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에서 영화 <비상선언>을 볼 수 있기에, 보았는데요. 영화가 아주 감동적이었다는. 그래서 오늘은 영화 <비상선언>에 대한 이야기로 포스팅해 보고자 합니다. 이병헌, 송강호,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이 배우들을 다 볼 수 있네요.
스포주의!!!
이번 여름에 강타한 태풍으로 인해 대한민국 중부지방, 그리고 포항과 경주에 엄청난 피해가 있었는데요. 인간이 어떤 위기, 생존의 위기, 삶의 고난 가운데 있을때 과연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하게 되는가를 한번 돌아보게 하는 영화라서 이 영화가 감동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 영화는 말 그대로 비행기테러, 항공테러라는 소재를 다루는데, 그 소재는 '바이러스테러'입니다. 생체 바이러스 테러인데요. 이 사태의 심각성을 발견한 것은 구인호(송강호 분) 팀장입니다. 초등학생들 사이에 돌아다니는 비행기테러에 관한 동영상이 SNS에 떠도는데, 그냥 애들 장난에 불과하다고 여겼던 다른 이들과는 달리 구인호 팀장은 촉을 세우는데요. 소문의 근원이 되는 그 친구의 집을 가 봤는데요....
한 젊은 과학자의 비뚤어진 분노, 비정상적인 행위로 인해 150명을 태운 호놀롤루행 스카이코리아 501편 항공기 내에 바이러스가 퍼지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 젊은 생물학자가 누구냐 하면 바로 진석 역의 '임시완'입니다. 신박하지 않습니까? 항공기에 타고 있던 모든 승객들은 바이러스 공포에 내몰리게 됩니다. 피를 토하면서 죽어가는데 감염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사람들의 삶의 자세, 재난에 대처하는 삶의 자세를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보여줍니다. 150여명 중에 생존자가 하나 둘씩 죽어가고 기장도 죽습니다. 빨리 승객들이 비행기에서 탈출해야 생명을 부지할 수 있는 상황 가운데 사람들은 저마다 공포에 휩싸이게 됩니다. 항공기 내에서도 서로 서로 감염자 VS 비감염자를 나눠서 격리조치하라고 아우성을 칩니다. 박재혁(이병헌 분)의 어린 딸이 감염의 조짐이 보이자 다짜고짜 몰아세우는 승객이 있습니다. 그렇게 핏대를 세우면서 감염자를 감염그룹의 객실로 분리시켜 겨우 비감염자 몇 명만이 남아 있는 비감염자 그룹입니다. 다같이 죽을 수 없으니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느냐 라고 하면서 핏대를 세우면서 매몰차게 굴었던 남자 승객입니다. 하지만, 이 기이한 생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도, 치료제도 마땅하지 않은 상황 가운데 비행기는 착륙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어떤 나라도 이 비행기의 착륙을 허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이 비행기는 '비상선언' 사태가 벌어진 케이스입니다.
비행기 안의 승객들도 비상선언이지만, 오히려 이 150명의 승객의 생명도 중요하지만, 이 기이한 바이러스를 싣고 비행기가 착륙하게 된다면 오히려 나라 전체가 바이러스 공포에 빠지게 될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주 우리가 보여주는 반응을 보입니다. 다른 나라들도 착륙을 거부합니다. 결국 비행기를 회항을 하게 됩니다만 연료사정으로 일본에 착륙하고자 하지만 일본도 거부합니다. 대한민국은 어떠했을까요? 국민청원이 시작됩니다.
의 분위기가 극단적으로 대립됩니다. 공항마다 비행기를
는 두 부류의 그룹으로 나눠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대한민국으로 돌아가면 내 나라는 나를 반겨주겠지, 착륙할 수 있겠지, 일단 비행기에서 탈출할 수 있겠지 라고 했던 승객들의 얼굴이 사색이 되어갑니다. 대한민국에서도 착륙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정치인들도, 행정당국에서도 견해가 대립되고 있습니다. 국토부장관에 전도연이 등장하고, 청와대 직원(?)으로 박해준이 등장합니다. 항공기 내에서도 감염자/비감염자를 나누어 산 사람을 살아야 한다고 그렇게 난리를 쳤던 혐호남은 대한민국에서 착륙을 거부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 마디 합니다.
"지들만 살겠다고"
그렇게 푸념하면서 분노하고 있는 혐호남을 향해 한 꼬맹이가 대구합니다.
"아저씨도 그랬잖아요."
좀전에 감염자들을 향해 그렇게 몰아부쳤던 사람이 바로 혐호남이었는데, 이제는 그 화살이 자신에게로 오는 것을 느낍니다. 인간이 재난과 위기의 상황에 봉착했을 때는 혐호남과 같은 인간의 민낯을 볼 수 있는데요. 그 모습이 내 모습이고 너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비행기가 그렇게 방황하면서 표류하고 있는 사이에 비행기에 자신의 아내가 탄 사실을 안 형사 구인호(송강호 분)는 바이러스의 주범인 류진석(임시완 분)이 근무했던 바이오회사를 추적하던 중에 백신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백신이 과연 효과가 있는지는 아직 미지수인데요. 결국 구인호는 자신이 바이러스에 강제적으로 감염된 후 항바이러스를 투여해 달라고 재촉합니다. 하늘에서는 비행기가 땅에서는 사람들이 난리를 피우고 있는 비상선언의 상황입니다. 아내를 살리기 위해 자신이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 가운데 인호는 바이러스를 무작정 투여하는데요. 승객 150명을 살리기 위한 대단한 살신성인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아내를 살리기 위해, 오로지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한 맹목적인 행동으로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모든 근원은, 모든 출발은 하나(1)에서 시작됩니다.
생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몸에 수포가 나기 시작합니다. 한 사람씩 한 사람씩 감염되어가면서 기장도, 부기장 최현수(김남길 분)도 위독한 상황입니다. 인제 파일럿이 없는 상황 가운데 과거의 사고로 비행기를 타는 것이 큰 고역이 된 기장출신 파일럿 박재혁(이병헌 분)이 조종칸에 앉습니다. 죽음의 위기 앞에서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건널 수 없었던 강'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서운해 할 필요 없어요."
"사실 와이프가 죽은 게 기장님 때문이 아닌데 그게 안 그러도 싶어도 자꾸 미워하게 되고 이런 일 앞에서 약해져요. 두렵고"
불의의 사고, 화재로 인해 현수의 아내는 죽었는데, 그 때 그 기장이 바로 재혁이었습니다. 하지만, 재혁은 "나 사실 최 부기장한테는 너무 미안하지만 내 결정(현수의 아내가 죽을 수 밖에 없는 그런 결정)이 맞았다고 생각해." 그런데, 현수도 자신이 재혁의 입장이었다고 해도 그렇게 했을 거라고 합니다. 현수는 부기장이었고, 현수의 아내는 승무원이었는데, 제일 늦게 내리는 바람에 사고를 피하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 그렇게 되지 않는 게 자꾸 '탓'을 하게 된다는 것이죠.
(착륙금지)(착륙금지)
"왜 자꾸 우릴 따라와?"
항공기가 착륙을 해야 하는데, 사정으로 인해 착륙지를 인천공항에서 서울공항으로 변경하게 되는데 착륙반대하는 시위자들 때문에 가족들을 기다리는 유족 및 또 다른 가족들이 하는 말입니다. 공항에서는 '그들도 우리의 가족입니다'라는 입장을 취하며 착륙을 허용하는 부류가 있는가 하면 필사적으로 착륙을 반대하는 무리들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영공에 들어오기 전에 일본에 내리고자 했지만, 일본의 한사코 착륙을 거부했고 영공침해로 전투기가 날아다니고 기관총까지 발포했습니다. 위협사역이었죠. 그리고 결국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호놀롤루행 스카이코리아 501편입니다. 일본의 총리는 자신나라의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 착륙하는거 맞는 거예요?"
"그래도 살아야 되는거 아닙니까?"
"우리 내려가지 마요."
"내 딸이나 내 남편이 아프면 어떡해?"
"내가 아픈게 나아."
"저희 내려가면 살 수 있어요?"
"우리 안 내리면 안 돼? 친구들 아프면?"
"승객들 전부 다 감염됐어요. 전부 다 내리지 않겠대요. 너무 위험하니깐. 사람들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근데 아빠도 아토피야?"
"아토피는 전염되는 거 아니라고"
감염자는 점점 확대되어가고 있습니다. 영화는 위기와 재난의 상황 가운데 인간의 목숨이 얼마나 소중한지, 내 목숨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지만 내가 사랑하는 가족과 사람들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것을 일깨우면서 감동적인 장면을 선사합니다. 내 목숨이 제일 중요하고 내가 없어지면 모든 게 존재하는 의미와 가치가 사라지는 것이지만, 내 목숨, 내 생명만큼 타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것을 영화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상의 행정기관에서는 착륙을 불허한다는 의견을 계속 내고 국토부장관 숙희(전도연 분)는 시위대를 막아서라도 착륙을 시켜야한다는 입장이 대립되고 있습니다.
그때 비행기 기장출신 파일럿 박재혁이 승객들을 대표해서 마지막 메시지를 전합니다.
"비행기에 탄 승객 모두는 착륙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지상에 있는 사람들 뭐가 무서운지 알고 이해합니다. 원망하지 않고요. 우리 전부 원하지 않고 의도하지 않았던 재난에 휩쓸린 것 뿐입니다. 그냥 우린 나약하고 겁많은 인간이잖아요. 근데 또 우린 인간이니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는거고. 이제 우린 모두를 위한 결정을 하려고 합니다. 이 결정은 우리가 처한 재난에 지지 않고 인간으로서 떳떳하려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우린 착륙하지 않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가족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겠습니다. 이제 모든 교신을 종료합니다...Goodday!"
그리고서, 방금 전 하늘 위에서 떠돌아다니던 기체가 점점 검은 밤 하늘 저편으로 사라져갑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태운 항공기가 시야에서 사라져갑니다. 깜빡이던 불빛도 점점 보이지 않게 됩니다. 사람들 모두가 숙연해집니다. 그렇게 착륙금지를 외쳤던 시위대 사람들도, 행정당국에서 그렇게 반대의견을 높였던 인간들도 항공기 안의 승객들의 결정에 부끄러워지는 것이죠. 국민청원의 반대의견의 숫자가 그렇게 치솟아 올라가더니 이 재혁의 방송을 듣고는 순간 멈춥니다.
"그냥 우린 나약하고 겁많은 인간이니깐" 늘 자기 먼저 살려고 아등바등 몸부리치고 그런 것입니다. 그게 보편적인 결정이고, 거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면 조금 더 나은 소릴 듣겠죠.
150여명(물론 많은 이들이 바이러스로 죽었지만) 승객들은 항공기에서 내리지 않기로 한 결정, 바로 위대한 결정을 하게 됩니다. 그 결정으로 인해 착륙금지를 열렬하게 주창하던, 착륙반대지자들과 행정당국, 모든 입장들을 부끄럽게 만듭니다. 그들의 결정은 보편적인 결정이 아니었기 때문이고 보통의 결정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형사 구인호의 자신의 몸에다 바이러스를 투여하고 다시 백신을 맞고자 하는 결정도 쉬운 결정은 아닙니다. 무모해 보이지만 위대한 결정이었습니다. 밤하늘에 가려져가는 항공기를 향해 무신을 보내지만 무신을 할 수가 없습니다. 마지막 교신이라고 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현대는 스마트폰이 있으니깐 얼마나 다행인지요. 구인호 팀장에 투여한 항 바이러스가 효과가 있다는 증거가 나오면서 대반전의 드라마가 씌여집니다.
"오라 그래, 빨리!"
비행기가 연료가 바닥이 난 상태에서 동력없이 글라이딩 착륙을 합니다...다행입니다. 박재혁은 항공기의 승객들을 위해 위대한 일을 해냈지만, 또 한편으로 다시는 비행기 운전대를 잡을 수 없을 것 같은 자신의 인생의 위기를 타계해 냅니다. 어쩌면 위기는 위기로 극복해내는 것인가요? 뭐 그런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아내를 위해, 150여명의 승객들을 위해 살신성인했던 구인호 팀장은 아직 휠체어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다른 감염된 승객들은 다 완전히 회복되었는데 말이죠. 위대한 결정이 위대한 열매를 낳았습니다...
저는 이 대목을 보면서
"인간이 얼마나 위기와 재난 앞에 치졸할 수 있는가?, 찌질해질 수 있는가?" 라는 생각과
반면에 "그 위기와 재난 앞에서 얼마나 위대해질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 말은 또한
"인간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얼마나 위대해 질 수 있는가?"
라는 말이기도 하겠습니다.
오늘은 영화 <비상선언>에 대한 감상과 해석을 "재난과 위기에 대처하는 인간의 두 가지 반응"이란 주제로 포스팅해 보았습니다. 인간은 재난과 위기 앞에서 엄청나게 치졸해 질 수도, 위대해 질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내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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