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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사람들 7, 8회-<오존주의보/불쾌지수>-다시 읽기

탐독: 탐미/TV 프로그램

by 카알KaRL21 2022. 3. 7.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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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기상청사람들>, 이 드라마를 읽어주는 남자로  나선 카알입니다. 7회는 <오존주의보>, 8회는 <불쾌지수>라는 주제로 스토리가 전개되는데요. 과연 어떤 스토리로 시청자를 들었다 놨다 하는지 즐겁게 감상하는 시간되길 바랍니다.

 

기상청사람들 포스터

 

 

 

"힘들 때 의지가 안 되면 어떻게 부부겠어요?"

 

 

한기준(윤박 분)이 레이더 & 초단기 예보관 오명주를 붙들고 아내 채유진(유라 분)이 혼인신고를 안 하겠다하는 이야길 넌지스레 털어놓는다. 남자는 여자와 결혼하면 혼인신고는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여자는 흔들리는 갈대...오명주는 한기준에게 여자분에게 신뢰와 믿음을 주라고 조언해 준다. 그러면서 오명주의 남편이 1년동안 휴직을 하는 이유를 묻자, 자기가 하고 싶은 거 하려고 밀어주는 거라고 한다. 한기준의 논리로는 아이도 중학교 들어가는데, 그렇게 하는게 납득이 안 된다. 남편은 일 쉬고, 아내는 일하고. 그런 한기준에게 오명주 난리는 대사다.

 

 

"힘들 때 의지가 안 되면 어떻게 부부겠어요?"

7회였던가! 오명주가 자신의 남편이 5급 공무원 시험준비한다고 부탁했을 때 허락해주는 장면이 짠했다. 그런 내공이 쌓인 부부와는 너무나 결이 다른 한기준과 채유진이란 신혼부부이다. 무슨 생각으로 결혼을 했는지 시청자로선 답답하기 그지 없는 노릇이다.


 

가장 찌질한 한기준 때문에 드라마 보다가 욕할 뻔했다. 한기준은 진하경(박민영 분) 덕에 겨우 칼럼을 잘 마무리했다. 진하경이 마지막이라고 부탁을 줬더만. 그런데, 사람이 찌질한게 끝이 없다. '마지막'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인간들이 많다. 아내 채유진의 상사가 '기상관련특집기사'를 남편 한기준이 좀 써주면 안되겠냐고 부탁을 한다. 채유진은 주저하지만, 이를 주워 들은 한기준은 대뜸 자기가 쓰겠다고 한다. 자기가 쓰는 게 아니고 또 진하경에게 부탁할 요량으로. 이 놈은 결혼을 했는지 왜 이러는지. 찌질하기 그지 없다. 바람 피우고 딴 살림 차렸으면 끝인 것이지 왜 이렇게 구질구질한지...와, 이런 인간이 여기 있네!!!

 

술에 취해 하경의 집을 찾아온 기준과 엄동한, 이시우, 신석호의 대면 "무슨 상황이에요?"

 

 

 

 

"떨어지는 데도 가까워지는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오존층이 대기상태에 머물러 있을 때는 그게 인간에게 유익하지만, 대기 아래로 내려오면 문제가 생긴다고 한다. 당장 거처할 집이 필요한 이시우에게 하경은 동거를 하자고 제언을 한다. 하지만 이미 동거로 인해 뼈아픈 경험을 한 시우는 동거가 연애의 효율성, 시간낭비를 줄이자는 차원에서 살아보고 하는 것이 아니라고 거절한다.

 



동거? 프랑스의 지성인이었던 장 폴 사르트르(Jean Paul Sartre)시몬느 드 보봐르(Simone de Beauvoir)가 계약결혼을 처음으로 시도했던 것으로 안다. 살아보고 더 살 건지 말 건지 그러자는 건데. 인제 TV에선 동거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는 트렌드가 되었다. 연애한 것과 동거한 것은 다르다. 그러나, 한기준처럼 이시우와 채유진이 동거한 것을 뒤늦게 알고는 분노하며 계속 찌질해 한다. 물론 감정적으로 힘들 수 있는 노릇이다. 하지만, 이미 결혼한 와이프의 과거사이고 그것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찌질함의 극대값으로 낳고 있다. 한기준이란 캐릭터 설정 자체가 그렇다. 진하경이 없으면 칼럼 하나 제대로 탈고하지 못하는 그런 인간이다. 원래 그렇지는 않았겠지. 사람이 자꾸 기대고 의존하게 되면 나중엔 습관적으로 그 의존함이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무능한 인간이 되어버린다. 한기준이 그렇다. 좋다고 남의 동거녀와 결혼해 놓고는, 그 때까지 이시우는 채유진에 대한 감정을 잊지 못했기에 결혼식장에까지 찾아가서 부캐를 훔쳐 달아나는 헤프닝을 벌인 셈이다. 어떤 식으로 댓가를 지불해야 할 노릇이다.

기상청사람들의 한기준(윤박 분)

 


한기준은 과거라고는 하지만, 동거에 대한 부담스런 감정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자신의 아내의 전 동거남이 이시우라는 것. 그리고 후에는 이시우가 진하경와 연인관계라는 것까지 알게 된다. 동거이야기 하다가 딴 이야기로 흘렀는데, 동거해보고 결혼하자는 그런 주의, 트렌트가 있는 것으로 안다. 채유진이 이시우의 집에서 나오면서 '지겨워'라고 말한다. 둘이 처음 동거할 때도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했지만, 결혼을 앞두고선 부담이 된다며 후회한다고 한다. 여자라는 입장에서. 그건 반칙이다. 선택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보수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여러분 중에 사위나 며느리가 동거남녀였다는 것을 안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물론 지금은 충격을 받을 것이다. 그런데, 이미 매스컴에서 동거를 대놓고 드라마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젖어 들게 될 것이다. 나중에는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여지게 될 것이다. 과거 사르트르가 살던 시대에는 멀티미디어가 없어서 최고의 지성인이 그렇게 계약결혼을 하면서 서서히 변화하게 되었지만, 이제는 지성인이 필요없다. 드라마에서 그렇게 하면 나중에 다 따라하고 모방하고 그렇게 된다. 그게 매스미디어의 위력이면 위력이라고 할 수 있다. 동거든 뭐든, 남자든 여자든, 다 자기 선택이고 책임이다. 심사숙고하시길 바라!

 

 

 

그런데 시우는 말한다. 자신은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시우는 하경 앞에서 동거의 제언을 거절한다. 대학교 근처에 가면 동거촌이 있는 것으로 안다. 방세도, 생활비도 절약할 수 있고 때론 성적인 욕구까지 해결할 수 있어 많은 커플들이 동거를 한다고 한다. 모두가 다 자신의 선택이고 책임이다. 인간은 내일 일을 알 수 없는 인생들이다. 그때는 최선의 선택이라고는 하지만, 그게 최악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영화 <우리들의 헤어진 여자친구>는 제가 싱글일 때 본 영화이다. 결혼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싱글일 때, 텐프로를 다니는 여자친구, 혜리와 고구마장수를 하던 남친, 재현이 동거를 하게 된다. 남친은 고기를 먹고 싶어하고, 텐프로 다니는 여친은 채식을 강요한다. 텐프로에는 그런게 있다고 하더라. 여친이 변비가 있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나왔는데, 남친이 급한 나머지 바로 들어갔는데 냄새가 끝내 줬다는 스토리를 접하면서 아, 남녀가 같이 살면, 결혼하면 저렇겠구나 추측을 했었다. 사랑을 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악취까지도 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들의 헤어진 여자친구 포스터

 



미국주식 유튜버 미주은 채널에서 최 철 대표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 결혼하기 전에 남녀가 연애를 하면 맛있는 것만 먹고, 가고 싶은 것만 가면서 데이트하고 돈을 아끼지 않고 쓰면서 만나는데 재미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재미 없는게 이상하지 않은가! 돈을 그렇게 쓰고서 만나는데 말이다. 그러나, 실상 결혼해보면 매일 맛있는 거 먹고, 가고 싶은 곳에 가고, 사고 싶은 것을 살 수가 없는 노릇이다. 별 것 아닌데, 돈을 아끼지 않고 쓰면서 만나는데 재미가 없을 수가 없다는 이야기가 굉장히 실제적으로, 팩트폭격하는 것처럼 들렸다. 남녀가 같이 산다는 건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동거와 결혼이 다른 점이 약속이다. 동거는 살다가 별로 맞지 않거나 채유진처럼 지겨우면 때려 치우고 헤어지면 된다. 그런데, 결혼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같이 살자는 약속하에 공동생활, 공유생활을 하는 것이다. 그거 쉽지 않다. 그러나 인류는 그런 루틴으로 발전해왔고 진보해왔다.

"동거가 무슨 죄라도 돼?"

"사랑을 하면 그 사람의 과거까지 쿨하게 안고가야 하는거야."

 

 


불쾌지수가 더해지는 상황 가운데 한기준은 이시우를 향해 분노가 터져버린다. 자기가 진하경과 과거에 얽힌 자동차 보험사 문제 때문에 두 사람 사이에 끼여든 것은 생각도 못하고 기자들 모아놓고 진하경이 회견을 진행하는 와중에 이시우에게 주먹을 날려버린다. 막장드라마 대연출!


 

 

 

"이시우 그 새끼 때문이냐?"

왜 이렇게 남 탓하는 사람이 많을까? 자기가 잘못한 건 생각하지도 않고 이시우를 탓하는 한기준 안티팬이 많이 늘어나겠다 싶다. 그런데, 너무 찌질해서 오히려 극성팬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남의 동거녀와 사랑에 빠져 파혼까지 하고 결혼했으면 됐지, 칼럼이다 뭐다 해서 계속 찌질하게 구는 이 남자는 도대체 무어냐? 남 탓 좀 그만 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이런 말은 아무리 해도 그렇게 하는 사람은 늘 그렇더라구. 그런 인간들의 DNA는 진짜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궁금하다.

한기준 부부와 엄동한 부부는 시간이 필요한가?

 

 

 

"우린 그런 일 하려고 여기 들어온 거 맞아요."

오존에 대한 경보(예보)를 내리는 것은 쉽지 않다고 한다. 산출값을 매기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상청에 계속 민원전화가 빗발친다. 민원을 넣는 이들 중에는 갑질을 하는 이들이 종종 있다. 통보관 김수진이 민원전화를 응대하다가 폭발해버린다. 그도 그럴 것이 오존경보는 기상청 소관이 아니고 환경청 소관인데, 왜 자꾸 기상청에 민원을 넣어서 사람을 열받게 만드냐는 말이다. 김수진이 사이다같은 발언을 날리며 속에 있는 것을 털어놓는다.

 

 

"그 하찮은 전화 받으려고 어려운 공무원 시험 치고 들어온 거 아니라고요."



맞는 말이다. 우리가 정말 걸리적 거리고 사소하고도 정말 별 것 아닌 일들에 매여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추진하지 못할 때 '정말 내가 이 일을 하려고 여기 들어왔나?' 이런 생각을 직장생활하면서 자주 하곤 한다. 그런데, 그 사이다가 진실이 아니라고 진하경이 선언한다.

 

 

"우린 그런 일들 하려고 여기 들어온 거 맞아요."


대학원을 졸업하고 외삼촌이 오너였던 직장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외삼촌 바로 밑의 상사가 나더러 복사 부탁을 한다. 그때 나는 "내가 이 짓을 하려고 여기 온 거 아닌데."라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똘아이같은 생각이지만, 어린 나이엔 그런 생각이 절대값이다. 드라마에서 진하경은 왜 자신들이 그런 별 것 아닌 것, 도움도 안 되는 전화를 응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람들이 어떤 심경으로 일을 하고 있는지, 자신의 밥줄이 오존예보 하나, 날씨예보 하나 좌지우지 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그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길 한다. Finally 마음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이다.



남녀관계, 연애, 결혼도 마찬가지이다. 남녀 사이에는 수많은 갈등과 문제가 시시때때로 터진다. 돈 써가면서 데이트할 때는 달콤함만 맛보다가 둘이 계속 만나다 보면, 같이 살다가 보면 별 대수롭지 않은 일들이 자신의 신경을 거슬리게 만드는 것이다.

 

"무슨 상황이에요?"

 


느닷없는 상황의 연속이 계속 벌어지는 것이 남녀관계이다. 이 세상에도 어디에도 안전지대는 없다. 연애, 결혼의 전선에도 안전지대는 없다. 끊임없이 솔직해지면서 소통하는 수 밖에 없다. 나를 조금 덜 바라보고 너를 조금 더 바라봐주는 것 밖에 없다. 상대방의 민원에 대해 귀를 기울일 때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기상청사람들 8회 장면스틸컷



그런 유명한 말이 있지 않는가?

"사막을 건너는 것은 사자가 아니라 낙타이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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