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사람들 4회 다시 읽기- 가시거리 + 워라벨 + Begin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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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사람들 4회 다시 읽기- 가시거리 + 워라벨 + Begin Again

탐독: 탐미/TV 프로그램

by 카알KaRL21 2022. 2. 2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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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사람들>을 흥미롭게 보는 1인으로 4회의 이야기를 다시 읽는, '드라마를 읽다' 이 정도의 포스팅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보신 분은 굳이 보시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냥 혼자서 즐겁게 글치기하는 수준입니다. 

 

 

 

 

기준과 유진의 뒤엉킨 신혼생활

한기준(윤박)이 쓴 칼럼 때문에 상사한테 한 소리를 듣는다. 기상청대변인이어서 매월 쓰는 칼럼이 있는데, 그게 맘에 들지 않았나 보다. 그러면서 상사가 한 마디의 돌직구를 날린다.

 

 

"결혼하면 좀 나아질 줄 알았는데...긴장 좀 하자."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면 끝인줄 알지만 결혼을 하면서 서로를 보듬어 안고 가야하는데, 결혼하고 얼마되지 않아 기준은 예전 여친(하경)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이럴 때 이렇게 해줬었는데...뭐 그런 거 있지 않은가? 10년 동안 한 남자 옆에서 한 여자가 있었다. 반대로 한 여자 옆에 한 남자가 있었다. 서로의 빈 틈을 채워주면서 살아왔을 거다. 그런데, 되돌아보니 기준이 하경을 채워준 부분 보다 하경이 기준을 채워 준 부분이 더 많았나 보다. 표피적인 부분이긴 하지만, 여친에게 거짓말하면서 TV의 원래 가격이 120만원인데, 반/반 씩 부담하자고 하면서 TV구매금액을 여친이 다 지불하게 한 제스처는 다시 생각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용서가 안 된다. 

 

 

유진(유라)에게 상사가 기상청의 안개특보에 대한 기사를 틈을 비집고 한번 써 보라고 이야기한다. 유진은 남편 기준에게 가서 기상청 관계자와 연결해달라고 하지만, 기준은 이미 반쯤 정신이 나간 멘붕상태이다. 그런데, 전여친은 다 채워준 자신의 정신적 맨홀을, 지금의 아내는 채워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스치고 갈라는 참에 유진이 와서 부탁을 하는데, 거추장스럽고 귀찮다. 그래서 미룬다. 내 할 일도 벅찬데 유진의 기사쓰는 일까지 신경이 안 간다. 근데, 그들이 결혼을 했으면 그것까지 신경이 가야 하는 거다. 그럴려고 결혼했는데. 사내연애를 하다가 잘 나가는 상사 여친을 차버리고 바람피워 결혼한 기준인데. 기준의 인성과 캐릭터는 어쩔 수 없는 바람 빠진 타이어 꼴이다. 

 

기준이나 유진이나 둘 다 '구관이 명관이다'라는 선인들의 명언이 뼈때리는 것처럼 다가올지도 모를 일이다. 

 

 

'소중한 것은 잃어버리고 나서야 그 가치를 안다'고...

 

 

기준과 유진은 직장에서 거의 한 솥밥 식구나 마찬가지이다. 유진이 하경을 만나서 인터뷰를 하긴 했는데, 기사는 자기 멋대로 해석하여 멋지게 남편의 전여친에게 한 방 날렸다고 생각하나 보다. 하경은 열받아 대노하면서 따박따박 근거를 대 가면서 유진에게 항의를 한다. 우리나라가 지구상에서 안개를 예측하기가 힘든 지형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런 지형적인 특성을 무시한 채 유진은 기상청이 장비 없고, 예산 없다는 이야길 무책임으로 싸잡아 돌려버렸다. 하경은 둘째치고, 자기 남편 얼굴에 똥칠하는 유진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DNA인지 모르겠다. 남편이 기상청 수석대변인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렇게 기사를 써버린 저의는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직장상사이 닥달이 아무리 심해도 남편 얼굴에 똥칠해버리는 그런 제스처는 너무 아니지 않는가?  

 

 

기준이 잘 못한 부분도 있다. 유진이 다가왔을때 같이 이야기를 해서 풀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기준은 유진을 마음에 넣을 만큼 여유가 없었다. 부부관계에서 그래선 안 돼! 라기 보다는 사람은 언제나 위기의 순간에 부닥히면 시야가 좁아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가 차를 타고 가다가 속도를 너무 내면 시야가 좁아진다. 가시거리가 좁아진다. 그런 가운데 유진이 기준에게 말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다. 전남친이 바로 시우였다는 것을 뒤늦게 안 것이다. 유진은 그 사실을 언제까지 숨길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게다가 본청으로 아예 자리를 잡은 시우인데 말이다. 서로 갑론을박하는 상황에서 한 순간에 이 한 마디에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린 유진이다.

 

 

"거짓말은 왜 해?"

 

 

이런 마아블링 같이 헝클어진 상황 가운데 이 부부를 향해 매서운 진하경(박민영)의 한 마디가 뼈를 때린다.

 

 

"결혼을 하면 더 많은 사실과 상황을 공유할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네."

 

 

10년 동안 연애했던 전 남친과 더 많은 인생의 나날을 공유하기 위해 결혼을 생각했지만, 파혼을 당하고 닥친 이 혼란스러운 상황 가운데 진하경이 날리는 적시타이다. 결혼을 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두 자아가, 두 영혼이 끊임없이 서로를 위해 부딪히고 대면하면서 영혼의 민낯을 보여주면서 보듬어가는 수 밖에 없다.  남녀가 결혼하면 가시거리 안에 항상 서로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거늘...

 

 

진하경이 삐뚤어진 관점과 왜곡된 해석으로 쓴 기사로 인해 분노하면서 전 남친의 아내&#44; 채유진을 찾아가는 장면입니다
채유진이 멋대로 쓴 기사때문에 꼭지가 돌아간 하경입니다

 

 

워라벨이 무너진 사람,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가족

여전히 엄동한은 집안에서 이방인 취급을 당한다. 아내를 도와줄려다가 오히려 접시를 깨버렸다. 역정을 내는 아내. 근데 JTBC홈페이지 들어가보면 정보가 약간 수정이 필요하겠다. 연상이라고 했다가 아니라고 했다가. 암튼 엄동한의 아내가 나온다. 만난 지 몇 달 만에 결혼을 했는데, 남편 엄동한이 날씨에 책임을 지는 성실한 모습에 반했다는 그런 뉘앙스였다. 그런데, 살아보면 눈에 확 들어온 장점덩어리가 나중에는 단점덩어리로 뒷통수를 칠 수 있는 것이 부부관계이다. 왜냐하면 남녀관계, 아니 인간관계라는 것은 모든 것이 자기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엄동한이 아내의 타박에 너무 열받아서 한 마디 하자, 아내가 맞받아친다. 그런데, 남편이 할 말이 없네.

 

'보미가 태어났을 때 어디 있었니?'
'초등학교 입학 때는?...'

 

'상황이 그때도 어쩔 수 없었겠지....동네 사람들이 다 나를 미혼모인 줄 알았고...'

 

아내가 남편에게 뼈때리는 말을 한다. 

 

"날씨에 미쳐서 살았다"

 

영화 <기적>에 보면 철도기관사인 아버지 윤태경(이성민)은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전형적인 스타일이다. 날씨에 미친 엄동한처럼, 기차에 미친 윤태경이다. 종종 남자들 아니 내 자신을 돌아볼 때 내가 다니는 이 직장이 나의 인생을 다 책임져 줄 것처럼 생각하고 일을 한다. 회사에 대한, 직장에 대한 충성도가 그만큼 높다. 하지만 막상 그 직장을 떠나오고 나면 그냥 직장일 뿐이었다. 그곳은 나의 목적지가 아니었고 그냥 지나쳐가는 정거장에 불과했다. 하지만 종종 나는 정거장이 종착역인 것처럼 목매었던 것 같다. 물론 그렇게 해야 인정을 받을 수 있지만. 근데 스타일 상 그렇게 해도 스타일이 맞지 않거나 여러가지 변수로 인해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사람마다 다 스타일이나 경향이 다르겠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날씨나 기차나 직장에 미치면 안 된다'는 현실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이다. 옆에 있는 사람이 내가 미친 그것 때문에 다치기 때문이다. 영화 <기적>이야기를 더 구체적으로 할 수 있지만, 스포가 될 까봐 언급은 하지 않겠다. 아버지 윤태경이 미친 그 기차, 그 직업적인 책임감 때문에 잃지 말아야 더 소중한 것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흔히 자주 쓰는 말로, 워라벨(Work-Life_Balance)이 무너진 사람이 바로 윤태경이고 엄동한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제일 먼저 이야기한 한기준 커플이나 엄동한 커플은 오늘 어쩌다보니 공통분모로 우리에게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엉뚱한 것에 미치면 옆에 사람이 다친다."

 


근데 중요한 것은 옆에 사람만 다치는 것도 다치는 거지만,

 

 

"결국 자신이 다친다는 것이다"

 

 

 부메랑 효과이다. 엄동한도, 엄동한의 처 이향래도, 한기준(윤박)에겐 진하경(박민영)이, 채유진(유라)에겐 이시우(송강)가 그러했던 것이다. 그런데, 결국 다 자기 자신이 다치고야 마는 결과를 초래한다. 본질적으로 결국은 가시거리의 문제이다. 인간이 이렇게 어리석다. 남 말 할 때가 아니다.

 

 

 

 

 

Begin Again

가시거리...

 

"사람의 눈은 외부에 의해 쉽게 가려지고 쉽게 왜곡된다는 사실이다."

 

두 주인공이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는 순간입니다.&nbsp;

 

 

"어느쪽이에요, 우리?"
"좋아하는 감정은 지나가는거야."
"흔들렸잖아요. 나한테."

"들켜서 미안하다."

"나는 사과 안할래요. 난 안 미안해할거예요."

 

 

진하경은 이시우에게 자신의 감정을 들켰지만, 오히려 거절하는 쪽을 택한다. 하지만 이것은 제작진의 주작(?)이었다.

송강이 위의 대사 다음에 제대로 한 방 날린 대사를 나중에 처리했기 때문이다. 편집의 미학이다. 젠장!

 

"진심이었거든요."

 

 

흔들리는 박민영을 송강에 달려가게 만들었던 대사였다. 하, 달달한 송강, 빠져나올 수 없는 박민영...^^ 제대로 불이 붙었다. 진하경은 어머니가 결혼정보회사에 정보를 팔아넘긴(?) 것을 알고는 아예 집에 들어갈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하경이 내 놓은 신혼집이 될 뻔한 집은 제 가격에 팔리기가 힘들다고 부동산에서 연락이 온다. 시우는 집을 못 구해 방황하는 신세이다. 잘 됐네! 

 

 

 

 

시우(송강)는 자주 달달하게 하경을 치고 들어간다. 

 

...그 위로 새로운 추억이 쌓이지 않을까 싶어서요
진하경의 모든 것을 알고 싶다고.



영화 비긴 어게인을 연상케하는 시우(송강 분)와 하경(박민영 분)

 

 

두 사람은 불이 붙었는데, 그게 알려지는 건 시간문제인 것 같은데, 사내연애 잔혹사를 찍고 있는 하경은 이런 말을 내뱉는다. 

"난 두번 다시 공개 사내연애는 안해."

 

 

"서로의 가시거리를 좁히는 건, 서로에게 용기있게 다가가는 것."

 


JTBC 토/일 드라마 <기상청사람들>의 4회 시청율은 이제껏 회차들의 시청률을 뛰어넘고 있다. JTBC역대 드라마들 중에 중에 6번째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JTBC 드라마 <기상청사람들>은 매주 토/일 밤 10시 30분에 방영된다. 나의 최애 친구 넷플릭스도 재방송해준다고 한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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