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 와 왕가위WKW 책

탐독: 탐미/영화M

by 카알KaRL21 2021. 8. 25. 08:51

본문

 

영화 ‘화양연화’는 BBC선정 21세기 최고의 영화 100선 중에 당당 2위를 차지했다.(참고로, 1위는 <먼홀랜드 드라이브>라고 한다)

 

 

 

 

다시 또 보고 싶은 영화, 화양연화이다   예전에(때는 2000년대 초반이었습니다, 쩝) 누군가 나더러 꼭 보라고 추천했던 영화를 뒤늦게야 보게 된다. 영화를 손에 넣게 된지는 몇 달이 되었는데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어젯밤 피곤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그냥 누울려니 웬지 좀 허전함이 밀려와 영화를 잡은 것이 바로 ‘화양연화in the mood for love’ 였다. 

 

 

 

 

왕가위 감독의 영화라는 것을 영화 끝나고 알았다. 냄새가 좀 났다. 영화를 찍는 기법이나 효과나 처리. 특히 음악이 참 매력적이었고 굵은 선율을 그렸다. Michael Galasso 가 음악을 맡았다. 중국영화에 외국인이 음악을 맡아서인지 음악이 튀었다. 그런데 그 음악의 튐이 불균형스러운 것이 아니라 무척이나 영화를 은근하게 무게잡고 있다. 장만옥-난 그녀가 참 좋다. 고등학교 때부터 줄곧-과 양조위가 주연한 이 영화. 

 

이야기의 구도는 이렇다.

 

1962년 홍콩, 상하이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에 두 가구가 동시에 이사를 온다.

무역 회사의 비서로 일하고 있는 소려진(장만옥)과 그녀의 남편, 그리고 지역 신문사의 편집 기자로 일하는 주모운(양조위)와 그의 아내. 소려진의 남편은 사업상 일본 출장이 잦다. 주모운의 아내 또한 호텔에서 일하는 관계로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다. 홀로 있는 시간이 많은 주모운과 소려진은 자주 부딪히게 되고 어느새 자연스레 가까워진다.

주모운는 소려진이 자신의 아내와 똑같은 핸드백을 가지고 있으며 소려진은 주모운이 자신의 남편과 같은 넥타이를 매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자신들의 배우자가 자신들 몰래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와 동시에 소려진은 사랑하는 이의 곁을 떠나지도 못한 채 슬퍼하고 주모운는 그런 소려진을 위로하며 서로는 어느덧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줄거리 출처:나무위키).

 

 

대충 이런 이야기이다. 두 사람이 옆집에 같이 이사오면서 알게 되었지만 장만옥은 남편이, 양조위는 아내가 두 사람이 눈이 맞아서 일본으로 도망가버렸고 장만옥과 양조위는 그런 상황에서 두 사람은 더 끌리지만, 글을 쓰는 것을 통해 두 사람의 마음은 더 하나가 되지만 두 사람은 절제한다. 참는다. 견딘다. 절제를 통해서 보여주는 미학!

 

 

 

 

 마지막장면에서 양조위가 앙코르와트의 구멍에다 대고 비밀을 말한다.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에서 영화를 마무리한다는 설정은 왕가위의 아이디어였다. 두 남녀의 사랑을, 화양연화의 비밀을 품은 채 끝난다는 것을 그렇게 처리한 것이다. 아직도 나는 그 대목이 너무 가슴에 남는다. 오늘날의 시대는 모든 것을 폭로하고 해체하는 구도인데, 왕가위는 절제를 보여준다.

 

영화의 마지막은 앙코르와트에서 촬영하였다

 

 

왕가위 감독은 그의 인터뷰에서 왜 굳이 앙코르와트에서 마지막 카메라를 들이댔느냐고 했을 때 그는 그 앙코르와트라는 장소가 지닌 상징성에 주목했다.  자신의 작품 <화양연화>는 식민지 시대 이후의 홍콩에 대한 왕가위 감독의 느낌을 담고 있다고 했다. 한때 프랑스 식민지였던 캄보디아에서 영화의 피날레를 장식한다는 것, 마무리한다는 것은 자신들의 식민지 시절에 보내는 작별 인사라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또한 그것은 안토니오 감독의 <태양은 외로워>의 마지막 엔딩씬에서 배운 기법이라는 말도 추가했다. 더 깊은 이야기는 그의 책 <왕가위>를 참고하시길 바란다. 

 

  그 시대가 1960년대였고 장만옥은 체면을 아주 중시하는 여자였다. 그녀는 항상 목을 감는 차이나풍의 긴 원피스(치파오인가?) 입고 나왔다-장만옥에게 진짜 잘 어울렸다-. 양조위는 그것을 지켜줄 줄 아는 사람이었다. 두 사람의 절제된 사랑, 절대 헤프게 풀어헤치지 않는 왕가위 감독의 절묘한 절제미도 돋보이고 늘 그렇듯이 그의 영화는 하나의 수채화를 보는듯하다. 마이클 갈라쏘가 맡은 음악은 진짜 또 듣고 싶은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두 사람이 미묘하게 마주치는 부분에서 두 사람의 미묘한 감정을 드러내는 부분이 바로 음악의 역할이었다. 양조위가 복잡하게 고뇌하는 것을 상징화하는 담배연기의 헝클어짐 가운데서도 아주 잘 표현하였다. 사람들은 이래서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지도, 왕가위를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붙잡고 싶지만 붙잡지 않는, 만지고 싶지만 만지지 않는, 소유하고 싶지만 소유하지 않는...그 미학   두 연인의 이루어지지 않은 그 아쉽고 가슴 저미는 사랑의 이야기를 정말 숨 조이며, 숨을 참고 침을 겨우 삼키는 듯한 조마조마함으로 볼 수 밖에 없는 영화였다. 영화를 보는 나의 마음은 시종일관 조마조마했고 그 떨리는 마음을 잠깐씩 망각하게 하는 것이 마이클 갈라소의 음악이었다. 묵직한 클래식의 풍의 음악과 재즈풍의 선율과 멜로디...

 

 

 

 

인생의 가장 좋을 때를 가리키는 것이 바로 “화양연화in the mood for love”이다. 화양연화-너무나 잔잔하게 내 마음의 심금을 울리는 여운으로 다가온다. 근데 리뷰를 만지작거리다가 영화음악을 다시 듣고 뮤직비디오를 훔쳐보는데, 갑자기 추억이 소름돋히며 등골에 스며드는 느낌...갑자기 나의 20대의 청춘의 기억들이 이 영화의 '느림의 템포'처럼 숙주가 되어 내 영혼을 장악하는 느낌, 이거 뭐지? 그냥 왕가위 감독 영화를 보고 있으면, 눈시울이 붉어지고, 한 장면 한 장면에 강조점의 점(dot)을 화면 위에다 박아둔 듯 하다. 지금은 영화를 거의 안 보고 볼 여유도 없지만, 20대는 하루에 영화를 2-3편씩 보면서 감성의 담금질을 했었는데...쳐다박아둔 영화 CD들, 엉클어진 기억과 추억들, 사랑과 이별, 상처와 위로....등등. 영화를 보니 너무 멜랑콜리해진다....

 

 나는 지금이 행복한데, 20대는 너무나 방황을 했었고 갈피를 못 잡고 힘겨워했었는데. 그래도 그 시절의 추억과 함께 해 온 왕가위의 '화양연화'가 갑자기 내 영혼에 훅 들어온 탓에 기분이 몹시 달달해졌다. 

 

 

 

  <왕가위> 이 책이 나오자마자  구매했던 것으로 기억한다.왕가위에 대한, 그의 영화에 대한 이야기들이 인터뷰형식으로 잘 기술되어 있고, 화보들이 멋지게 수놓고 있다. 내가 봤던 영화들의 장면과 기억이 스물스물 올라오는 느낌이 참 좋다. 왕가위의 영화와 삶을 다룬 <왕가위>, 책이 묵직하고 컬러풀해서 가격이 좀 쎄다. 5만원은 안 넘으니깐 그래도 다행. 하지만 팬이라면...ㅎ읽다가 말았는데, 왕가위의 영화는 한 씬 한 씬이 포토샵으로 처리한 것 같은 영상미가 넘친다. 두고두고 들추어보면 좋을 듯하다.

 

 장만옥...참 이쁘고 우아하다. 홍콩 4대 여신 임청하, 왕조현, 공리, 그리고 장만옥이라고 했던가!궁금해서 '장만옥의 최근근황'을 쳐봤는데, 외모도 많이 변했더라. 시간이 지나면 늙어가는 것이고, 변해가는 것이지...그냥 시간은 성경의 표현처럼, 장사의 쏜 화살처럼 훅 하고 지나가는 것, 외모가 변하지 않는다면 인간이 아니겠지.어쩌다가 '화양연화'에 대한 이야기를 적게 된다....

 

 

낮부터 너무 더워 편두통이 스치고 지나가는데 나는 또 이러고 있다 ㅜㅜ저녁에 비가 내려 좀 낫긴 하다.오늘 페이퍼는 그냥 사진이 주가 된 글이 되어버렸다. 어쩔 수 없다. 화양연화...설렌다...장만옥 때문인가? 왕가위 작품이라서...암튼... 괜히 멋쩍은 페이퍼가 되었다. 그래도 좋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를 다녀온 느낌이다!


 

 

 

영화 행복/11년 동안 조회수 0이었던 글/우리 안에 있는 행복의 시선에 대한 잔인성cruelty

안녕하세요, 오늘은 2007년도에 황정민, 임수정이 주연한 영화 <행복>에 대한 글입니다. 이 글에 얽힌 에피소드가 있는데요, 그 에피소드는 마지막에 첨언하도록 하겠습니다! 행복은 평범한 일상

karl21.tistory.com

 

넷플릭스 주식 영화 작전(2009)

안녕하세요 카알KaRL21입니다. 오늘은 영화 <작전(2009)>에 대한 리뷰입니다. 리뷰라기 보다는 소개라고 하는 편이 나을 듯 합니다. 주식영화로서 2009년에 개봉을 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우연히 발

karl21.tistory.com

 

Review: 가네코 후미코 옥중수기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박열을 아는가?    영화 <박열>이 세상에 나오면서, 숨겨진 독립운동가였던 그에 대한 정보가 세상에 조금 드러난 셈이다. 이 책은 박열의 부인이자, 연인이었던 가네코 후미코의 이야기이

karl21.tistory.com

 

넷플릭스 슬기로운 의사 생활 시즌:2의 김대명(feat.가을우체국...)

안녕하십니까? 카알KARL21입니다. 오늘은 넷플릭스에서 시즌2로 방영되고 있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를 보면서 느낀 점을 잠깐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제가 뭐 하나에 필 받으면 그 부분은 분

karl21.tistory.com

 

넷플릭스 영화 새콤달콤 줄거리/우연히 선택한 영화, 기막힌 반전/로맨스의 현실/채수빈 장기용

안녕하세요, 카알입니다. 오늘은 넷플릭스 영화 <새콜달콤>을 잘 감상한 후에 글을 적어봅니다. 참고로, 저의 영화리뷰는 줄거리에 대한 디테일이 강하기때문에 영화를 보실 분들은 스포에 유의

karl21.tistory.com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