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와 분노(The Sound and the Fury) 그리고, 모더니즘(Modernism)작가들이 사용한 기법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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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와 분노(The Sound and the Fury) 그리고, 모더니즘(Modernism)작가들이 사용한 기법에 대하여

탐독: 탐서/Book Review

by 카알KaRL21 2021. 7. 2.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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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Jean Paul Sartre)는 현대사회에서 삶의 모든 주체는 인간이라고 주장하였으며, 까뮈(Albert Camus) 역시 현대사회에서 神(신)을 믿는 것은 현세의 아름다움에 대한 모욕이며 죄악이라고 주장하였다. 헤밍웨이는 대부분의 작품 속에서 신(God)의 부재(不在)나 죽음을 다루고 있고, 포오크너 역시 신은 아직 존재하되 너무 늙어 인간에게 더 이상 아무런 힘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하여 사실상 신(God)의 존재를 무시하고 있다.

    

 

 

 

모더니즘 소설이 전통적인 작품과 두드러진 차이를 보이는 것은 plot의 구성이나 주인공의 성격묘사에서 보다 관점(Point of view)의 다양한 사용 방법이다. 소설의 기법에서 중요한 영역을 차지하는 전통적 시점인 전지적 시점(omniscient point of view)의 오랜 관용에서 탈피하여 복수시점을 시도하기도 하고 1인칭 시점을 많이 사용하는데 인간의식의 흐름을 표현하면서 언어의 유희와 같은 새로운 내러티브 전략을 시험하기도 한다. 포크너의 『소리와 분노』(The Sound and the Fury)는 이러한 모더니스트기법을 성공적으로 성취한 대표적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의식에 대한 새로운 표현 방법의 추구와 더불어 모더니즘 소설들은 시간의 개념에 관한 새로운 변화를 추구한다. 모더니즘 소설에서 '시간'은 무엇보다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며 심리적인 특성을 나타낸다. 즉 인간 의식은 과거와 미래, 추억과 회상 또는 새로운 꿈과 기대가 끊임없이 혼합된 산물에 지나지 않는다. 아울러 모더니즘 작가들은 시간을 작품의 중심 주제로 삼기 시작한 것이다.

    

 

 

 

 

 

윌리엄 포오크너는 『소리와 분노』에서 몰락하는 한 남부 명문 가문의 비극적 가족사를 통해 인간은 누구나 시간에 얽매일 수밖에 없는 존재라고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시간을 다루는 새로운 기법 중에서도'의식의 흐름'이나 '내면적 독백'의 수법은 모더니즘 소설의 특징으로 부각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의식의 흐름'기법은 등장인물의 내면적 의식의 흐름을 표현하기 위한 기교이며 '내면적 독백'은 말해 주는 화자의 존재를 전혀 느끼지 못하는 상태에서 토막 난 단편적 의식을 독자에게 가능한 한 직접 전달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법이다. 제임스 조이스는『율리시즈』에서 내면적 독백의 기법을 너무나 효과적으로 활용하였고, 윌리엄 포오크너 또한 『소리와 분노』의 '퀜틴의 장'에서 성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모더니즘 작가들은 인간 의식의 복합성과 시간의 새로운 유동성을 효율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소설이 갖는 공간적인 제약을 극복하고자 하였다. 전통적인 소설에서는 주인공의 인생 편력을 연대기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작품의 시간적 길이가 보편적으로 길었으나 모더니즘 소설에서는 주인공의 삶 가운데 오직 하루만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시간을 평면적으로 파악하는 대신 입체적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는 '블룸의 날'로 부르는 1904년 6월 16일 (목요일)하루 동안에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윌리엄 포크너의 『소리와 분노』도 하루 동안에 일어난 사건을 다룬다. 제 1부 '벤지의 장'은 1928년 4월 7일(토요일), 제2부인 '퀜틴의 장'은 1910년 6월 2일(목요일), 제3부 '제이슨의 장'은 1928년 4월 6일(금요일), 제4부 '딜지의 장'은 1928년 4월 8일(일요일)을 각각 시간적 배경으로 삼고 있다.

 

 

 

 

 

모더니즘 작가들의 또 다른 특징은 작품에 신화(myth)를 이용하는 것이다. 엘리어트(T.S.Eliot)는 제임스 조이스가 정신적 공허감과 황무지 의식이 지배하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의 역사를 통제하여 그것에 어떤 형체와 의미를 부여하는 한 방법으로 작품에 신화를 끌어들인 것을 높이 평가했으며 엘리어트 자신도 자신의 작품인 『황무지』에서 종교적인 신화와 전설을 사용하여 전통적인 가치관을 상실한 채 방황하는 현대인의 정신적 황폐성과 무질서에 상징적이고 시적인 질서를 부여하는 효과적인 장치로 활용하고 있으며 윌리엄 포오크너도 작품 속에 구약성서의 기독교적 신화를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모더니스트작가들은 신화를 어떤 메시지로 활용하는 것보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할 뿐이다. 

 

 

 

 

 

 

한편 인간이 의식하는 진리는 객관적이거나 절대적일 수 없다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따른 회의주의(skepticism)는 모더니즘작가들에게 작가 개인의 해석의 주관성을 뒷받침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기성의 소설형식과 기법에 대해 회의적 태도를 갖게되는 기반이 되기도 했다. 그들은 또한 삶의 가치와 본질에 회의하는 실존주의 철학에도 매혹되어 20세기 현대사회의 인간조건을 비관적 허무주의 관점에서 보려고 하였다. 따라서 1차 세계대전 이후의 현대사회의 상황을 도덕적 및 정신적 황무지로 간주하는 황무지의식은 엘리어트의 『황무지』에서 가장 훌륭하게 표현됬으며 윌리엄 포크너, 어네스트 헤밍웨이, 제임스 조이스 등은 현대사회의 도처에서 발견되는 삶의 공허감과 허무주의를 자신의 작품에 개성적으로 묘사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또한 모더니즘 소설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자신의 운명은 자신이 결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며 전통적 기준에서 바라보면 그들의 삶이 불안하고 불확실하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자신의 인생을 새로운 관점에서 주관적으로 창조하고자 하였다.

 

 

 

 

 

 


 

 

 

    *. 이걸 내가 대학때 paper로 제출했던 것 같은데, 인용출처가 없네요...<소리와 분노>도 다시 읽고 싶어서 사 두긴 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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