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의 신간시집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에 게재된 코로나에 관련된 시를 2편 소개하고자 합니다. 코로나 재확산이 유행하고 있는데요. 나태주가 쓴 시 두 편 '코로나 시대'와 '눈썹 미인'이란 시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코로나 시대
마스크 쓰고
눈과 눈썹과
이마만 남겼으니
다 예쁘다
그냥 예쁘다
예전에 마스크는 연예인들이나 범죄자들이 자신의 얼굴과 신상을 가리기 위해서, 은닉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였다. 때로는 마스크는 핫한 인물들이 자신의 매력을 도와주는 하나의 악세사리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마스크는 사람들의 입을 가려주는 얼굴은 절반 혹은 1/3을 가려주는 보호막이 되었다. 사람의 입을 가리는 마스크, 코와 입을 가려주는 마스크다. 그렇게 따지면 코와 입을 가리니 드러나는 것은 눈과 눈썹, 이마인데, 사람의 가장 영롱한 신체부위가 눈이 아니겠는가? 눈, 눈의 둘레인 눈썹, 그리고 그 위의 이마...그러니 나태주시인은 다 예쁘다고 한다. 어쩌면 사람이 입을 열지 않으면 다 이쁘단 소리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입에 좋은 것만 나오면 좋겠지만, 입에서 더러운 것도 많이 나오는게 인간이지 않는가? 아침에 나 혼자만의 뇌피셜이다. 눈만 드러나니 이쁜 것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ㅋ
눈썹 미인
코로나 이후
거리에서 만나는 여인들은
눈썹 미인
이마 미인
마스크로 입과 코와 볼
모두 가려서
눈으로만 웃어요
눈썹으로 말해요
거리에서 만나는
여인들은 모두가
이마 미인
눈썹 미인.
그 이야기를 나태주 시인은 또 이야기한다. '눈썹 미인', '이마 미인'...그러니 웃을 수 있는 신체기관은 눈이다. 눈으로만 웃고, 눈썹으로 말할 수 밖에 없는 마스크 시대이다. 코로나가 창궐하기 전에는 마스크는 때론 생뚱맞은 도구였는데, 이제는 마스크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인류이다. 그래서 우리는 거리에서 수많은 '이마 미인', '눈썹 미인'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오늘은 어쩌다 코로나가 걸린 카알이 나태주의 시집을 뒤지다가 코로나에 관련된 나태주 시 2편을 소개해 보았습니다. 코로나 시대, 마스크 시대, 모두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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