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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성혜의 나라 감상후기/헬조선의 청년 성혜의 이야기

탐독: 탐미/영화M

by 카알KaRL21 2021. 9. 1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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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카알KaRL21이 오늘 들고 온 영화는 송지인 주연의 <성혜의 나라>(2020)입니다. <성혜의 나라> 주인공, 송지인도 그렇고, <혼자 사는 사람들>의 여주인공, 공승연도 그렇고,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인 듯 하네요. 참 이쁜 주인공들이 찍은 영화이다 싶습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이전에 리뷰를 했었고, 오늘은 <성혜의 나라>에 출발해 보고자 합니다.





1 주인공 성혜(송지인)에 대하여
2 영화 <성혜의 나라>의 줄거리
3 대한민국 청춘의 우울한 초상화를 흑백으로 담아낸 영화



성혜의 나라 포스터



1 주인공 성혜(송지인)에 대하여

송지인을 어디서 봤는가 싶었는데요, 알고보니 송승헌.임지연 주연의 <인간중독>에서 장교부인들의 사교클럽모임에서 3호네로 출연했군요. 영화는 많이 출연했는데, 대중들에게 크게 어필한 영화가 없어서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라고 생각됩니다. 아래는 영화 <인간중독>의 샷인데요, 전혜진(중앙) 왼쪽편에 앉아 있는 배우가 바로 송지인이군요. 단발의 복고풍 옷을 입고 있으니 완전 다른 사람 같은데요. 정확하게 계산해보고 싶지 않은데, 20대 후반에 <인간중독> 조연을 맡았나 보네요.


영화 인간중독에서의 송지인



송지인은 유지태. 수애 주연의 <심야의 FM>, <헬로우마이러브>, <구세주2>, 그리고 <방자전>에선 기생역할의 단역으로 등장했군요. 제가 새롭게 이전에 발견한 사실인데요, 엄태구도 <방자전>에서 단역으로 출연했더군요. 다들 화려한 무대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한 순간에 이뤄지는 일이 아닌가 봅니다. 송지인이 주연한 작품으로는 <파편>, <마트로 간 소년>, 그리고 지금 보고 있는 영화 <성혜의 나라>가 되겠습니다.




데뷔는 2008년 다비치의 '사랑과 전쟁에서 했더군요. 무수한 드라마에서도 조연을 맡았는데요, 얼굴이 좀 알려지게 된 것은 2021년의 <결혼작사 이혼작곡 1.11>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제가 아직 <결혼작사 이혼작곡>은 보지 못해서 뭐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네요. 이태곤의 '불륜녀'인 아미역으로 등장한다는데, 송지인의 또 다른 매력을 볼 수 있겠다 싶네요. 그런데 놀라운 것은 올해로 송지인은 결혼2년차 주부라는 사실입니다. 이건 좀 놀랍네요! 그만큼 송지인이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으니깐 송지인의 프로필도, 결혼도 숨겨졌다는 사실이겠죠. 송지인이 말하길, '아무도 물어보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할 정도이니 말입니다.



'결혼작사 이혼작곡'에서의 송지인입니다

송지인은 국문과를 졸업하고 데뷔 방송작가로 SBS <동물농장> 작가진 밑에서 일을 하다가 알바비가 나오지 않아 따지러 갔다가 당차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을 보고는 '당당하게 제 말하는 여대생'의 이미지로 다비치의 작품에 캐스팅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생의 모든 곳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우연들이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길로 송지인이 연기의 길로 들어섰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2 영화 <성혜의 나라>의 줄거리

이 작품은 <성혜의 나라>라는 제목에서 은근히 뉘앙스가 배여 있듯이, 성혜의 나라, 대한민국, 헬조선, 4포시대의 젊은이인 성혜의 스토리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특별히 영화는 칼라색을 포기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흑백톤으로 영화를 보여줍니다. 가난을 안고 태어난 성혜는 번듯한 직장에서 성추행을 당하고 그 사실을 사람들에게 말했더니 오히려 믿었던 직장동료들이 성추행당한 사실을 증언해주지 않고 침묵합니다. 성혜는 결국 회사를 퇴사하고 다른 곳으로 이직을 시도해보지만, 전 직장에서 있었던 그 일이 추문처럼 따라다닙니다. 누가 피해자인데, 피해자가 더 고통스럽게 살아가게끔 만들어가는 직장의 시스템, 대한민국의 모순을 은근히 드러내줍니다.





성혜는 결국 29살이 되어서도 알바를 합니다. 새벽부터 신문배달을 하고 편의점에서 알바를 합니다. 헬은 더 심각한 헬hell이 됩니다. 엄마가 전화가 옵니다. 아버지가 다치셨다고, 결국 병원에 몸져 누워있는 아버지의 병원비까지 보탭니다. 신문배달 한 구역을 더 하면서까지 억척같이 일해서 부모님의 뒷바라지를 합니다. 자신은 반지하 월세방에서 지냅니다. 그것도 여의치 않아 다시 또 방을 옮겨야 할 것 같습니다. 식사도 늘 유통기한 갓 지난 편의점의 삼각김밥입니다. 10년동안 사귄 남자친구가 같이 있지만, 둘 다 공무원 취준생입니다. 너무 돈이 없어 모텔비 아끼고 집에서 보자고 남친이 이야길 할 정도입니다. 모텔에서 무료로 제공해주는 일회용품을 성혜는 늘 그랬듯 오늘도 열심히 챙깁니다.


벤치에 앉아 늘 편의점 삼각김밥을 먹는 성혜이니, 늘 속이 좋을리가 없습니다. 병원에도 실려갑니다...





전에 같이 일했던 직장동료가 편의점에 우연히 방문합니다. 성혜는 유학간다고, 부모님 편의점이라고 거짓말을 합니다. 직장동료는 다음에 또 거길 들릅니다. 자신의 동료도 성혜를 보고 싶어한다고 합니다. 성혜가 분노합니다. 자신은 유학가지도 않고 전 직장에서 그렇게 나온 뒤로 3년 내내 알바만 하고 있다고 소리칩니다. 하나같이 자기 앞가림만 할 줄 알지 다른 이의 고통과 아픔에 대해 아무런 대책도,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고 신의를 져버린 인간들이 왜 자신을 보고 싶어하는지 의문이라며 다시는 찾아 오지 말라고 사이다같은 발언을 하는데, 속이 시원했습니다.







어떻게든 살아낼려고 하는 20대의 성혜의 초상화입니다. 하지만 이 거대한 가난의 굴레와 절망의 문턱을 넘어설 수 있을까요? 취업, 공무원 합격이란 희망을 걸고 공부를 하고 알바를 하고 혁띠를 졸라 매어보지만, 상황은 점점 더 나아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덜컥 성혜가 구역질을 합니다. 속이 좋지 않습니다. 입덧이던가요? 임신을 해버립니다. 남친은 집안의 장남이고, 공무원 합격을 해도 자신의 집안의 동생들을 챙겨야 합니다. 성혜 또한 아직 학자금 대출도 덜 갚은 상태입니다. 어디 탈출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리하여 성혜는 남자친구와 모처럼 고기를 구워 먹자고 합니다. 그 고기를 먹으면서 성혜는 결심을 내립니다. 이 헬조선의 굴레, 가난이란 거대한 저주의 사슬을 이런 식으론 끊을 수 없다는 듯이, 고기 먹으며 좋아라 하는 남친에게 이별을 선언합니다. 성혜는 끝까지 남친에게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리지 않습니다.




남친 앞에서 이별을 이야기하는 성혜입니다





이별선언을 하는 여친 성혜 앞에서 너무 충격을 받은 남친 승환(강두 분)은 잠바를 들고 문 밖으로 뛰쳐 나갑니다. 하지만, 성혜가



'고기는 먹고 가'

라고 합니다. 너무 웃픈 것은 승환이 다시 돌아와 고기를 같이 먹는 것입니다. 아무리 고기가 좋아도 그때는 그냥 가는 것이 깨끗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고기'가 귀한 가난한 그룹의 사람이고, 취준생이고, 청춘입니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은 10년을 동고동락했던 알거 다 아는 커플이기도 하기 때문에 가능할 것입니다.

가난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살아가다 보니 그런 백그라운드 가운데 처한 자신을 보게 되는 것이죠. 이것이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보편적인 초상화라고 할까요?




늘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억척같은 20대 성혜입니다

아버지의 생신이라고 성혜의 어머니가 전화를 합니다. 아버지 얼마 사시지도 못할 텐데, 내려와서 밥이라고 같이 먹자고 하지만, 성혜는 갈 수가 없습니다. 공부하랴, 알바하랴, 몸 돌보랴...성혜의 하루 하루는 숨 쉴 틈이 없습니다. 하지만, 성혜는 몸이 가는 대신 자신이 알바한 돈을 보냅니다. 부모님은 성혜가 보내 준 돈으로 갈비를 맛있게 먹고 드라이브를 간다고 딸내미에게 자랑을 합니다. 그리고 그게 성혜 부모님의 마지막이었습니다.





전화가 걸려옵니다.

부모님이 음주운전자가 모는 차와 부딪혀 교통사고로 그 자리에서 돌아가셨다는 것입니다. 절망적입니다. 부모님에게 자신이 뼈빠지게 모은 알바비의 일부를 보내면서도 부모님이 살아계신다는 것 하나가 그녀에겐 큰 위안과 힘이 되었는데요, 이제 그 축이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자신의 버팀목, 가정이라는 병풍이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이별선언을 했던 승환이가 성혜 옆에서 상주 노릇을 거들고 있습니다. 음주운전을 한 가해자 측이 굉장히 잘 나가는 대기업 쪽이라 합의를 하는 게 낫다며, 경찰도 아무리 벌을 줄려고 해도 이들은 다 빠져나가니깐 합의금이라도 충분히 받으라고 합니다. 승환은 3억을 준다고 합니다. 성혜는



"그 3억이 부모님의 목숨값이냐?"

라고 되묻습니다. 한 10억 받으면 어떨까 하는 말도 건넵니다. 성혜의 톤은 분노나 화가 아니라 너무 담담하고 태연하고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성혜는 편의점에서 통장에 5억이 찍힌 것을 확인합니다.






성혜는 자산운용사를 찾아가 돈을 40년동안 맡겨두면 한 달에 150만원씩 받을 수 있고, 40년 후에 다시 원금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길 듣습니다. 성혜는 이제 가난하지 않습니다. 성혜는 이제 알바를 하지 않습니다. 성혜는 알바하는 후배에게 선물도 해줍니다. 늘 눈여겨봤던 ALTON 자전거도 새로 샀습니다(성혜는 자전거를 타고 생활하는 여인입니다). 그리고 전에 볕이 잘 들었던 전세집도 계약을 하게 됩니다. 이제 몸이 거덜날 정도로 일하지 않습니다. 성혜는 인제 새로 산 자전거를 타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평생을 지내고자 결심합니다. 성혜에게 찾아온 간만의 여유였습니다. 성혜 화이팅!




새 자전거를 타고 신난 성혜입니다!






3 대한민국 청춘의 우울한 초상화를 흑백으로 담아낸 영화

영화 <성혜의 나라>는 대한민국 청춘의 우울한 삶을 흑백으로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돈 때문에 늘 힘들어하고 늘 부대끼는 성혜를 위로라도 하듯 세상을 떠난 부모님은 성혜에게 5억이라는 선물(?)을 남겨 준 듯 합니다. 고통스러운 일상을 살아가는 20대의 맨얼굴을 보여주는 영화 <성혜의 나라>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명절연휴 시작입니다. 행복한 연휴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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