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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ft.포노 사피엔스와 Hopeless Hope)

탐독: 탐서/Book Review

by 카알KaRL21 2023. 9. 14.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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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중의 고전인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그를 1969년 노벨문학상을 받게끔 만들었던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세계대전의 후유증과 고통의 시간 가운데 사무엘 베케트가 작품을 통해서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보고자 한다.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썸네일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썸네일

 

 

 

소외란 단어를 사라지게 만든, 포노 사피엔스

우리는 ‘소외’라는 말을 아주 오래 전에 접했다. 이제는 소외당하는 지도 모르고 살아간다. 소외, 고독, 고립감, 외로움이란 단어에 너무나 익숙하게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현대가 그런 시대이기 때문에 굳이 ‘소외’란 단어를 이야기한다는 것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현대인은 그 소외를 망각시키고 휘발시키는 매체로 ‘스마트폰’을 들 수 있겠다 싶다. 스마트폰을 다들 들고 다닌다고 한때 굉장한 우려 섟인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모두가 ‘포노 사피엔스’가 되어버렸다. 최재붕 교수가 ‘포노 사피엔스’라는 말을 사용했다.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구동시키는 사회가 되었다. 관계도 이제는 스마트폰이 아니면 이뤄질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이런 현대의 특성에 대해 아주 오래 전에 문학 작품을 통해 예견했던 작가가 있다. 바로 오늘 보았던 사무엘 베케트이다.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작품을 통해 막연한 고도Godot를 기다리는 주인공을 통해 현대인의 관계의 실상을 고발하고 있다.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모든 관계성과 외로움과 소외감을 덮기 이전의 우리의 현실이 이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사무엘 베케트는 작품을 통해 하고 있다. 왜 소외가 발생하는가?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가 시들해지고 멀어지기 때문이다.

 

 

 

마늘 냄새가 무엇인가?

사무엘 베케트는 그 원인을 ‘마늘 냄새’란 말을 사용하고 있다. 20대 읽었고 20대에 글을 썼던 이 원고에다 지금 나는 다시 글을 첨언하고 있다. 20대에 쓴 글과 첨언한 글을 유튜브동영상으로 만들어 보았다. 아래 링크 참고하시길 바란다.

인간과 인간이 서로를 신뢰하고 이해하고 포용하고 얼싸안아야 하는데, 서로에게서 마늘 냄새가 너무 역하게 나면 안을 수가 없다. 예를 들어, 연인인 남녀가 안으려고 하는데, 마늘냄새가 너무 지독하게 나면 서로를 안을 수 있을까? 예전에 독일 분데스리가를 휘저었던 축구선수 차범근이 유럽무대에서 뛸 때의 이야기이다. 그는 한국사람이라 된장, 고추장, 김치 뭐 이런 한국적인 음식을 좋아했지만, 독일선수들이 그에게서 나는 ‘한국 냄새’, ‘김치 냄새’에 혀를 내둘렀다. 결국 그는 김치, 된장 등을 포기하고 치즈와 버터를 먹으면서 선수생활을 했다고 한다. 육신적인 냄새도 이렇게 다른 이의 코를 찌를 수 있는데, 더 나아가 서로의 영혼과 정신에서, 성격에서 인간적인 냄새가, 단점과 상처와 역한 기운이 나오는 ‘또 다른 마늘 냄새’ 때문에 50년을 같이 부대낀 두 주인공이지만, 그들은 변함없이 평행선이다. 이것은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다. 오늘날 현대인의 관계성의 현주소가 아닐까 싶다.

 

 

 

사무엘 베케트가 말한 고도Godot란 무엇인가?

세계대전 이후의 참상, 인간의 폭력성과 참담한 현실을 목도한 사무엘 베케트는 이제껏 믿어왔던 신神의 존재에 대한 불가지론과 심지어는 신의 죽음(death of God)까지도 내다보았다. 정의와 공의의 하나님이 존재한다면 과연 이런 전쟁과 같은 부조리와 불평등과 고통과 아픔의 현상들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면서 그런 이중적인 소외, 즉 수직적인 관계(신神과 인간의 관계)와 수평적인 관계(인간과 인간의 관계)의 균열이 생겼다는 것을 이 작품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결론 없는, 막연한 고도Godot를 기다리는 것이 현대인의 일상이 되어 버렸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현대인들도 마찬가지로 우리들만의 고도Godot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근데 고도Godot에 대해서, 저자인 사무엘 베케트 자신 조차도 아래와 같이 말하였다.

"내가 고도가 누군지 알면 누구라고 써 놨을 겁니다."

과거에 썼던 글에서도 밝혔던(동영상에 게재되어 있다) 것처럼, 에스트라공과 블라미디르가 끊임없이 기다렸던 '고도Godot', 막연하고 결론없는 기다림을 'Hopeless Hope'라고 표현했다. 현대인들 또한 Hopeless Hope의 Godot를 기다리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오늘은 노벨문학상 작가,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Waiting for Godot'에 대한 글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보았다. 삶이 때론 지치고 피곤하고 고통스럽다고 하더라도 Hope는 우리에게 정말 필수적인 요소가 아닐까? Hopeless Hope가 되어선 아니될 것이다.

 

 

카알의 리뷰세상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소외의 이중성

*영상에서 포노 사피엔스의 저자, '최주붕'교수에 대한 오타를 '최재붕'으로 수정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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