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로 인해 지금 대한민국은 이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는 기간인데요. 나태주 시인이 젊고 꽃다운 이들의 죽음을 두고 추모한 시가 있어서 제가 한번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태원 참사 추모시 나태주
아, 이게 웬일이란 말인가
호사다마란 옛말이 바로 그 말인가!
단풍철 시월의 마지막 밤축제를 앞두고
젊은 청춘들 방방곡곡에서 모여 와
헬로윈 데이 젊은 향기를 즐기려 모여든
이태원 골목길
와장창 일이 터져 버리고 말았으니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좁은 골목길 그것도 경사진 골목길
오고 가며 밀리는 인파에 휩쓸려
아 우리와 청춘들이 넘어지고 엎어지고
그 자리에서 그렇게 많이 세상을 뜨고 말았으니
오로지 청춘을 즐기기 위해
코로나 19 의 감옥에서 풀려나서
눈부신 자유 만끽하기 위해서
그 자리에 있었을텐데
영문도 모르고 그야말로 불가항력
떠밀리고 떠밀려 세상에 마지막 숨결을 놓았으니
아 그 고통과 절망과 어둠과 지옥을
어찌 다 감당 했단 말인가!
영령이여 젊고 향기로운 영령이여
미안하오 미안하오
우리가 미안하오
그대들보다 우리 나이 많은 사람들
그대들 부형으로 이웃으로 친지로
그대들 마지막 순간을 멀리서 바라보고만 있었으니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 했으니
미안하오 다만 미안할 뿐이오
조금만 더 우리가 지혜롭고 예비하고
조금만 더 여유가 있었다면 진정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영령이여 못다핀 꽃 들이여
모처럼 기적처럼 찾아온 그대들의 지구 여행길
이렇게 황망히 마치고 말았으니
어찌할꼬 어찌할꼬
그대들 부디 천국에서는
아프지 말고 슬프지 말고 힘들어 하지 말고
지구에서 피우지 못한 꽃 피우며
살기를 바라노라,
그대들 영생복락 평안을 바라노라
우리가 미처 나누지 못한 사랑
천국에서라도 다시 만나
꽃피우기를 바라노라
차마 감지 못한 눈 감으시고
차마 용서 하지 못 하겠는 일들 용서 하시고
부디 잠드소서 편히쉬소서
못다핀 꽃들이여 어여쁜 영령이여
무릎꿇고 통곡하며 그대들 위해 빕니다
우리 좋은 세상에서 다시 만나
다시 한번 사랑하고 다시 한번 꿈꾸고
다시 한번 살아가는 좋은 목숨이시길 빕니다
제가 이태원참사를 두고 나태주 시인의 '하늘이별'이란 시를 가져와 포스팅을 했었는데요. 역시나 우리 나태주 시인이 이태원 참사 추모시를 발표하셨네요. 황망하기 그지 없는 비극적인 참사로 인한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맘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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