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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실패한 당신을 위하여'- 해석의 힘이 필요하다

탐독: 탐서/시와 케렌시아

by 카알KaRL21 2022. 8. 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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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의 신간 시집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에 게재된 시 '실패한 당신을 위하여'라는 시 하나를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표면적으로 볼땐 대수롭지 않게 들리는 무미건조하기까지 한 간결하고 단촐한 시인데요. 같이 한번 나눠볼까요?

 

 

 

 



실패한 당신을 위하여



화가 나시나요
오늘 하루 실패한 것 같아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나시나요
그럴 수도 있지요
때로는 자기 자신이 밉고
싫어질 때도 있지요
그렇지만 너무 많이는
그러지 마시길 바라요
자기 자신을 미워하더라도
끝가지는 미워하지 마시길 바라요
생각해보면 모두가 다
당신 탓만은 아니예요
세상일이란 인간의 일이란
그 무엇 하나도 저절로
저 혼자만의 힘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걸
당신도 잘 아시잖아요
여러 가지 일들이 서로 만나고
엉켜서 그리된 거예요
실패한 날 화가 나더라도
내일까지는 아니에요
밤으로 쳐서 열두 시까지만
그렇게 하시길 바라요
내일은 새로운 날 새로 태어나는 날
내일은 당신도 새로운 사람이고
새로 태어나는 사람이에요
부디 그걸 잊지 마시길 바라요
내일 우리 웃는 얼굴로 만나요.

 

 

 

 

실패하면 화가 나는 인생

살다보면 일이 잘 안  풀릴 때가 더 많다. 행복하고 즐겁고 웃고 박장대소한 순간 보다 괴롭고 고통스럽고 상처 받고 어려운 날이 더 많을 수가 있다. 그러면 화가 따라온다. 짜증과 스트레스와 울화와 분노와 화가 몰려온다. 우리가 투자를 이야기할 때 항상 투자자의 선택의 몫은 결과의 몫, 책임의 몫으로 다 이어진다고 늘 이야기한다. 일이 제대로 안 풀릴 때 그래서 우리는 우리 잘못을 탓하기도 한다. 맞다. 정말 우리 잘못 맞다. 그래서 실수를 하거나 상처를 받거나 실패를 한 자신을 자책한다. 미워한다. 자신이 싫다.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사람들은 '한강 가즈앗!'하는 이들도 있다. 실패하면 화가 나고 자신을 책망하고 저주하고 그런다. 하지만,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그렇지만 너무 많이는

그러지 마시길 바라요
자기 자신을 미워하더라도
끝가지는 미워하지 마시길 바라요

 

 

 

 

 

 

실패한 자신을 끝까지는 미워하지 말아야 할 이유

자기 자신을 미워하더라도 계속, 주구장창, 끝까지는 미워하지 말라고 한다. 왜냐구? 인간사에는 다 이유와 원인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세상일이란 인간의 일이란

그 무엇 하나도 저절로
저 혼자만의 힘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걸
당신도 잘 아시잖아요
여러 가지 일들이 서로 만나고
엉켜서 그리된 거예요

 

 

시인은 말한다. 개인의 실패가 오롯이 개인 당사자만의 실패에서 연유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세상의 모든 일, 인간의 일이란 것이 자기 혼자만의 힘으로만 되는 게 아니라는 것, 여러 가지 일들이 서로 만나고 엉켜서 그렇게 된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흥행성공이 배우 혼자만의 힘으로 일궈낸 성공인가?

요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대박을 치고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가 고공행진으로 비상하고 있으니 채널 A 뉴스방송에서 잘못 자막처리된 '이상한 변호사 우병우'가 또 실검으로 뜨기도 했다. '우영우'와 '우병우' 의 '영'과 '병'의 차이, 'ㅇ'과 'ㅂ'의 차이가 그렇게 화제를 띄우기도 했다. 내가 하고자 이야기는 이런 이야기가 아니고, 드라마 우영우가 박은빈 배우 한 사람만의 성공으로 드라마가 성공했겠는가 이다. 박은빈 배우는 대단한 배우이다. 이런 배우가 있었나 싶을 정도이다. 우영우 박은빈 때문에 박은빈의 출연작을 찾아보고 싶을 정도다. <청춘시대>를 보고 있는데, 박은빈이 키가 참 아담하구나 싶다. 근데 완전 또 다른 매력이다. 박은빈이 연기를 참 잘한다 싶다. 하지만, 우영우가 대박을 친 것은 박은빈의 정점을 찍은 것은 맞지만 이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준비하는 제작진의 노고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법률에 대한 철저한 디테일과 작가와 제작진의 주도면밀한 생각할 꺼리들이 더 화제가 되고 있기도 한 것은 제작진이 우영우 박은빈을 캐스팅하기 위해 1년을 기다린 동안 얼마나 더 기대하면서 더 준비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영우때문에 우영우OST가, 드라마 촬영지였던 경남 창원의 팽나무가 인기가 있어 그 작은 동네에 너무 많은 방문객으로 인해 팽나무의 생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기도 하고, 팽나무 자체에 대한 인기가 또 뉴스로 나온 것을 보았다. 드라마 안 밖으로 노력한 이들의 노고가 제대로 보상을 받은 셈이다. 우영우 드라마는 100회까지 보고 싶다는 댓글을 본 적이 있을 정도이니 이 인기는 드라마가 끝나고도 여운이 있을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우영우의 성공이 박은빈 여자배우 한 사람만의 카리스마로 이뤄낸 것이 아니라 거기에 나오는 수많은 출연배우들, 그리고 제작진, 보이는 사람들과 안 보이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드라마 브라운관으로 보여지는 것들 배후에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의 존재의 흔적이 있겠는가? 

 

 

 

 

 

 

성공도, 실패도 '여러가지 일이 서로 만나고 엉켜서 그리된 거'

성공도 이처럼 수많은 사람들과 요소들이 맞물리는데 실패 또한 마찬가지인 것이다. 

 

 

"여러가지 일이 서로 만나고 엉켜서 그리된 거"

 

 

그래서 성공에는 운이 따라주어야 하는 법이다. 다양한 요소에서 말이다. 실패도 마찬가지이다.

 

 

 

22년 8월 2일 어느 하늘사진도 하늘도 &quot;여러가지 일이 서로 만나고 엉켜서 그리된 거&quot;를 보여주는 사진
어제 어느 순간의 하늘 사진을 찍다-하늘도&nbsp;"여러가지 일이 서로 만나고 엉켜서 그리된 거"

 

 

 

 

 

 

그 날의 실패는 그 날로 족하고, 그 날의 화는 그 날로 족하니

그러기에 시인은 또 한 마디 한다.

 

 


실패한 날 화가 나더라도
내일까지는 아니에요
밤으로 쳐서 열두 시까지만
그렇게 하시길 바라요

 

 

그래서 성공도, 실패도 다 본인의 선택이고 책임이고 몫이지만, 특히 실패한 날 화가 나지만 그날 하루의  화로 마감하라고 말한다.

 

 

'내일까지는 아니에요'...'밤으로 쳐서 열두 시까지만 그렇게 하시길 바라요'

 

 

오늘의 실패로 인해 내일의 실패까지 이어지지 말라고 하는 이야기이다. 물론 인간의 과거에 근거하여 현재를 살고 그 현재을 바탕으로 미래가 세워질 것이다. 하지만, 오늘의 실패는 오늘의 실패이고, 오늘의 화는 오늘의 화이고, 내일은 다르게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왜냐고?

 

 

 


내일은 새로운 날 새로 태어나는 날

내일은 당신도 새로운 사람이고
새로 태어나는 사람이에요

 

 

내일은 '새로운 날 새로 태어나는 날'이기 때문이라고 시인은 말한다. 새롭게 태어나는 날이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 새로 태어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과 내일은 경계를 세워둬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신약성경에서 그런 말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라

-마태복음 6:34

 

 

인간은 오늘의 일에만 집중하고 내일은 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신경을 끄라는 말이다.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하게 하라는 말이다. 오늘과 내일의 경계를 세워 하루 하루를 최선을 다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웃블로그의 글을 우연히 보다가 30대의 젊은 나이에 30억 이상 자산을 이룬 직장인의 이야기를 보았다. 그런데, 그 친구는 우울증 약을 먹는다고 했다. 그리고 직장생활을 너무 하기 싫다고 했다. 결혼하기 전에 빚으로 시작해서 이젠 서울에서 자가의 꿈도 이루고 주식투자를 하면서 하루에 1억이상의 돈도 만져 보았다고 한다. 그런데, 우울증약을 먹고 있으며 직장생활을 빨리 때려치우고 싶다고 한 사연을 얼핏 본 적이 있다. 그 친구의 글에는 행복이 보이지 않았다. 정확하게 인용을 못하겠고 대충 그런 이야기이다. 돈이라는 게 무엇인가? 계속 성공하고 있는데 왜 불안한가? 계속 잘 하고 있는데 왜 행복하지 않은가? 자기 자신이 잘 알 것이다.

 

 

 

 

 

오늘은 오늘일 뿐, 내일은 새로운 날Newday

사람이 죽는 것은 벼랑 끝으로 몰렸기 때문에 죽는 것이다. 오늘의 실패로, 오늘의 화로 인해 나 자신을 벼랑 끝으로 몰지 말아야 한다. 오늘의 재앙과 오늘의 저주와 오늘의 상처와 오늘의 실패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나를 벼랑 끝으로 몰지만 않으면 된다. 그러면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벼랑 끝까지 안 갔기 때문이다. 벼랑 끝에서 뒷통수 맞으면 벼랑 아래로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자신을 벼랑 끝까지만 안 몰면 내일의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내일은 새로운 날 새로 태어나는 날
내일은 당신도 새로운 사람이고
새로 태어나는 사람이에요

 

 

내일은 새로 태어나는 날이니깐 한 방에 모든 것이 역전되고 만회되진 않겠지만, 새로 태어난다면 또 다른 희망이 움트는 것이다. 모든 인간사에는 관점이 중요하다. 사실 보다 해석이 더 중요한 것은 해석하는 힘에 따라 사실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사건 또한 마찬가지이다. 성공도 사건이고, 실패도 사건이다. 사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해석하는 관점이다. 그렇게 흙수저에서 경제적인 부를 일군 젊은 친구가 우울증 약을 먹는다는 것에 해석의 힘이 요구되지 않겠는가? 관점의 전환paradigm shift이 필요하지 않겠나 싶다.

 

 


부디 그걸 잊지 마시길 바라요
내일 우리 웃는 얼굴로 만나요.

 

 

 

 

 

그래서, 해석의 힘이 필요하다

우리는 날마다 해석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잘못 해석하면 나락으로 떨어진다. 실패한 당신을 위하여, 실패한 우리를 위해 내일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오늘의 실패를 제대로 해석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해석이, 그래서 중요하다. 해석의 힘이 필요하다. 오늘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내일이 다가오는 느낌이 다를 수 있으니깐.

 

 

 

오늘의 나태주 시 <실패한 당신을 위하여>는 솔직히 무슨 해석을 덧붙일 수 있을까 싶었는데, 시를 음미하고 글을 치면서 새삼 놀랬던 대목들이 많았다. 아침에 시만 살짝 그냥 올릴까 했다가 또 길어져버렸다. 감사하다. 쓸게 있다는 것은 그래도 좋은 신호라고 생각한다.

 

 

 

나태주의 <실패한 당신을 위하여>의 시해석도, 감상도 해보았습니다. 삶에 있어 성공도, 실패도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성공과 실패의 리얼리티reality,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느냐? 그 해석의 힘이 더 중요하고,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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