 있습니다(드라마 스포가 은연중에 나왔음을 양해바람).

 

'네가 왜 거기서 나와?'

 

드라마 <서른 아홉>과 <기상청 사람들>의 전개가 엇비슷하네요.

 

 

 

진하경이 신혼살림용으로 준비한 가전도구를 중고거래로 팔고자 하는데, 이번엔 공기청정기입니다. 직거래가 성사되고 바로 공기청정기를 찾아가겠다고 구매자가 집으로 찾아와 벨을 누릅니다. 헐!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이시우와 하룻밤을 보내고 출근한 오늘 하루의 진하경은 혼돈 그 자체였는데요, 이시우가 목격한 진하경의 아파트는 말 그래도 파혼녀의 정리되지 않은 혼돈이 널부러져 있었던 것입니다. 신혼살림집에 들어간 물건들을 한기준에게서 받긴 받았지만, 정리가 안되는 진하경에게 시우가 조목조목 정리를 도와주는 듯 합니다. 

 

 

"한번 잤다고 사귀자고 안 합니다."

 

'네가 왜 거기서 나와'버렸고, 그 덕에 진하경의 살림정리(?)를 도와줄 수 있었던  이시우에게 진하경이 저녁을 삽니다. 바지입은 박민영의 모습이 참 단아하게 보여집니다. 34살의 직장상사 박민영과 29살의 부하직원 송강에게서 시그날이 보여질려고 합니다. 진하경은 한기준과 추억이 많이 쌓인 집을 처분하려고 애쓰는데, 이시우는 이런 대사를 날립니다.

 

"사람이 들어갔다 나갔다고 마음까지 처분할 수 있나요?"

 

회사 사람들 앞에서 팩폭으로 시원한 사이다를 전 남친에게 날려버린 진하경이지만, 진하경의 마음은 여러모로 쓸쓸한 가 봅니다. 그런데, 그 옆에 이시우가 달달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아침부터 지각에다 회의도 버퍼링이 심했고 하루종일 어수선했습니다.

 

 

 

 

5. 환절기를 맞이하는 두 주인공

"역시 환절기는 애매하다"

 

사람이 떠나가고 또 다른 사람을 만날 공간과 여백이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 가운데 집은 폭탄을 맞아 있고, 진하경의 엄마는 소주를 들이키자 언니는 오늘 집에 들어오지 말라고 합니다. 부모 마음이 다 그렇지 않습니까?

 

"약은 먹었나요?"
"닭이나 먹어!"

 

이 대사가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시우가 하경에게 감기를 걱정하며 '약은 먹었나요?'라고 합니다. 달달한 시우가 하경에게 감기약도 사줬거든요. 그런데, 하경이 '닭이나 먹어'라고 응수합니다. 이 대사, 약과 닭의 발음이 티키타카가 좋습니다. 약! 닭! 무슨 시도 아니고, 드라마 대사를 이렇게 감칠 맛나게 만들었네요. 

 

"과장님, 나 좋아해요? 그런것 같아서요.
근데 나는 썸은 안 탑니다...좋으면 사귀는 겁니다. 어느 쪽이예요?"

 

 

사랑의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 서 있는 이시우와 진하경의 로맨틱 코드가 달달합니다. 유난히 버벅대는 진하경을 연기하는 로코퀸의 박민영의 연기가 돋보입니다. 박민영의 오피스걸 룩, 특히 바지입은 모습도 너무 멋집니다. 작은 키인데, 키가 작아보이지 않네요. 윤박과 유라의 망가지는 연기도 기대해 봅니다.

 

 

황폐해진 두 남녀(송강 VS 박민영)와 황폐케 한 두 남녀(윤박 VS 유라), 그들의 이야기가 가진 신선함이 JTBC드라마의 시청률 흑역사를 커버해 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기상청 사람들>은 JTBC드라마로 매주 토/일 밤 10시 30분 방송됩니다. 넷플릭스에서는 다시보기가 가능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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