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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리뷰/남녀관계의 본질과 결혼을 위한 진정한 조건을 파헤친 걸작

탐독: 탐서/Book Review

by 카알KaRL21 2021. 8. 1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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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당시의 문학이 추구하던 주된 테마가 일종의 Outside적인 것들이 소재였다면, 이 소설의 테마는 특이하게도 Inside적 인 것이었다.  당대의 분위기를 역류하면서 자기만의 소리를 높인,<오만과 편견>은 남녀관계의 본질과 결혼을 위한 진정한 조건을 정확하게 파헤친, Inside적의 소설의 걸작이 아니라 할 수 없다.

 

 

작자는 남자주인공 다르시가 가진 오만함-다르시는 재산, 집안, 가문, 성격, 지성, 외모 그 어떤 면에서도 나무랄데 없는 탁월한 신랑감이기에 가질 수 있는-이 영특한 엘리자베스의 이성(Sense)적 판단-리즈는 가문의 열악함, 재산의 빈궁함,거기에다 가족들의 변덕스런 성격에도 불구하고 출중한 지성과 탁월한 통찰력을 지닌 여인이다-의 벽에 부딪혀 청혼이 거절되는 장면부터 ‘살 떨리고 가슴 졸이는’ 애정의 명장면들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다르시의 천성적인 오만함은 엘리자베스에게 편견이라는 장벽을 더 쌓게 만들고 만다. 제인 오스틴은 이 두 남녀의 오만과 편견의 실타래를 풀어헤치면서

“애정의 좋은 토대는 단지 호의를 느끼는 감정적인 차원에서 뿐만이 아니라 이성적인 자각이 뒷받침된 감사와 존경”

임을 말해 주고 있다.

 

 

 엘리자베스를 위한 다르시의 사랑과 헌신은 단지 격정적인 몸부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애정의 충만함에 기반된 이성적인 행동으로 표현되고 있는 부분에서 더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감수성만 넘치는 어린 리즈의 여동생 리디아와 불량끼가 넘치는 바람둥이 죠지 위컴의 도피행각에 대해서 다르시가 베푸는 선처와 위컴의 성격에 대해 경고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는 부분은 독자들로 하여금 남자로서의 자질,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포용과 책임의 크기는 단지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 주변사람들에게로 확장되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다르시의 오만과 엘리자베스의 편견의 각질이 차츰 떼어지고 둘은 진정한 애정의 진실을 확인하게 된다. 애정의 좋은 토대가 이미 구축된 이 커플에게는 양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에 골인하게 된다.

 

 

 

이 엄청난 지성의 산물을 10대 후반에 썼던 저자, 제인 오스틴은 평생 독신으로 지냈다는 사실은 독자들로 하여금 조금은 의아함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그녀가 삶과 사랑과 결혼에 대해서 어릴 적부터 정신적인 무장을 했다는 것을  고려해 본다면 자신에게 적합한 배우자를 결국 찾지 못했다는 결론을 독자인 나로서 스스로 내리면서 쓴 웃음(?)을 지어본다.

 

-20대때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면서 적은 글이다...벌써 몇 년이 흘렀는가? 아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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