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드라마 16부작 <사랑의 이해>가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와중에 오늘 15회는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안수영의 캐릭터, 그를 간절히 기다리는 하상수, 그리고 그 주변인물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되는 데요.
안수영(문가영 분)은 자기의 영혼을 갈아넣은 은행이란 안정된 직장, 자신이 쌓아올린 모래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모양생입니다. 이사를 가고 또한 전화번호까지 바꿔 버립니다.
"어디로 갔는지 나도 모르죠" -부동산 중개업자의 말
작정하고 떠난 것 같은데, 서민희 팀장은 연차를 10일 당겨서 쓰는 셈치고 일단 사직서를 보류하는 것으로 하상수(유연석 분)랑 입을 맞춥니다. 안수영의 부재 상황에서 새롭게 들어온 황대리, 신주임의 환영회 겸 박미경 대리의 송별회가 벌어지는데요. 박미경 대리가 워싱턴 지점으로 발령나서 이동한다고 합니다.
"내가 선배 땜에 가는거야? 선배 알고 있었어? 생각만큼 후련하진 않네."
회식자리에 타 지점으로 이동한 마두식 대리까지 조인을 했는데요. 박미경 대리의 갑작스런 발령으로 인해 당황한 팀원들인데요. 거기다가 하상수와의 관계에 대해 박미경은 이렇게 이야기 하는데요.
"헤어졌어요. 롱디는 3년이라 힘들 것 같아서."
떠나는 마당에 박미경(금새록 분)과 소경필이 대화를 나누는데요.
"안수영도 떠나고, 나도 떠나고 속이 시원해?"
"안수영이랑 왜 그랬어?"
"그걸 왜 네게 말해야 되는데?"
"그럼 그때 나한테 왜 그랬는데? 뭘 그렇게 움찔해?"
"그랬어. 그 얘기 나올때 마다 나보다 더 선배가 한 행동들 때문에 내가 더 괴로웠어. 나한테 왜 그랬는지 그 이유가."
"네가 좋았으니까. 근데 난 널 좋아하면 안 된다니깐. 자존심 상했고 붙잡을 객기도 없고 차라리 다 망쳐 버리자."
"뭐 그런거, 그게 다야?"
"너도 어렸지만 나도 어렸쟎아."
"선배는 지금도 어린 것 같은데. 그때나 지금이나 하는 짓이 똑같쟎아. 선배는 그렇게 사는 게 좋아? 속 없는 척 그만하고 살아. 벌버둥처럼 보여. 그거, 결국에는 다 들킨다고. 그거."
박미경을 위해 흑기사된 것처럼 살아왔던 소경필의 마음에 대해 사이다 같은 발언을 날리는 박미경입니다. 자신의 진심을 속이고 오히려 포장하면서 확대하는 듯한 소경필의 행동들에 박미경이 얼마나 상처를 받았을까요? '안수영 스캔들'을 통해서 박미경은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을 것 같은데요. 아무튼 소경필은 눈물을 흘리지만 박미경은 소경필이 자신에게 보여준 흑기사의 행동에 대해 전혀 감동하거나 미동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속이는 것은 어떻게 보면 위대한것처럼 포장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대부분 진심을 거역하는 것은 언젠가 사달이 날 수 밖에 없는 게 아닐까요?
소경필이 하상수에게 할 말이 있다며 밥 먹자고 하지만 밥만 먹고 헤어지는 하상수입니다.
"나 원망하냐?"
"너 때문이라고 생각 안 해."
소경필이 안수영과의 일에 대해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자 하지만, 하상수는 그 일 자체를 언급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근데 네 입에서 그 이름을 안 듣고 싶다"
"2차 가자. 나 할 말 다 안 했어."
하지만 하상수는 소경필(소지랖)과 더 이상 이야기하기를 꺼립니다. 소경필이 안수영과 호텔에서 나눈 대화를 녹음한 파일이 4개나 있는데, 그 중에 하나를 하상수에게 보내면서 꼭 들어보라고 합니다.
'이런 거짓말이 필요한 이유, 하상수 때문인거 맞죠?'
소경필과 안수영의 자작극과 같은 이 헤프닝의 진실이 들어있는 '새로운 녹음4'파일을 들으려다 주춤하는 하상수입니다. 하지만 하상수는 나중에는 결국 그 파일을 술 김에 지워버리고야 맙니다. 소경필의 이런 자작극을 통해 하상수가 받은 상처와 데미지는 너무나 큰데요. 안수영과 모의해서 벌어진 '안수영 스캔들'이긴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결국 소경필도, 안수영도, 하상수도 자신의 진심을 거역하고 행동하였던 그 후유증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미경 가족이 식사를 합니다.
"저 오늘 가요. 오후 비행기예요."
"저, 상수 선배랑 헤어졌어요."
"워싱턴 지점 근처 맨션...차도 렌트해 놨다."
새 차는 주문해놨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하는 부친입니다. 그런데 미경이 간만에 속내를 아버지에게 틀어 놓습니다.
"고마워요. 생각해 보니까 한번도 고맙단 말을 안 한 것 같아서. 마음이 아니라 물질로만 때우는 것 같아서 그것도 사랑이겠구나 싶었어요. 아빠도 이 말을 듣고 싶으셨겠구나."
한편 통영으로 내려온 수영은 칩거생활에 들어가는데요. 자신의 죽은 남동생, 수혁의 납골당에 와 있는데, 거기서 수혁의 야구선수 친구를 만납니다. 그런데 거기서 놀라운 진실을 접하게 됩니다. 수혁이 사고 난 날, 수혁이한테 바람 피고 있는 아빠가 드나든 집을 알려준 게 바로 자신이었다고 하는데요. 배달 알바 갔다가 거기서 엄마를 봤다고 합니다.
"아빠가 왜 여기 있어?"
안수영은 이제껏 불륜녀(?)가 있는 집에서 아빠가 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아 아빠를 미워하면서 살아왔는데요. 진실은 정반대였다는 것입니다.
"알아요. 내 남편이랑 바람난 여자, 그 여자가 아니라 그 남편이 찾아왔더라고요."
진실은 바람핀 것은 수영의 부친이 아니라 모친이었습니다. '엄마가 보험 팔다 눈 맞은 사이,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지'라고 하는 이야기해주는 아줌마는 엄마와 전에 바람난 남편의 아내였습니다. 사실은 수혁이 죽은 날, 그 불륜남의 아내가 수영의 부친이 무릎꿇고 용서를 구하면서 합의서를 써달라는 간절함에 결국 합의서를 써 주겠다며 만난 순간이었답니다.
"왜 그랬어? 내가 알아야 할 게 더 있냐고?"
그렇게 자신이 다그쳤던 안수영이었는데, 바람 피운 것은 아빠가 아니라 엄마였다는!
또 한번의 진실을 대면하면서 충격을 받은 안수영은 부친과 대화를 나눕니다.
"은행 진짜 그만 둔거야?"
"아빠, 나한테 그런 말 들으면서 안 억울했어?"
"너, 그걸 어떻게..."
"이해가 안 가."
"아빠도 다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야. 그냥 미우면 미워도 하고 힘들면 힘들어도 하고 이해가 안 되도 그냥 같이 있는 거 그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살다보면 이해가 되겠지 하면서 지금 아빠한테 제일 중요한 건 네가 행복해지는 거. 그거 하나야."
집을 나서는 엄마를 붙잡고 안수영이 이야길 합니다.
"엄마, 기억나? 수혁이랑 나 언덕에서 자주 넘어졌쟎아. 나 넘어지는 거 안 무서워. 내가 넘어질 때마다 엄마가 달려와서 일으켜 줬쟎아. 그러니까 다리 치료 받자. 나 넘어지면 엄마가 또 일으켜줘야지."
"치료 받을거지?"
수영도 아버지처럼 엄마의 치부를 묻지 않고 덮으려고 애씁니다. 가족이니까...
양 대리와 술을 진탕 마시는 하상수, 양석현이 소경필을 부르자고 하자, "그 새끼 재수없어"라고 하면서 베프를 원수로 취급합니다. 양석현을 택시 태워 보내고 대리운전을 부른 하상수, 술 김에 소경필이 보냈던 녹음파일을 지우면서 혼자서 애타 합니다.
"어떻게 이러냐? 어디 있냐고, 안수영!"
"손님, 어디로 모실까요?"
술김에 결국 하상수는 무단결근을 무릅쓰고 통영으로 내려왔네요. 바닷가를 거닐고 있는 안수영 옆에 하상수가 용케 찾아 왔습니다. 그들의 발길이 머문 곳에 공교롭게도 모래성이 있네요.
"모래성 되게 잘 만들었네요."
"또 도망가게요? 왜 그렇게 사라졌어요? 왜 그랬는데?"
"어떻게 찾았어요?"
"그게 중요해요, 지금?"
하상수가 무단결근을 했냐고 지점장이 이야기하자, 소경필과 서민희 팀장이 몸살로 응급실 갔다고 쉴드를 쳐 줍니다.
"진짜 만날 줄 몰랐어요. 사실 좀 취해서. 꿈 같기도 하고."
"아직도 나요, 술냄새."
"왜 왔는데요?"
"줄 거 있어요."
그러면서 안수영의 파란색 줄 명찰을 쥐어 줍니다.
"파란색 명찰 줄이 대개 갖고 싶었는데, 정말 별거 아니네요."
정말 우리는 별 거 아닌 것에 목에 깁스를 하고 정말 우리는 별 거 아닌 것에 고개를 떨구고 살아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연차 처리되고 있어요. 늦은건 하나도 없어요."
"내가 다 버렸으니까. 지나간 건 다시 못 찾아요."
그러면서 명찰을 바다에 던져 버립니다. 하지만 하상수 계장은 명찰 찾기 위해 바다로 뛰어 듭니다. 바다를 헤매며 이리저리 찾다가 마침내 명찰을 찾아내는 하상수, 대단해요!
"찾았어요. 내가!"
하상수가 기쁨의 탄성을 지르자, 안수영이 못내 미소를 짓고야 맙니다.
한편 정종현은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했고 수험표의 증명사진이 안수영이 찍어준 사진으로 부착되어 있고 그 옆에는 안수영이 선물한 탠디 손목시계가 보입니다.
바닷물에 빠진 하상수는 동네 목욕탕에서 샤워를 하고 사장님이 한증막에 옷을 다 말려줬다고 합니다.
"만취했는데, 그렇게 티 안나는 사람 처음 봐요."
"술 먹고 바다 들어가는 거 아니예요."
"이거 내거죠?"
야쿠르트 두 개가 놓여 있는 것을 보고 하상수가 말을 건넵니다.
"어릴 때 엄마가 목욕하고 나면 이거 하나씩 사 줬어요."
"저두요."
"그럼 그걸로도 대개 행복했는데. 이제 행복하려면 필요한 게 너무 많아진 거 같아요."
그리고서 해장하러 가자고 안수영이 안내한 식당은 돈가스 집이었습니다.
"어디가 더 맛있어요?"
"서광대 돈가스가 더 맛있어요. 그러니까 다음에 먹으러 가요."
수영과 상수는 수영의 모교를 방문했는데, 아이들이 숨바꼭질을 하고 있습니다.
"난 맨마지막까지 숨어 있었는데, 뭐든 하면 제대로 했어요. 어릴때 부터."
"난 항상 다 찾아냈는데. 나올때까지 포기 안하고 기다렸거든요."
통영에 오면 보통 사람들은 뭐하냐고 묻는 하상수, 그러자 안수영은 다 '뻔한 거' 한다고 하자, 하상수는 '그렇게 뻔한 거'하자고 하면서 두 사람은 데이트를 합니다. 통용 케이블카를 타고 저녁을 맛있게 먹은 두 사람, 민박 집 앞에서 두 사람은 하루를 마감하려고 합니다.
"오늘 그냥 고마워요."
"별 거 없는 거. 사람들이 다 하는 뻔한 거 그거 하고 싶었어요."
"내일 봐요."
그렇게 헤어지는가 했지만, 민박집으로 다시 찾아온 안수영, 안수영의 손에는 깡소주가 들려 있었습니다.
"깡소주 안 좋은데"
"나 깡소주 자주 마시는데."
"진짜 집에 안 가도 되요?"
"그럼 갈까요?"
"우리 게임할까요? 거짓말 게임 말고 진실게임"
"왜 그렇게 도망쳤어요?"
"그때 그랬죠? 나한테 아무것도 안 묻는 게 겁나서. 두려웠다고."
"나도 그랬어요. 겁나고 두려워서. 내가 밀어내도 자꾸 오니까. 도망가도 자꾸 이렇게 찾아내니깐. 정말 잘 되기라도 할 것 같아서."
"음..."
"미우면 미워하고 힘들면 힘들어하고 이해가 안 되도 같이 있고 그렇게 할 자신이 없어서요."
"나도 하나 물을께요. 하계장님, 왜 도망쳤어요, 호텔에서?"
"짧은 순간이지만 나도 자신이 없었던 것 같아서요. 고졸이라서, 텔러라서가 아니라 내가 한 사람의 인생을 책임질 수 있을까 거기까지 가서."
"누가 결혼한댔나?"
"늘 앞서서 생각했던 것 같아요. 내 앞 닥칠 불행 같은 걸 대비할 수 있으니까"
"내가 하계장님한테 불행이었어요?"
"아니요. 변수"
술 기운이 많이 올라온 두 사람, 안수영이 하상수에게 키스를 합니다. 그리고서 한 마디 하는데요.
"이 정도는 되야 변수 아닌가요?"
그리고서 다시 두 사람은 깊은 입맞춤을 하면서 민박집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가 봅니다. 역시 소주는 위대합니다 ^^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안수영과 하상수가 서 있습니다. 통영꿀빵을 손에 쥐어주면서 안수영은 하상수와 작별인사를 합니다.
"그렇게 떠나서 미안했어요."
"이렇게 와줘서 고마웠고요."
"은행 일은...다시 생각해 볼께요."
"다음 주에 돈가스 먹으러 갈까요?"
"서울 가면 연락할께요."
"정말 연락할거죠?"
"그런다니깐요."
"가는 거 안 봐도 되죠?"
그러면서 뒤돌아서는 안수영, 서로 아쉬움을 가득히 안은 채 뒤돌아섰다가 다시 등을 돌립니다. 하상수와 안수영, 두 사람의 얼굴에 그제서야 미소가 감돕니다.
그런데, 안수영은 변수라...하상수의 독백이 들려옵니다.
'그게 안수영과의 마지막이었다...'
하상수가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승차권을 구입할 때입니다. 그때 몇 장이요? 라고 직원 묻자, 하상수는 순간 멈칫합니다. 그러면서 '한 장'이라고 합니다. 만약 여기서 하상수가 '두 장!'이라고 했다면 어땠을까요?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한 장과 두 장은 '한 장 차이'밖에 나지 않지만, 무단결근까지 하면서 또 하룻밤을 같이 보낸 연인같은 시간을 보낸 두 사람이지만, 정말 여기서 하상수가 안수영에게 깊은 확신을 가졌더라면 마지막의 하상수의 독백이 나올리가 없을텐데 말이죠. 하상수가 하루를 무단결근 땡땡이를 치기까지 하면서 안수영을 찾으러 왔고 만났습니다. 그러면 더 기다릴 필요가 있을까요? 바닷가에서 명찰을 찾아주기 위해 그렇게 자신의 몸을 던지기까지(?) 했던 하상수였는데.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안수영을 그냥 데리고 같이 버스에 올라야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아니면 하상수가 안수영과의 하룻밤을 보낸 후 확신을 가졌나요? 정말 안수영은 변수였는데...그 변수가 또 다른 변수를 낳는 건가요? 마지막회가 남았으니 여기까지만 이야기하겠습니다.
드라마가 이제 최종회를 남겨두고 있으니 예고편도 안 보여주면서 다시한번 뒤틀기를 하는가 싶네요. 두 사람이 이제 제대로 만나 마지막의 피날레는 해피엔딩으로 가는가 싶었는데, 마지막의 하상수의 독백이 또 하나의 미스테리한 복선을 시청자들에게 던지는 이 무자비함을 용서할 수가 없네요. ㅎ미스테리한 떡밥을 또 하나 던지면서 마무리하는 <사랑의 이해> 15회 마지막 장면이었습니다.
드라마는 끝이 났는데, 드라마 리뷰를 늦게서야 쓰고 있는 카알입니다. 원래 하나 하면 끝까지 해야하는 성격탓에 또 이렇게 뒷북을 치고 있습니다. <사랑의 이해> 15회는 안수영과 하상수가 우여곡절 끝에 만나게 되긴 한데, 미래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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