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리주의란
'인간이면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피하고자 하는 경향을 가진다'(제러미 벤담 1748-1832).
쾌락에는, 육체적 쾌락은 질이 낮은 쾌락이고, 정신적 쾌락은 질이 높고 고상한 쾌락이다.
한때 우리 시대의 트렌드가 <소확행>인 적이 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사용한 용어이기도 한다. '행복'이란 주제는 이미 18-19세기 공리주의, 더 나아가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이 고민한 주제임을 알 수 있다. 지금은 그 행복이란 것이 더 세분화된 것에 불과하다. 정말 해 아래 새 것이 없단 생각이다.
J.S.밀: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는 것이 낫다."
밀의 연애, 결혼, 사상, 교육, 인생. 그 자체도 참으로 파란만장하다. 7년 반만의 짧은 해리엇 테일러와의 결혼생활, 하지만 밀의 사상적인 친구이자 동반자였던 해리엇이었다. 두 아이의 엄마이고 유부녀인 그녀를 20년 넘는 시간동안 사상적 교우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기다렸던 밀, 아버지로부터 탁월하고도 견고한 교육을 받았던 밀, 그리고 견고한 사상적인 동지를 만났던 밀은 그녀를 알게 된 후 <여성의 평등 권리>에 대해 더 전진할 수 있었다. 밀의 자유론은 자신의 개별성이 국가의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기에 '자유'를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당대의 배경지식을 다 알아야 더 잘 이해하겠지만, <자유론>은 정말 심오한 책이다. 인간의 자유, 자율성, 개인의 내면적인 성장이 전제 공동체의 발전과 얼마나 큰 관계가 있고, 영향력 있는 지를 밀은 조목조목 분석해 가고 있다. 인간 사회에서 다른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한 경우 뿐인데, 바로 '자기 보호'를 위해 필요할 때 뿐이라고 한다. 자유를 억압하고 제한하는 모든 기제에 대해 밀은 단호히 거절하면서 개인의 개별성이 가진 잠재적인 능력과 파워를 존중할 것을 주장한다.
1) 내면적 의식의 영역에 자리잡은 "자유"(생각의 자유, 사상의 자유)
2) 자신의 기호를 즐기고 자기가 희망하는 것을 추구할 자유
3) 개인의 자유와 똑같은 원리의 적용을 받는 결사의 자유
또한,
양심의 자유에는
첫째, 자신의 속 마음을 외부에 표명하도록 강요당하지 않을 자유(침묵의 자유)가 있고,
둘째, 자기 사상과 양심에 반해는 행위를 강제당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
나는 종교개혁자 존 칼빈이 스위스 제네바를 성시Holy City로 만들고자 했던 시스템적인 기획에 대해선 다소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다. 아무리 기독교적인 선의로 시작되었다고 해도, 그 설계와 계획이 때론 상대편에겐 억압과 강요로 이어진다면, 그것이 자연인의 '자유 의지'를 침해하는 것이면, 밀이 말한 억압과 강요가 인간의 개별성을 목조른다고 생각한다. 물론 밀의 의미와는 다소 색깔은 다르겠지만 말이다. 아무리 세속 도시를 종교적인 도시로 채색한다고 해서 그 영속성과 효용(밀이 이야기 한)이 얼마일까 의문표를 던진다. 신앙에도 자발성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종교라는 것이 권력이 될 때에는 억압과 강제의 폭력으로 둔갑될 수가 있다. 그럴 때는 종종 마녀사냥이 동반되기도 한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동기나 색깔, 내용면에서 두 사람 다 다르다. 밀이 이야기한 전체의 진리를 개인에게 억압하면서까지 강요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위협하는 동시에 전체가 밀고 있는 진리에 대해 한 사람이라도 반감을 품을 수 있다는 말은 동의한다.
밀처럼 개별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것만 최고의 목표이고, 최고의 지향점이긴 하나, 모든 인간은 밀처럼 교양있고, 엘리트적인 교육과 학습을 받아낸 인물이 아니라는 현실이다. 조금 더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이자면, 나는 기독교인으로서 성경은 '모든 인간은 죄로 인해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는, 본질상 진노의 자녀'라는 궁극적인 영적 리얼리티reality가 하나의 장벽이 된다고나 할까?
인간의 개별성의 자유는 밀이 이야기한 것처럼 참 대단하고 아름답다.
정혜윤/ 아무튼, 메모/ '문장이 마음에 내려앉는다' (2) | 2021.05.27 |
---|---|
플라톤/ 크리톤 '내가 있어야 할 곳 지금 그리고 여기here and now' (0) | 2021.05.22 |
다나카 히로노부/ 글 잘 쓰는 법, 그딴 건 없지만 (2) | 2021.05.20 |
소크라테스의 변명/ 필사(17.12.25~18.2.28) 인증샷 (6) | 2021.05.19 |
투명사회와 기괴한 라디오(feat. 존치버,하라리) (0) | 2021.05.18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