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해보니 채수빈 영화였다 고경태(최강수 역)와 함께 주연한 2017년도에 방영한 KBS2 드라마 <최강배달꾼>에서 이단아역으로 채수빈이 참 똑부러지고 귀여운 스탈로 두 사람이 참 잘 어울렸다 몇일만에 아이들과 재밌게 정주행한 드라마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채수빈의 영화였다는.
2 줄거리
Ep.1 다은, 이장혁을 만나다
간호사인 다은(채수빈)에게 황달에 걸린 환자가 들어온다. 덩치도 있고 뚱뚱하고 사이즈105도 맞지 않는 좀 뚱뚱한 이장혁은 섬세하고 간호해주는 다은에게 호감을 보인다. 그러다가 점점 호감이 배려로 섬세한 관심으로 드러난다. 한번은 병원 비상계단에서 담배를 피고 있는데, 이장혁이 그걸 목격한다. 다은과 대화를 나누다가, 수간호사가 이 장면을 목격한다. 그러자, 다은은 이장혁이 담배를 여기서 피면 어떻게 하냐고 하면서 되레 나무란다. 어의가 없는 이장혁! 하지만, 이때의 사건으로 인해 다은과 이장혁은 더 친해진다. 이장혁에게 사과하면서 자신은 비정규직인데 걸리면 짤릴 수도 있다면서 그때는 너무 고마웠다고 이야기한다. 병원이란 그 좁은 공간에서 이장혁은 다은이 피곤할까봐 냉장고에 있는 다른 환자의 음식도 다 챙겨서 줘버리고 챙겨준다. 다은은 넘 피곤해서 이장혁의 침대에 같이 쪽잠을 자다가도 나중에는 대자로 잠든다. 오히려 이장혁이 쪽잠을 잔다. 이장혁은 퇴원을 하게되지만, 병원에 다은을 보기 위해 들락거린다.
어느날 다은이 보이지 않자 이장혁은 다은의 소식을 알기 위해 휴대폰번호를 염탐하고자 하지만, 중간번호만 겨우 알게된다. 그때부터 모든 번호의 경우의 수를 따져 다 전화해보다가 드뎌 다은과 통화가 된다. 그런데 다은이 치고 들어온다.
"우리 집에 올래요?"
이장혁은 아버지의 차를 빌려타고 한밤중에 미친듯이 차를 몰아 달려간다. 이장혁은 다은의 집에서 따뜻한 밤을 보낸다. 말 그대로 안고만 잔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장혁은 여자의 손이 잘 가지 않는 깜빡거리는 전구를 갈아 끼워주고 있다. 두 사람의 순박하고 풋풋한 사랑이 시작된다. 달콤한 연인들의 무난한 러브스토리이다.
이 두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해가는데 갑자기 다은이 훅 치고 들온다. 제주도여행을 다은이 제안한다. 다은 앞에서 뚱뚱한 몸매가 뭐했던지 이장혁은 내년 크리스마스 때는 꼭 살을 빼겠다는 결심을 한다.
Ep.2 다은, 장혁의 러브스토리
영화는 이장혁이 뛴다. 두툼한 허벅지가 점점 가늘어지더니 새로운 인물로 변신되었다. 이 장혁이 장기용으로 인물이 체인지된다. 출연배우가 달라진다. 두 사람은 행복한 동거생활을 만끽한다.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고 달달한 연애생활이다. 그러다가 장혁의 회사에서 부장이 장혁에게 대기업에서 스카웃제의가 왔으니 네가 한번 가서 파견근무하다가 정직원이 되면 좋은거 아니냐는 제의에 냉큼 승락해버린다. 다은에게 상의도 없이.
영화의 분위기상 이런 변화가 두 남녀에게 무언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일 분위기이다. 최근에 구입한 소형자동차 레이로 서울에서 인천까지 장거리출퇴근을 해야하는 게 부담이었지만, 그까짓 것 쯤은 더 큰 미래를 그리면서 장혁은 도전한다. 업무와 일이 장혁의 스타일과 재능을 잘 드러내 주지만 장거리 출퇴근이 문제다. 출근길에 생수통으로 머리를 감는 사람들이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저마다 졸고 있는 사람들, 피곤에 쩔어 있는 사람들이 상큼한 출근길에 장혁의 눈에는 이해불가한 장면들이었다. 하지만, 장혁도 점점 그들과 결을 같이 하는 구도이다. 이런 장거리연애가 결국 장혁과 다은의 관계도, 만남도 관심이 소원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로 가고 있다. 주말에 보자고. 미루고 미룬다. 아주 오래된 연인들의 습관처럼...
장혁과 함께 같이 임시적인 스카웃 제의를 받아 같은 날 들어온 보영(크리스탈)은 첨에는 완전 여우짓을 하면서 장혁의 심기를 점점 건드린다. 그러자, 고심하던 장혁이 오히려 보영의 자존심을 짓밟아버린다. 회사에서는 점심시간에도 비정규직이라고 식사시간에 둘만 남는다. 둘은 둘도 없는 전우조처럼 야근을 하면서 프로젝트에 몰입한다. 죽을 동 살 동 프로젝트에 몰입하면서 장혁은 보영과 선을 확실히 그었던 마음이 조금이 양보하게 된다. 장거리출퇴근으로 집에 가면 다은의 말도 요구도 뒷전이고.
"피곤해 피곤해 피곤해"
로 일관하기 일쑤인 이장혁, 온통 자신의 프로젝트와 회사일에 몰두한다. 다은이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여자는 남자가 매일 물을 주어야한다는 어느 누구의 말처럼 다은은 점점 시들어가고 두 사람의 관계는 냉랭해져간다. 회사에서는 생기가 넘쳐나 뭔가 이룰 것 같은 분위기이지만, 퇴근후의 장혁은 다은과 피곤하다며 모든 것을 미루고 만남도, 데이트라는 것이 의무방어전의 식사와 외출과 동행이 되어버렸다.
이런 분위기가 되기 얼마전에,
다은이 장혁에게 생리를 안한다고 했다. 결국 그들은 병원에가서 수술을 받는다. 장혁은 월차를 내고서 다은과 동행한다. 가장 필요한 순간에 장혁이 다은 옆에 있어주나 싶었지만, 회사는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의 과정 가운데 팀이 닥달당하는 상황에서 성과를 보여야 장혁의 정규직의 희망이라도 보장되는 것이기에 장혁은 마음이 바빴다. 다은은 자신의 마음과는 달리 장혁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빨리 회사 가보라고 한다. 장혁은 처음에는 거절하지만 후에는 부리나케 다은 옆을 떠난다. 다은이 유산을 한 후 가장 힘들때 옆에 있어줘어야 할 때였다. 하지만 장혁의 우선순위는 그게 아니었다. 장혁의 우선순위는 다은이 아니라 회사였고 회사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길이었다.
결국 두 사람은 데이트 와중에 다은과 다투게 되고 다은과 장혁은 헤어진다. 다은은 장혁에게 택배로 자신이 줬던 반지를 돌려보낸다. 장혁은 지금 자신이 올인하고 있는 회사 일에 과부하가 걸렸기에 그 반지도 연필통에 그냥 던져 넣어놓는다. 그리고 오로지 직진!
크리스마스가 되면 제주도 여행을 가자고 약속을 했던 장혁은 회사일로 바빠 예약하는 것도 다은에게 맡겼는데, 이별 후에 난데없이 제주도 여행 예약문자가 날라왔다. 그런가운데 늘 전우조처럼 붙어지내던 보영은 일 잘하는 스타일의 장혁에게 원래 호감이 있었는데, 다은과 헤어진 후 두 사람은 잠자리를 같이 하는 관계까지 급격하게 친해진다. 원래 다은이 아니었다면, 두 사람의 관계는 더 빨리 가까워졌을 것이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대기업에서 자신의 실적으로 정규직의 대단한 신호탄을 쏘아올리는가 싶었지만, 송년회 파티만 요란했다. 그렇게 필사적으로 몰빵했던 회사에서 두 사람이 다 이뤄놓은 프로젝트는 정규직의 팀원들에게 공로로 돌려지고, 정작 정규직은 물 건너 간 것 같고, 자신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야 할 처지이다. 자신이 마치 빈 깡통처럼 느껴진다. 옆에 있던 보영은 유학가서 스팩 쌓을거라고 한다.
다은과의 이별 이후 주위 어딜 가든 다은과의 추억에서 날라온 기억의 편린들이 자신을 찌른다. 제주도, 아기, 제주도…제주도…제주도…그놈의 제주도...그날 파티에서 브리핑에서도 '제주도'란 단어가 등장하고... 경품도 '제주도 4박5일 여행티켓'이었다. 제주도란 단어를 떠올리면 장혁은 자책감과 죄책감과 열패감의 바이러스가 자신의 온 몸에 번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장혁이 다은의 카톡프로필을 보는데, <Christmas in Jeju>이란 문구가 떠 있다. 아니 이거 뭐지? 현타가 온다. 제주도티켓을 취소하지 않고 자신을 기다린다는거야? 장혁은 그토록 목매달한 회사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제 남은 것은 '다은이'...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제서야 깨닫는 걸까? 황급히 파티장을 빠져나와 공항으로 달려간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이전 20대에 보았던 일본영화<냉정과 열정 사이 2001, Between Calm and Passion>가 떠올랐다. 사랑하는 두 남녀, 준세이와 아오이가 사랑하지만 집안의 반대, 오해와 갈등......여차저차해서 헤어졌다. 그들은 과거에 30번째 생일에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했었다. 영화의 피날레에서 기어코 두 사람이 그 약속을 통해 다시 만난다는 스토리! 해디엔딩! 참 감동깊게 봤는데, 그런 분위기로 가는가?
공항에서 역시나 다은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늘 자신을 기다리고 기다렸던 현모양처와 같은 다은! 자신을 향해 반가이 손 흔드는 예전의 다은이가! 역쉬 구관이 명관이다 싶다.
Ep.3 반전 스토리
그런데 여기서 영화는 반전이 시작된다! 뛰어가다가 웬 남자와 부딪히는 장혁! 놀라며 달려오는 다은....
영화는 갑자기 리버스Reverse! 되감기 시작한다
3. 결말?
영화는 보통의 연인이 거쳐가는 과정을 스토리로 담담하게 담았다 현실적인 직장생활, 정규직의 꿈, 젊음, 사랑과 열정, 배려와 관심, 동거, 임신, 뜨거움, 냉기서림, 피곤함, 미룸, 필요와 결핍, 기다림과 지침, 보고픔과 주저함, 사소함과 중요함, 남자와 여자…이 모든 것, 청춘로맨스의 리얼리티가 녹아나 있다. 비정규직 3교대 간호사와 비정규직 사원의 청춘의 초상화와도 같은 모습이다.
누구를 위해 종을 울렸나 싶다…
4 개인적인 평가와 해석: <새콤달콤>이 아니라 <시큼달콤>
두 사람의 행복과 미래를 위해서 달려간 장혁이지만, 사랑을 하다 보면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서로에게 처음 가진 설레임이 점점 줄어가고 새콤함이 다가온다. 나는 영화 제목<새콤달콤>을 약간 비틀어 <시큼달콤>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우리가 심리학에서 보면 '시큼한 포도sour grape'와 '달콤한 레몬sweet lemon'이란 용어가 있다. 그 시큼과 그 달콤의 줄당기기가 연애이고 로맨스이지만, 그 사이에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는 다 아직 청춘이기 때문이다. 아니 더 근본적으로 우리는 다 인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간은 다 자기의 욕심과 이기심을 소유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욕망과 가치가 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욕망과 가치와는 반드시 부딪히는 마찰과 갈등이 일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장혁을 기다리다 지친 시큼을 경험한 다은은 이제 이장혁을 만나 달콤을 경험할 차례이다. 장혁은 보영을 통해 잠시나마 달콤함을 경험했지만 이제는 완전한 시큼함을 다시 체감해야 할 순간이다? 우리는 언제나 '시큼'과 '달콤'의 선상에서 오며가며 살아가는 인간이다. 예측불허...
예측불허...
넷플릭스 드라마 <알고있지만>에서 유나비(한소희)가 자신의 이모댁에 가서 이야기를 나눈다. 도자기를 구워내는데 늘 색이나 모양이나 결이 모든 것이 다 달라지는 걸 보면서 조소과인 유나비는 자신이 하는 작업이 순간의 실수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지는 이런 게 너무 싫다고 무섭다며 오히려 기억하고 저장해서 변화의 결과없이 디지탈화 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이야길 한다. 그러자, 이모가 이런 이야길 한다. 이름값도 못 한다면서. 네 이름을 왜 나비라고 지은 줄 아냐고? 니네 엄마는 꿀만 빨아 먹어면서 살라고 나비라 지었겠지만,
나비가 어디 꿀만 빨아먹니? 진딧물도, 똥도, 다 자양분이다...네 겪는 인생의 모든 것들이 네 인생의 자양분인데 뭐가 무서울 게 있어?
우리는 내일을 예측불허하기 때문에 두려워하고 불안해한다. 내일 일은 알 수 없기 때문에 무언가 제대로 예측을 해서 시나리오대로 움직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로맨스만큼은, 인생만큼은 그렇다. 예측불허다. 로맨스에서 있어 새콤도 달콤도, 시큼도 달콤도 다 없어서는 안 될 것들이다. 예측불허한 인생이고 사랑이고 사람이기에 오히려 더 살 맛 나게 하는 게 인간사가 아닐까? 그게 바로 우리 인생이기에!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폰으로 처음에 글을 치다보니 존댓말이 아닌 점을 양해주시길 바랍니다. <새콤달콤> 영화 추천합니다! 우리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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