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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심판 7-8회 다시 읽기-"피해자는 있고, 가해자는 없는"(스포있음)

탐독: 탐미/TV 프로그램

by 카알KaRL21 2022. 3. 1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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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은 원래 넷플릭스 유튜브에서 홍보도 안한 그만큼 기대하지 않았던 작품이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게 법정드라마이기 때문에 나라마다 범죄를 대한 법의 로직이 다르고 결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3월 첫째주에 비영어권 드라마로 넷플릭스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고 합니다. 화려한 CG나 오락적인 흥미나 볼거리가 없는 이 법정드라마, 무거운 주제를 다룬 이 드라마가 이런 결과를 가져올 지는 몰랐을텐데요. 저는 정주행한 시청자의 1인으로 <소년심판>은 극찬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소년심판>을 정주행한 후 7, 8회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과 해석, 줄거리에 관련된 포스팅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소년심판 포스터



1. 주연배우, 김혜수와 사생활

지난번에 다루지 못했던 주연배우에 대해서 잠깐 이야길 해보자면, 베테랑 배우인 '김혜수'가 심은석 판사를 맡았습니다. 김혜수가 처음에 포스터에 등장했을때 '혜수 누나가 또 하나 찍었네!' 싶었는데, 드라마 보면서 역시 김혜수의 아우라가 느껴지는 드라마라고 생각했습니다. 늙지 않는 우리 혜수 누나였지만, 세월의 흔적을 조금은 느끼게 되는 부분은 어쩔 수 없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명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심은석 판사의 내재된 상처와 아픔이 9-10회에서 터져나오는데요, 그 전까지 베일 싸인 캐릭터 안에 비밀스러운 어두움을 차갑고 냉정하고 "나는 소년범을 혐호합니다" 라는 대사 한 마디로 자신의 캐릭터의 정점을 1회부터 찍어내는 김혜수의 연기, 법정에서 판사로서 대사를 치는 대목이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우연히 기사 하나를 보게 되었는데, 빚투의 연예인들 리스트에 김혜수가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외모와 화려한 배우의 이력 배후에 모친이 국민배우 김혜수라는 이름을 팔아 빚을 지게 됩니다. 물론 김혜수 모친은 김혜수의 이름을 팔았다고는 하지 않지만, 돈을 수억부터 빌려주는 지인들은 '혜수 엄마였기 때문에' 돈을 빌려준 것입니다. 김혜수의 이름을 판 것이나 다름이 없지요. 이런 사실이 알려질 때 김혜수의 자산이 170억대였는데요, 이미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고 했고 김혜수는 이런 가족사 때문에 연예계 은퇴까지도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김혜수는 모친과 의절을 하고 이런 상황을 지금 돌파중이라고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알 수 없지만, 아무리 화려하고 탁월한 연예인이라고 해도 다들 자기 안에 내재된 문제가 존재하고 각자의 고민과 고충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결혼을 안 했지만, 인생의 여러가지 고통과 아픔이 내재화된 김혜수란 배우가 연기가 더욱 심층적인 것은 그녀의 가정사의 비극과 불행이 더 숙성시켰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늘 웃음과 미소가 떠나지 않을 것 같던 김혜수란 배우지만, 이 영화에선 웃음끼가 싹 가신 차가운 심은석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2. 주요 사건

<소년심판> 7-8회의 실제 토대가 되는 사건은 '대전 중학생 렌트카 절도 운행 추돌사고'과 '강릉 여고생 무면허 운전 추돌 사고'입니다. 미성년자, 청소년들이 한번씩 범죄를 저지르는 영역이 무면허 운전인데요, 7-8회는 이 대목의 스토리를 가져왔습니다. 5-6회 다시 읽기 포스팅에서 이야기했든이 부장판사인 강원중판사(이성민 분)의 가정의 이야기를 터치하고 이제 7-8회에선 김혜수의 사수, 오른팔과 같은 차태주 판사(김무열 분)를 건드릴 전개순서입니다. 차태주 판사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던 소년범, 갱생하면서 '다시는 법정에 서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곽도석이 사고를 치게 되면서 스토리가 시작됩니다. 곽도석이 무면허 운전을 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차태주 판사, 하지만 이 무면허 운전을 통해 밤낮으로 열심히 가족을 위해 일한 한 가정의 젊은 가장을 중상을 입게 되고 결국은 사망케 만듭니다. 그리고 운전자인 곽도석도 결국은 평생 병상 신세를 져야 하는 식물인간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운전은 곽도석이 분명히 했습니다. 사건을 파헤치면서 동승한 또래집단의 애들과의 관계를 뒤늦게 알게 됩니다.



소년범에서 갱생의지를 보여줬던 곽도석

 

 

3. 인간이 얼마나 악랄한가, 인간의 지독한 잔인성cruelty를 드러내준다

곽도석과 함께 렌트카에 동승했던 또래집단 애들의 주장은 곽도석이 태권도 선수출신이기 때문에 무력에 의해 무서워서 타기 싫은 렌트가에 동승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사실의 실체는 곽도석이 오히려 또래집단 애들의 공갈과 협박에 렌트를 하게 되고 운전을 하게 되는데요.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곽도석이 갱생과 변화에 자신이 올인하고 있다는 것을 또래 애들이 오히려 역이용했다는 점입니다. 다시는 법정에 서지 않겠다는 소년범의 갱생의지가 오히려 이 쓰레기같은 또래애들이 아킬레스 건으로 만들어버립니다. 곽도석은 그 놈들을 충분히 폭력으로 응대할 수 있지만, 오히려 참습니다. 자기 여친같은 백미주의 몰카 사진을 빌미로 곽도석을 이렇게 유린하고 장난삼아 시작된 무면허 운전이 결국 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빠인 오토바이 운전자의 목숨을 앗아가고 운전을 직접해서 사고는 냈지만, 간접적인 피해자이기도 한 곽도석은 결국 평생 침대신세를 벗어날 수가 없는 지경이 됩니다. 곽도석이 폭력으로 응대할 수 없다는, 다시 폭력을 사용하면 재범이 된다는 사실을 오히려 악용하여 접근한 미성년자들 안에 내재된 악랄한 잔인성과 추잡함은 인간의 내부에서 나오는 것은 얼마나 더러울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어린아이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은 선이 아니라 '욕'이라는 것은 인간 안에 얼마나 깊은 지하실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드러내줍니다.

차태주 판사가 곽도석에게 읽어라고 준 책에서 줄 그어진 문구입니다.


"실수는 실패가 아니다....언제든 다시 시작하면 된다."


하지만, 한 사람의 갱생에 얼마나 많은 유혹과 방해요소가 존재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곽도석이 무면헌 운전으로 인해 경찰에게 발각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무작정 운전하면서 도망치는데, 또래 애가 협박을 합니다.

"우리가 잡히면 너부터 죽여버린다. **놈아!"


그러면서, 액셀을 더 밟으라고 다그칩니다.
여친 백미주의 몰카의 곤경을 피하기 위해, 또래집단 애들의 협박과 공갈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그렇게 무면허 운전을 하던 곽도석은 미친 듯이 운전을 하다가(무면허 운전자이니깐) 자기가 가장 많은 충격을 받는 쪽으로 핸들을 꺾습니다.

 

4.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공의와 사랑 or 정의와 연민

한 사람이 실수를 해서 다시 시작하려고 갱생을 시도하던 곽도석이 안타깝게 식물인간이 되어 누워 있습니다. 차태주는 가슴이 무너져 내립니다. 그도 그럴 것이 곽도석의 모습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의 모습이 투영되었기 때문입니다. 시청자들도 차태주의 입장에서 곽도석을 동정어린, 연민끼 가득한 시선을 쳐다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드라마는 심은석 판사를 통해 냉정하고도 객관적인 입장과 시선을 까발려 줍니다.


"아이가 죽을 힘을 다해 달라졌다면 변했다면 차 판(차태주)도 그 격에 맞게 달라져야지. 무조건 감싸고 억울하다 편만 들어 줄 게 아니라 잘못한 건 잘못했다. 사건을 똑바로 봐야지. 본인들이 저지른 범죄로 한 친구는 평생 침대 신세를 지게 됐어. 아무 죄 없는 한 가장은 목숨을 잃었고 근데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아. 모두가 가해자이면서 억울하다 호소만 해. 뭐 느끼는 거 없니? 뭘 해야 될지 정말 몰라?"


김혜수가 분한 심은석 판사의 이 대사가 가슴을 강하게 때립니다. 정의와 공의를 실현해야 하는 심판대 앞에서 저마다 피해자 코스프레를 합니다. 물론 코스프레는 아니죠. 적어도 곽도석만은. 하지만, 직접적인 가해자는 곽도석입니다. 곽도석은 식물인간이 되어 자신에게 스스로 심판을 내린 셈입니다. 그것도 바리케이트와 충돌할 때 자기에게 가장 강한 충격이 가도록 했으니깐 말이죠. 물론 이건 저의 개인적인 해석입니다.


소년심판 김혜수와 함께 출연한 김무열

 

 

5. 피해자는 있고, 가해자는 없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범죄

미성년자 무면허 운전 교통사고 건에 대한 법정의 선고는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는 듯 합니다. 아무도 제대로 된 심판은 받지 않습니다. 소년이라는 이유로,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억울하게(?) 식물인간이 된 간접적인 피해자 곽도석, 그리고 그의 모친과 하루 아침에 남편이자 애 아빠를 잃어버린 피해자인 아내가 격분을 합니다.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다?'

이게 <소년심판>의 현실이기도 함을 지적합니다. 피해 입은 사람은 억울합니다. 심은석 판사가 드라마중에 했던 대사입니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아마 9-10회에서 했던 대사인 것 같은데요. 5-6회, 7-8회에서도 여전히 범죄는 벌어졌는데, 피해자는 미친듯이 울며 통곡하고 있는데, 가해자는 없습니다. 심판받는 이는 없습니다.


"그러면 누가 남편을 죽인겁니까?"


오규상의 아내가 법정의 판결을 지켜보고서 오열합니다. 하지만, 곽도석과 동승했던 또래집단 애들은 소년이라는 이유로 비켜간 법원 판결에 대해 환호합니다.


"저들이 저렇게 환호하면 안되는 거쟎아."


"법이 원래 그래. 법이 피해자를 보호해주진 못해. 법은 증거에 의해 판단하니깐."


남편이 회생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이제 사라져버렸습니다. 아이와 홀어머니 혼자서 살아갈 앞날이 너무 깜깜한 나머지 울먹이는 애기엄마에게 곽도석의 모친이 다가옵니다.

"제 아들 잘못 평생 잊지 않고 살께요."


죽은 오토바이 운전자 오상규씨의 아내가 울먹이면서 절규합니다.


"나는 이제 다시는 못 본다고. 우리가 뭘 잘못했는데..."


곽도석의 모친은 식물인간이 되었지만 아들 얼굴이라도 볼 수 있지만, 오규상씨의 아내는 남편을 이제 더 이상 볼 수도 없고, 오규상의 아이는 아빠의 얼굴을 더 이상 찾아볼래야 볼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런 비극이 소년범죄에서 일어납니다. 아니 모든 범죄현장에서 발생합니다.

곽도석의 모친과 오규상의 아내가 부둥켜 안고 웁니다. 둘이서 울고 통곡하며 껴안고 있습니다. 아...피해자끼리만 울고 위로 아닌 위로를 하고 있습니다. 무면헌 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내게 만든 원인제공자들은 소년범이라는 이유로 법원의 심판을 비켜갑니다.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는!

소년심판 메인포스터

 

 

Epilogue..."누군가는 책임을 져야죠."

저는 이 <소년심판>이란 드라마를 보면서 정말 다들 억울하다고 피해자 코스프레만 하고 정말 자신의 범죄와 행동에 대해 책임지는 인간이 없다는 것이 혐호스러웠습니다. 인간에게 자유가 주어졌다는 것은 그 자유에 따른 댓가인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마다 범죄가 발생하면 도망치기 바쁩니다. 책임지지 않으려는 아이들, 책임지지 않는 사회...뭐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책임지려고 하는 인간이 드뭅니다. 어른들부터 자신의 행동과 죄에 대해서 책임지지 않고 도망치고 방어하고 회피하는 일이 브라운관에 얼마나 넘쳐납니까? 그러니 아이들도 그 어른들을 모방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소년범죄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라 가정, 사회, 구조, 시스템 전체의 문제라는 것을 짚어주는 게 바로 이 드라마의 매력이요,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의 우리 사회의 소년범죄, 미성년자 범죄의 현주소를 짚어주고 들여다볼 수 있는 귀한 기회를 제공해준다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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