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읽어주는 카알, 오늘은 기상청사람들 10회 <열대야>에 대해 포스팅해 보고자 합니다. 이번 회차는 이시우가 비혼주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진하경, 그리고 주요인물들이 생각하는 결혼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결혼 갑론을박'이라고 제 나름대로 이름을 지어봤습니다.
갑자기 하경의 집으로 들이닥친 하경의 모친, 웬 남자가 둘씩이나 집에 있는 상황을 수습하고서 진하경(박민영 분)과 이시우(송 강 분)가 대화를 나눕니다. 이시우가 비혼주의자라는 사실을 알고서 하경이 묻자, 이시우는 결혼이 사람을 얽매이게 하는 것이고 '내 짐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지우고 싶지 않다'는 이유를 제시합니다. 이시우에겐 지나온 과거가 결혼에 대해 그늘을 지우게 했나 봅니다. 결혼이 배제된 사랑!
열대야 속에서 잠을 설친 하경 집의 세 사람, 시우와 하경이 둘이서 거실에 앉아 있는데 머쓱한 나머지 하경이 TV를 켜는데, '신혼가전제품' CF가 나오자 황급히 채널을 바꾸는데, 이번에는 우리나라 '혼인율'에 대한 뉴스가 나오니 전원을 OFF시킵니다. 두 사람 사이에 '결혼'이 이제는 금기어처럼 되어버리는 분위기입니다.
초단기 예보관 오명주는 진하경 보다 훨씬 나이가 위이지만 부하직원인데요. 오명주 예보관이 남편 5급공무원 공부 뒷바라지 하랴, 아이 양육하랴, 열대야 때문에 요즘 거의 잠을 못 잔 탓에 5분 정도 예측에 오류가 생깁니다. 스트레스가 과부하된 상태에서 나온 실수인데다, 진하경 부장 앞에서 하는 대사,
"부장님은 결혼하지 마요."
그러면서 진하경 부장이 파혼했다고 했을 때 굉장히 홀가분해지고 부러울 따름이었다고 말합니다. 멋도 모르고 한 결혼을 후회하는 오명주 예보관 이야기가 진하경의 가슴을 훅 치고 들어옵니다. 안 그래도 진하경은 자신과 파혼하고 결혼한 한기준(윤박 분)에게 '결혼하면 어떠냐?'라고 물어봤는데 긍정적인 신호를 받지 못했는데 말이죠. 한기준은 연애는 두 사람만 신경쓰면 되지만, 결혼하면 그 외의 수많은 요소를 신경써야 한다고 뭐 그런 이야길 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명품백을 샀다고 오해를 했던 게 알고 보니 한기준의 모친 생일선물로 구매한 걸 모친의 전화를 통해 알게 된 한기준은 채유진에게 사과를 하고 둘이 화해모드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인생은 늘 편안하게 굴러가던가요? 문민일보의 갑자기 출입해서 배회하던 채유진의 선배, 사회부 기자가 오명주 예보관이 5분 실수하여 놓친 그 오류를 우연히 낚아채 기상청을 오류청이라고 쏘아대는 기사를 또 한바탕 기상청에 찬 물을 끼얹습니다. 한기준은 선배기자와 채유진이 앉아서 이야기를 한 것을 이전에 목격했기 때문에 자신의 아내가 정보를 제공했다고 착각하고 오해하고 단언합니다.
"내 얘길 들을 생각이 없구나! 왜 나랑 결혼했냐구?"
한기준은 채유진을 듣지 않고 자신이 보고 들은 것만으로 결론을 내리고 아내에게 몰아세우니 채유진의 참을성도 극에 달합니다. 채유진은 잠시 떨어져 있자며 저녁에 짐을 싸서 집을 나갑니다. 채유진이 간 곳은? 찜찔방....ㅠㅠ 첨으로 채유진이 안 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모에게 명품백을 자신의 보너스와 비상금을 통틀어 사 준 채유진, 호텔이라도, 모텔이라도 가면 될 것인데, 찜질방에 간 게 좀 귀엽습니다. 소박하다고 해야 할까요? 기준이는 언제 철 들지...ㅠ한기준도 자기 모친한테 전 여친 진하경과 지금의 아내 채유진을 비교당하는 멘트를 많이 들었나 봅니다.
한기준은 왜 10년 여친 진하경을 버리고 채유진과 결혼을 했을까? 10년이면 긴 세월입니다. 그 긴 세월 때문에 한기준이 진하경에 특이한 태도를 보이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기준은 10년 여친 진하경을 버리고 널 만났을 정도로 채유진이 네가 소중하다는 이야길 하지만, 채유진이 듣기엔 10년 여친 진하경 이야기가 나오면 노이로제가 걸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서로의 대화의 초점과 강조점이 틀리니깐. 남녀 차이가 있으니깐 그런 것이겠죠.
기상청에 현장체험학습을 왔는 여학생들 중에 엄동한의 딸이 거기 있었습니다. 간만에 엄동한은 딸과 대화를 잠시 나눕니다. 다음주에 한번 온다는 이야기에 엄동한의 텐션이 올라갑니다. 아빠와 딸의 가시거리를 조금 더 좁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보여지는 듯 합니다. 퇴근후에 이시우와 엄동한이 같이 걸어오면서 대화를 나눕니다.
"자식이란게 신기해. 딸만큼 힘든 게 없는데, 딸만큼 기쁘게 해주는 것도 없다."
"그래도, 가족밖에 없지."
이 이야기를 듣는 비혼주의자, 이시우는 결혼에 대해서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겠죠.
하경의 모친은 하경의 아파트 윗층에 사는 신석호 주임에게 자꾸 관심을 가집니다. 진하경의 엄마가 설레발을 칩니다. 신석호에게 김치를 갖다주라며 진태경에게 이 일을 시킵니다. 진태경이 신석호의 집을 둘러보면서 외동이냐고 묻고 난리도 아닌데요. 그런데, 드라마의 전개상 하경의 언니와 신석호 주임이 연결된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하경의 언니, 진태경은 그림동화작가인데, 자신이 쓴 <도시악어> 그림책에 대해 혹평을 하면서 사료연구가 잘 안 됐다고 지적질을 하던 신석호 주임의 서재에 자신의 책이 꽂혀 있네요. 이 두 사람 분위기 심상치 않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찾아온 엄마를 향해 하경이 선언을 합니다.
"나, 결혼 안 해!"
이 말에 충격을 받은 하경의 엄마, 배수자 그리고, 택시 타는데까지 배웅하는 이시우에게 하경이는 원래 말을 하면 허투루 하지 않는다면서 고민을 합니다.
여름철 특별기간에는 제주도에 직원을 한 명 내려보내야 하는데요. 진하경이 이시우에게 말합니다.
'네가 가라, 하와이'가 아니고 "네가 가라, 제주도!"가 되어버립니다. 뻥 찌는 이시우 되겠습니다.
<기상청사람들> 10회 '열대야'에서는 결혼에 대한 갑론을박이 오고 갑니다. 비혼주의의 기류가 형성되는 요즘, 과연 결혼이 필요한가? 라는 화두를 던집니다.
윌리엄 세익스피어가 결혼에 대해 한 말은 자주 제가 하는 말이기도 한데요.
'결혼이란 선을 넘으면 그 너머에 뭔가 대단한 것이 있을까 생각해보지만, 막상 그 선을 넘으면 거기에 별 게 없다'
는 식의 명언을 남긴 것으로 압니다. 세익스피어의 말에 전적인 동의를 하진 않습니다. 결혼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오히려 더 큰 지옥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는 것은 인류의 가장 큰 위업이자 성취라고 생각합니다. 연애의 끝이 결혼이든, 결혼이 아니든 간에 번개불에 콩 뽁듯이 진행되는 결혼에는 반드시 탈이 나게 마련입니다. 한 인간을 온전히 포용하고 이해하고 용납하고 인내하는 것에 결혼만큼 훌륭한 시스템은 없습니다. 그 한 인간은 내가 아닌 너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한 인간인 나를 이해하는 데 가장 큰 실험장치이기도 한 것이 결혼입니다. 확실히 결혼은 모험입니다. 그 모험을 통해 인간은 자기 자신이 얼마나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는지 혼자서 알 수 없는 것을 결혼을 통해 배웁니다. 가까운 관계를 통해 부딪히고 깨어지고 다듬어지면서 온전한 자아로 서 가는 것입니다.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인류는 그 결혼과 가정과 가족을 통해 역사를 이뤄왔다는 것은 부인할 수는 없는 진실입니다.
↘11회 예고편이 여기에 있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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