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링 홀란드, 아버지 & 로이 킨에 얽힌 복수극(ft. 용서는 없다? 용서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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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링 홀란드, 아버지 & 로이 킨에 얽힌 복수극(ft. 용서는 없다? 용서는 있다!)

탐독: 탐서/사람HB

by 카알KaRL21 2022. 10. 5.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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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의 손흥민과 같은 영국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고 있는 현재 득점1위의 괴물같은, 맨시티의 스트라이커 엘링 홀란드와 그의 부친 알프잉에 홀란드, 그리고 맨유의 레전드인 로이 킨에 얽힌 복수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한번 포스팅하고자 합니다.

 

 

 

 

 

엘링 홀란드(Erling Braut Håland)는 2000년생으로 고작 22살에 불과하지만, 탁월한 피지컬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신장이 195.2cm이고 체중이 88kg인 맨시티의 괴물 스트라이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미 EPL에서 14골을 기록하고, 해트트릭만 3번을 달성한 어마무시한 신예인데요. 챔피언스리그에서도 3골을 넣으면서 득점공동1위를 확보하고 있는데요. 이 엘링 홀란드가 가장 존경하는 선수, 우상이 바로 손흥민 선수라는 것은 다 아실텐데요. 이 엘링 홀란드 가족사에는 웃지 못할 사연이 있는데요.

 

맨시티의 괴물, 득점1위의 엘링 홀란드
맨시티의 괴물, 득점1위의 엘링 홀란드(출처: 엘링 홀란드 인스타)

 

 

 

과열된 승부욕이 부른 로이 킨의 십자 인대파열

타임머신을 타고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97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즈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벌어집니다. 이 경기에선 맨유의 전설적인 MF인 로이 킨이 태클을 하게 됩니다. 그 태클을 당한 선수가 바로 홀란드의 아버지, 알프잉에 홀란드(Alf-Inge Rasdal "Alfie" Håland)였습니다.

 

 

 

알프잉에 홀란드에게 태클을 가하는 로이 킨
알프잉에 홀란드에게 태클을 가하는 로이 킨(사진: https://www.fmkorea.com)

 

 

수비수와 미드필더가 포지션이었던 홀란드는 이 태클로 인해 부상을 당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태클을 한 로이 킨이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에 넘어져 있는 것을 보자 태클당한 입장의 알프잉에 홀란드도 로이 킨이 다이빙을 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엄살피우지 말고 일어나 XX3끼야!"

 

 

로이 킨도, 홀란드의 부친도 승부욕이 지나친 탓에 벌어진 상황인데요. 로이 킨은 이날 태클로 인해 오히려 자신이 십자 인대가 파열됩니다. 바로 병원에가 가서 수술을 받게 되지만 1년 동안 재활을 해야만 했습니다. 결국 그 부상으로 인해 로이 킨은 조국 아일랜드의 월드컵 예선에 출전하지 못했고 조국의 탈락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는데요. 월드컵에서 뛰는 것은 모든 축구선수의 로망이듯이, 로이 킨에게도 평생의 꿈이었는데요. 로이 킨은 재활기간 내내 하나만 생각했다고 합니다.

 

 

"회복기간 동안 오로지 홀란드 만을 생각했다."

 

 

로이 킨은 십자 인대 파열로 인해 선수생명의 위기를 가져온 그 사건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것입니다. 자신이 과도한 승부욕에 의해서 태클을 한 것인데, 그로 인해 부상을 당했는데, 옆에 온 홀란드 부친의 오해에서 비롯된 발언이 로이 킨의 복수심을 불태운 것입니다. 

 

 

 

 

 

알프잉에 홀란드와 로이 킨
알프잉에 홀란드와 로이 킨(사진: https://www.fmkorea.com)

 

 

 

로이 킨의 복수의 아작킥, 용서는 없다!

로이 킨은 재활 후에 다시 현역 선수로 복귀하게 됩니다. 그리고서 기다립니다. 4년의 세월을 복수심으로 기다렸던 것입니다. 맨유의 전설적인 미드필더 로이 킨과 4년 전의 태클 사건의 현장에 있었던 알프잉에 홀란드는 이제 맨시티로 이적하여 만나게 됩니다. 맨체스터를 연고로 하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는 최고의 라이벌 관계입니다. 그런 가운데 두 사람이 격돌하게 됩니다. 당시 맨유의 명장, 알렉슨 퍼거슨 감독은 아일랜드인 로이 킨의 성격과 성질을 알기 때문에 경기 전에 엄중히 경고합니다.

 

 

"Don't do that! Don't do that! "

 

 

로이 킨은 아일랜드 싸움개의 성질을 가지고 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공이 홀랜드에게 왔던 그 순간에 로이 킨은 4년 동안 기다렸던 회심의 복수극을 펼칩니다. 소위 말하는 다리를 아작내는 아작 킥을 날립니다. 그리고 아일랜드 싸움개는 노르웨이의 홀란드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공은 너나 가져라. 그리고 다시는 나한테 엄살피운다고 하지 마라. XX3끼야!"

 

 

심판이 레드카드를 들기도 전에 아일랜드 싸움개, 로이 킨은 스스로 경기장 밖으로 나갑니다. 이를 지켜보던 퍼거슨 감독은 말문이 막힙니다. 그렇게 경고했지만, 4년간 복수만 생각한 로이 킨의 불같은 성격을 막을 수 없었던 것이죠. 저는 처음에 태클을 홀랜드가 한 줄 알았는데, 태클은 로이 킨이 하고 자신이 부상을 당했는데, 고통 가운데에 있는 자신에게 한 홀랜드의 비수같은 말이 그의 아픈 육체 뿐만 아니라 그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나 봅니다. 

 

 

 

 

 

 

복수에 성공한 로이 킨 VS 처치된 빌런(?), 알프잉에 홀란드

우리나라에게 맨유는 특별한 팀입니다. 프리미어리그 1호였던 박지성의 팀이었기 때문에 한국팬들에겐 맨유는 특별한 팀입니다. 맨유공화국은 신성불가침의 영역이 되었죠. 그래서 로이 킨과 홀란드의 이 일화는 로이 킨의 복수가 성공한 케이스로 기억됩니다. 그리고 로이 킨을 부상으로 빠뜨린(?) 악당, 빌런은 알프잉에 홀란드가 된 셈이었죠. 하지만 사건을 더 깊이 들여다 보면 실체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데요. 맨유의 레전드로 기억되는 로이 킨은 당시 화려한 슈퍼스타였지만, 홀란드의 부친, 알프잉에 홀란드는 정말 별 볼일 없는, 조연같은 선수였습니다. 그러기에 로이 킨의 명성과 인기에 가려져 알프잉에 홀란드는 우리의 기억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로이 킨은 자신의 자서전에서 인생에 있어 후회하는 일들이 많이 있지만, 이 날의 아작킥(?) 사건은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는군요.

 

 

 

 

로이 킨의 아작킥으로 선수생활을 은퇴한 홀란드 부친

4년간이 벼르고 벼뤘던 아작 킥에 얼마나 파워가 실렸을까요? 아작 킥을 맞은 홀란드 부친은 무릎 파열로 3번의 수술을 합니다. 예전 마이클 조던을 선수생명의 위기에서 살려냈던 그 의사의 도움을 받으면서 수술을 하긴 했지만, 결국 현역선수생활에서 은퇴하기로 결정을 내립니다. 이 때 현재 맨시티의 괴물, 홀란드의 나이는 고작 2살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엘링 홀란드
어린 시절의 엘링 홀란드

 

 

 

아들 홀란드에게 아버지가 가르친 것은? 용서는 있다!

부친이 현역에서 은퇴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어렴풋이 알았던 홀란드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와 낚시, 농사, 숲속에서의 벌목과 같은 취미를 공유하면서 전원생활을 즐깁니다. 또한 지나친 승부욕이 부른 재앙의 뒷끝이 얼마나 씁쓸한 지를 보고 배웁니다. 과열된 승부욕은 오히려 어긋난 복수심을 유발시킨다는 것을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면서 뼈저리게 느낍니다. 아버지와 함께 하는 시간을 통해 복수심 보다는 침착성과 예의범절을 배우며 멘탈을 관리하는 것도 배워가면서 축구선수로 성장합니다. 아침에 모닝콜 대신에 챔피언스리그 주제가를 듣는 이 엄청난 홀란드는 소모적인 복수심에 자신을 올인하기 보다는 오히려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고자 하는 꿈에 몰두합니다. 여자친구가 있냐는 질문에 

 

 

"축구가 내 여자 친구이다"

 

 

라고 대답했던 홀란드입니다. 물론 현재 홀란드에게 여친이 있다고 합니다. 홀란드의 부친을 알프라고 부르는 전 맨유감독 솔샤르는 10대의 홀란드를 보면서 성공의 기운을 느꼈고 홀란드 또한 맨유에 입성할 여지도 있어 보였는데요. 아버지의 무릎을, 다리를 아작내고 결국 축구생활을 끝내버렸던 선수가 몸 담았던, 그 선수를 레전드로 칭송하는 그 맨유에 어찌 보면 가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이미 부친의 멘탈 교육에 힘입어 이런 부분에선 무장이 된 것 같은 홀란드입니다. 

 

 

홀란드의 그의 부친 알프잉에 홀란드(출처: 엘링 홀란드 인스타그램)

 

 

 

아버지를 뒤를 이어 맨시티의 선수가 된 아들, 홀란드

노르웨이 출신의 홀란드는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에서 활약하다가, 도르트문트에서 분데스리가를 휩쓸면서 수많은 상을 수상했던 홀란드, 그는 결국 2022-2023시즌에 드디어 아버지가 입었던 하늘색 유니폼인 맨시티의 선수가 됩니다. 그리고서 지금 그는 엄청난 기록을 갱신중에 있습니다. EPL 득점 1위로 14골을 기록중인데, 2위인 해리 케인(7골)과는 더블스코어를 기록중에 있습니다. 해트트릭도 무려 3번씩이나 해 버린 몬스터 그 자체입니다. 최근 맨시티는 맨유와의 경기에서 6-3의 대승을 거두었는데, 고든과 함께 동시다발 해트트릭을 달성하는 특별한 기록도 작성했습니다. 아버지의 현역선수생활을 마감하게 했던 팀에 대항해서 오히려 최고의 실력으로 승리를 한 홀란드의 감격은 그 누구보다 기쁠 것입니다. 

 

 

 

잊을 수 없는 이름, 홀란드

맨유의 레전드, 로이 킨에겐 자신의 인생에 큰 획을 그은 홀란드를 잊을 수 없는 이름이 되겠죠. 그의 복수심이 알프 홀란드를 그라운드에서 한 방에 날려버렸으니 속이 시원했을까요? 복수의 끝은 언제나 헛헛하고 허망하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는데요. 하지만 현역생활을 접게 만든 로이 킨의 이름은 홀란드의 부친에게 잊혀진 이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 '로이 킨'이란 이름이 잊혀지지 않았다면 복수의 화신은 아들 홀란드에게도 강림했겠죠? 하지만, 사소하고도 고통스러운 복수심의 기운은 20년이란 세월을 거치면서 휘발되었습니다. 맨시티의 괴물, 홀란드는 이제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뛰는 것이 아니라 세계 최고 정상을 향해 달려가는 길에 여념이 없습니다. 홀란드는 마치 축구계를 박살내기 위해 탄생한 기계 그 자체 같다는 느낌을 받는데요. 

 

 

솔샤르 감독은 2021년 3월 30일 영국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홀란드를 처음 봤을 때 성공할 줄 알았나'라는 질문을 받았는데요. 그때 솔샤르 감독은

 

"그렇다. 그는 그런 자질을 갖고 있었다"

 

고 평가했습니다.

 

 

10대의 홀란드와 솔샤르 감독
10대의 홀란드와 솔샤르 감독

 

 

 

이어 몰데FK 감독(2011~2014, 2015~2019)을 맡았던 솔샤르는

 

"그는 16살 때 구단(몰데)에 들어왔다(홀란드는 2015~2019 몰데FK 선수생활을 했다). 물론 무릎 부상 때문에 정말 힘들어했다. 하지만 그가 어떤 사람인지 볼 수 있었다"

 

면서

 

 

"그가 우리 센터백과 중앙 미드필더, 두 명의 거구를 쓸어버린 것을 기억한다. 홀란드는 둘을 눕혀 놓고 일어나라고 하더라. 그가 승자였다. 물론 그는 인격도 훌륭하다. 자신이 얼마나 좋은 선수인지 모두에게 증명했다"

 

 

고 떠올렸습니다.

 

그는

 

"우리는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에서 제니트와 경기를 했다. 그 때 심판은 내게 와서 '그가 곧 챔피언스리그에서 뛸 것'이라고 말하더라. 우리는 알고 있었다"

 

 

면서

 

 

"그는 정말 좋은 성격을 지녔다. 나는 알프(홀란드 아버지)와 함께 뛰었다. 그런 점에서 그는 약간 구식이다. 그는 승자였다"

 

 

고 강조했습니다. 

 

 

이제 22살의 괴물 스트라이커, 홀란드는 솔샤르 감독의 예상대로 EPL 뿐만 아니라 축구역사에 길이 남을 '잊을 수 없는 이름'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봅니다. 보편적으로 스토리가 있는 친구는 반드시 대성하는 기운이 있는 법이죠.

 

 

 

 

아버지의 팀, 맨시티로 이적한 홀란드가 SON이란 유니폼을 선물하는 장면
아버지의 팀, 맨시티로 이적한 홀란드가 SON이란 유니폼을 선물하는 장면

 

 

홀란드의 든든한 버팀목, 아버지

아버지의 뒤를 이은 축구선수이지만, 아버지보다 더 유능한 선수로 발돋움하는 홀란드의 여정이 행복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런 홀란드의 성공의 배후에는 아버지의 선수생활의 비극적인 행보가 오히려 더 큰 자극과 에너지가 되지 않았나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홀란드가 이전에 손흥민이 자신의 우상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손흥민의 부친도 축구선수였듯이, 자신의 아버지도 그러했다는 이야기를 접한 적이 있는데요. 손흥민에게 부친, 손웅정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듯이, 홀란드에게도 부친 알프가 그러한 역할을 했습니다. 홀란드는 자신의 휴가 때마다 아버지와의 전원생활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은퇴후에는 광활한 자연환경을 바라보며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제껏 국내팬들에게는 축구계의 악마라는 루머와 비판이 가득했던 알프잉에 홀란드는 실제로는 보통의 축구선수였고 홀란드에게 훌륭한 아버지였다는 것을 알게 되는 데는 무려 20년의 세월이 우리에게 필요했던 것입니다. 

 

 

 

제가 늘 애용하고 좋아하는 제인 오스틴의 문장이 생각이 납니다.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들고,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
 

 

 

홀란드의 가족사를 들여다보니 너무 감동적이기도 하고 로이 킨을 생각하니 삶의 아이러니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 아닌가 싶네요. 홀란드 부자와 로이킨에 얽힌 복수극에 얽힌 에피소드의 한 대목을 포스팅해 보았네요. 복수가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

 

 

 

 

 

참고:

케이이슈TV

https://www.chosun.com/sports/sports_photo/2021/03/31/SHQXNP64GUNKCEVKTCN6VS4Z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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