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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셰익스피어 템페스트tempest/ 그 템페스트를 용납하라/결말은 복수가 아닌 용서와 화해/셰익스피어 말년작품

탐독: 탐서/Book Review

by 카알KaRL21 2021. 7. 2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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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템페스트를 용납하라

 


Index

Prologue... 
  :나의 템페스트: 그 템페스트를 용납하라


-『템페스트 The Tempest』의 '템페스트'
-주인공, 푸로스퍼로의  '템페스트'
-'템페스트'는 대부분 복수로 끝이 난다
-『템페스트』의 끝도 복수인가?
-『템페스트』의  '템페스트'의 끝은 ‘용서’이다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작품,『템페스트 The Tempest』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메시지
-그 템페스트를 용서하라!
-나의 템페스트: 그 템페스트를 용서하라
-그 템페스트를 놓아주라!


Epilogue:



 

 

 

Prologue... 나의 템페스트: 그 템페스트를 용납하라

 

대학원을 다닐 때였다. 학교에서 무료로 일본을 다녀올 수 있는 1주일 프로그램이 있었다. 거기에서 나는 세미나 발표자였고, 기타까지 챙겨가게 되었다. 당시 나는 한 번도 외국은 나가 본 적이 없던, 소위 광장공포증(?) 환자였다. 외국물을 먹어보지 못한 게 나의 템페스트였다. 하지만 좋은 기회가 생겼다. 세미나 준비를 한다고 나름 열심히 준비했다. 출발 바로 전 날 총무가 전화가 왔다.

 

 

“행님, 비자는 잘 챙기셨죠?”

“비자? 여권 말이냐? 여권은 챙겼는데...비자?????”

 

 

당시 일본에 대한 여행책자까지 사서 꼼꼼히 챙겨보고 있었는데, 생전 첨 가는 여행이니 ‘비자’....그 놈의 비자를 내가 빠뜨린 것이다. 우아! 진짜 울고 싶었다. 그 때 혼자서 기타를 치면서 ‘I Will soar with you above storm’이란 곡을 얼마나 불렀는지 모른다. 위로가 좀 되었다. 처음 외국여행 간다고 가까이 계신 외할아버지께서 편지까지 적어주면서 만원짜리, 오천원짜리, 천원짜리 합쳐서 5만원인가 여비까지 챙겨주셨는데...여행 못 가면 이건 완전 가문의 수치요, 인생의 재앙 아닌가! 일단 비자는 다음날 부산 일본대사관 가서 받으면 되고, 비행기 티켓도 다시 예약하고...그 다음날 나는 정말 죽는 줄 알았다는. 그래도 비자가 빨리 나와 다른 팀원들보다 하루 늦게라도 출발할 수 있었다. 물론 세미나는 다른 사람이 발표해야했다....아! 내가 이런 이야기를 여기에서 고백할 줄을...그래도 일본 가는 게 어디냐 싶었다. 다행히 학교 행정직원 어르신도 외국여행이 처음이라 나와 같은 실수(?)를 하셔서 동행하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팀으로 가지 않고 첨으로 외국을 나가면서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난 개인적으로 여행을 즐기지 않는데, 외국 나가니 이거 완전 자유 그 자체가 아닌가! 팀으로 갔으면 봉고로 단체로 이동했을 텐데, 지하철도 타보고 기차도 타보고 버스도 타보고 참 즐거운 체험이었다. 외국 나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소년이 되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건 분명한 나의 실수, 부끄러움이요 수치다. 나의 흑역사이다. 이건 내 인생의 작은 템페스트였다!

갑자기 정재승이 쓴 <열 두 발자욱>에서 보면  '길을 잃어본 자만이 자신의 지도를 그릴 수 있다'는 에피소드가 생각이 난다. 

 

 

 

 

 

『템페스트 The Tempest』의 '템페스트'

 

템페스트란? 템페스트는 ‘폭풍우’란 뜻이다. 무엇이 폭풍우인가?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템페스트를 만난다.

 

 

 

 

 

주인공, 푸로스퍼로의  '템페스트'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에서 주인공 푸로스퍼로는 밀라노의 대공이다. 하지만, 동생 앤토니오가 형을 배신하고 왕위를 찬탈한다. 나폴리의 왕 알론조도 동생을 도운다. 푸로스퍼로는 3살 난 딸 미랜다와 함께 망망대해에 버려진다. 가까스로 무인도에서 살아남은 푸로스퍼로는 자신의 老대신 곤잘로가 챙겨준 마법책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 마법책을 연구한 끝에 드디어 자신의 왕위를 회복할 기회를 노린다. 드디어 때가 왔다. 알론조 왕이 튀니스에서 열린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돌아가는 항해 길에 때마침 자신의 동생 앤토니오도 동승한 것이다. 푸로스퍼로는 자신의 마술로 템페스트(폭풍우)를 일으켜 마법을 통한 정령들을 통해 자신이 있는 섬으로 유인한다. 인제 푸로스퍼로에겐 ‘복수는 나의 것’이 된 셈이다.

 

 

 

 

 

 

'템페스트'는 대부분 복수로 끝이 난다

 

우리는 드라마나 영화, 문학(소설) 작품을 보면서 ‘복수revenge’하는 것에 굉장히 길들여져 있다. 리암 니슨이 주연한 『Taken』시리즈는 유쾌, 상쾌, 통쾌하게 복수하면서 살인을 무자비하게 한다. 내 딸을 건드리다니, 내 와이프를 건드리다니! 건물 폭파는 여사이고 사람 죽이는 것은 가관이다. 관객은 ‘복수의 시원함’(?)을 누린다. 한국영화 원빈의『아저씨』가 나와서 ‘복수의 정점’을 찍었다. 관객들은 그러했다. 나 또한 무자비한 살인의 미학(?)에 감동했다?

 

 

청소년시절에 즐겨봤던 만화들은 대부분 ‘복수’가 좋은 소재이다. 짓밟힌 자가 다시 짓밟아주는 것이 스토리의 끝이었고 최종목적지였다. 모든 복수를 소재로 한 스토리의 끝은 과연 어떠할까? 하지만 복수의 끝은 유쾌! 상쾌! 통쾌!라기 보다는 헛헛함이나 허무함이 아닐까? 나의 생각이다.

 

 

영화는 그런 것을 시각화해주기엔 어느 정도 제약이 있다고 본다. 물론 윌리암 세익스피어의 『템페스트』도 표현의 제약이 많다. 이 작품은 소설이 아니다. 아주 짧은 희곡이다. 스토리의 전개가 비약이 심하다. 아니 생략이 심하기에 비약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원래 연극이란 게 무대에서 배우가 보여주는 행동의 깊이를 통해 관객들에게 터치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연극으로 아직 공연되지 않은 희곡이니 그 모든 것을 자세하게 디테일하게 전달하는 데는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템페스트』의 끝도 복수인가?

 

이런 희곡의 제약이 오히려 독자로 하여금 더 많은 상상력을 가중시키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다시 복수의 이야길 계속 하면, 이 작품 『템페스트』의 끝도 복수인가? 여기에 복수, 보복이 있을까? 푸로스퍼로를 배신하고 왕위를 찬탈한 동생, 앤토니오는 얼마나 악한 인물인지 아래의 대목에서 알 수 있다. 지금 앤토니오는 자신이 형의 왕위를 찬탈한 것처럼, 시배스천도 형인 알론조를 죽이고 왕위를 빼앗으라고 유혹하고 있다.

 

 

“ 시배스천: 당신은 당신의 형 푸로스퍼로를 밀어젖히고 올라앉았다고 기억하는데요.

앤토니오: 사실이오, 자 보시오, 나의 옷이 얼마나 내게 잘 어울립니까? 전보다 훨씬 더 잘 맞습니다. 내 형의 하인들이 그 당시에는 내 친구들이었으나 지금은 내 하인들이지요.

시배스천: 그러나 당신의 양심으로 말할 것 같으면-

앤토니오: 아니양심이 어디에 있어요그것이 발꿈치에 입은 동상이라면 덧신이나 신어야겠지만하지만 그러한 적인 것이 내 가슴 속에는 없습니다설사 양심이 스무 개쯤 나와 밀라노 대공의 지위 사이에 끼여 있다고 해도 난 그것들을 얼어붙거나 녹아버리도록 하여 나를 괴롭히지 못하게 하겠소여기 당신의 형이 누워 있습니다.....그를 나는 이 충실한 칼로써-칼끝이 3인치나 되는데-영원히 잠자리에 누일 수 있습니다....“(57p)

 

 

앤토니오의 양심은 말 그대로 ‘화인 맞은 양심’이다. 이런 인간은 복수하여 심판해서 완전히 처단을 해야 할, 삭제시켜야 할 ‘암적인 존재’이다. 하지만, 푸로스퍼로는 동생을 복수할까?

 

 

 

“가장 못된 녀석, 너를 동생이라고 부른다면, 내 입이 더러워질 정도이지만, 내 그 음흉한 너의 죄를 용서해주겠다-너의 죄 전부를 말이다. 그러나 나는 네가 나의 공국을 돌려 줄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117-118p)

 

 

 

이처럼 『템페스트』의 주제는 복수가 아니다. ‘관용과 용서와 화해’가 주제이다. 푸로스퍼로는 마법의 힘을 통해 자신의 원수인 앤토니와 알론소를 대면하게 되지만,

 

 

 

“우리는 이미 지나간 슬픔으로 우리 기억의 짐을 무겁게 하지는 마십시다.”(121p)

고 한다.

 

 

 

또한 자신이 섬의 왕이 되겠다고 호언장담하던 만취한 하인장 스테퍼노, 어릿광대 트린큘로, 그리고 미개한 기형의 노예 캘리밴도 용서해준다. 푸로스퍼로는 마법의 힘을 빌어 정령들을 통해 모든 사건에 다 개입하고 있었던 것이다. 후에 술주정뱅이 스테퍼노를 신으로 잘못 알고 숭배한 것을 캘리밴은 시인한다.

‘난 세 겹의 바보였지’(126p)라고 고백한다. 푸로스퍼로는 자신에게 ‘템페스트’가 된 모든 이들을 다 용서해준다. 템페스트는 상처이고 아픔이고 찌름이고 데미지damage이다.

 

 

 

 

『템페스트』의  '템페스트'의 끝은 ‘용서’이다

 

에필로그의 내용을 보자면,

 

‘푸로스퍼로가 말한다.

이제 저의 마술을 다 던져버렸습니다.

저 자신의 힘만이 남았을 뿐입니다.

이건 지극히 약합니다. 이제는

저를 감금하든지 나폴리로 보내든지

당신들 마음대로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제

저의 공국도 회복하고 사기꾼도 용서하였으니

당신의 주문으로 이 섬에서

살지 않도록 만 해주십시오.

여러분의 박수갈채로 저를

이 무리들로부터 떼어주십시오.

여러분의 너그러운 숨결로

저의 돛들이 채워지지 않는다면

여러분을 즐겁게 해드리는

저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간 것입니다.

이제 저는 부릴 정령도 없고

걸 수 있는 마술도 없고 해서

기도로 구원되지 않는다면

저의 마지막은 절망이 됩니다.

기도는 뚫고 들어가 자비를 움직여서

온갖 잘못들을 용서합니다.

여러분도 범죄를 용서받으시려거든

관대하게 저를 놓아주십시오. (퇴장) ‘(132-133p)

 

 

 

앞에서도 이야기하였지만, 푸로스퍼로가 자신의 <템페스트>의 끝은 ‘용서와 화해와 자비’로 끝맺게 되는 과정을 작품에선 설명하지 않는다. 세익스피어는 그 과정을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제공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푸로스퍼로가 종교적으로나 신비적인 체험을 하거나 드라마틱한 어떤 결정적인 용서의 계기가 되는 과정은 나타나지 않는다. 푸로스퍼로는 마법의 힘을 통해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 있고, 심지어 자신의 동생과 시배스천의 알론조 왕의 암살 계획도 덮어둔다. 넘어간다. 모든 것을 용서하고 마법의 힘을 던져버린다.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작품,『템페스트 The Tempest』

 

윌리암 세익스피어의 『템페스트 The Tempest』는 그의 최종적인 마지막 작품이다. 이 작품은 『맥베스』와 함께 세익스피어의 가장 짧은 극으로서, 4000행이나 되는 『햄릿』의 반 정도의 길이를 지니고 있을 뿐이다(137p).

 

 

이 작품이 최초로 공연된 1611년 전후 어느 때에 그가 배우와 극작가의 생을 마감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에이본(Avon) 강가의 스트래트퍼드로 금의환양하여 은퇴생활을 했다. 5년 후 세익스피어는 5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William Shakespeare,1564년 4월26일~1616년 4월 23일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메시지

 

세익스피어가 이 작품을 젊을 때 썼더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이 작품이 마지막이다. 그리고 그는 펜을 놓는다. 문학이라는 마법의 힘을 통해 달려온 그의 작가인생에 마지막 마침표가 이 작품이었던 것이다. 그가 세상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메시지가 여기 들어있다고 나는 보고 싶다. 그 메시지는‘복수가 아니라 용서와 화해와 용납’이었다.

 

 

“그대에게 죄를 지은 사람이 있거든, 그가 누구이든 그것을 잊어버리고 용서해야 한다. 그때에 그는 용서한다는 행복을 알 것이다. 우리에게는 남을 책망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톨스토이

 

 

위대한 대문호이자, 정직한 구도자인, 톨스토이가 남긴 ‘용서의 메시지’는 세익스피어의 ‘마지막 메시지’이기도 하다.

 

 

 

 

 

그 템페스트를 용서하라!

배신의 템페스트, 절망의 템페스트, 상처의 템페스트, 분노와 복수의 템페스트, 트라우마와 콤플렉스의 템페스트를 용납하고 용서하는 것이다.

 

 

 

 

 

 

나의 템페스트: 그 템페스트를 용서하라

 

대학을 들어갔을 때였다. 일주일 한 번씩 동아리에서 선배들이나 간사님들이 강의를 했었다. 여러 가지 주제로 도움이 되는 강의들이었다. 그중엔 <자아상self-image>에 대한 주제도 있었다. ‘자기가 자신을 바라보는 상image’, 이것은 <자존감self-esteem>에 대한 것이기도 했다. 아시겠지만, <자존심self-respect>과 <자존감>은 다른 것이다.

 

흔히 심리학적으로 이야기할 때, 자기가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 상象은 어릴 적 유년시절의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형성된다. 부모와의 관계가 어떠한지, 부모의 성격이 자녀의 성격과 인격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나는 그때 나의 ‘자존감’에 대해 생각하면서 아버지와의 관계를 돌아보았다. 그러다가 심리학 저서들을 몇 권 탐독하면서 ‘자서전 쓰기’를 해보자 싶었다.

 

 

우리가 흔히 심리학적으로 ‘성인아이Adult Children라는 말을 사용한다. 몸은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심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유약한 부분에서는 어른이 아닌 아이와 같은 반응을 보이는 현상에 대해 ‘성인아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내 마음 속에 내재된, 울고 있는 성인아이’를 치유하기 위한 방편으로 ‘자서전쓰기’를 추천한 책이 있었다. 그래서 자서전을 대학노트에다 몇 십 페이지 썼다.

 

 

사진출처: https://pixabay.com/ko/users/leifhjort-8483367

 

 

 

그 와중에 아버지에 대한 내 안에 상처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면서 나는 아버지를 사랑하지만, 아버지의 표현방식이 서툴고 옛날 분이시니, 또 아버지의 아버지이신 할아버지의 독단적이고도 거친 성격이 아버지에게서도 묻어난다는 것, 아버지에게도 분명 상처가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인지했다. 그래서 나는 이것을 가지고 생각을 거듭한 끝에 아버지에게 솔직한 내 마음을 편지로 쓰기로 결심했다. ‘내가 어떠어떠해서 마음이 상처를 받았고 힘들었지만, 여전히 나는 아버지를 사랑합니다’라고 내용으로 편지를 썼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편지를 부쳤다. 당시 나는 학업 때문에 부모님과 떨어져 생활했다. 매주 마다 나는 부모님이 계신 시골로 내려갔었는데, 편지를 드리고 난 주말에 아버지의 얼굴을 대면하자니 굉장히 두렵고 떨렸다. 아버지께서 어떻게 반응하실까?

 

 

그런데.......

그토록 무뚝뚝하고 표현 안하시던 아버지께서 나를 보더니 덥석 껴안아주시는 것이 아닌가! 머리 굵어지고 처음으로 한 포옹이었다. 그러면서 한 번도 표현하지 않았던, ‘사랑한다’는 말을 하시는 것이었다. 충격이었다! 우앙~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아버지에게 솔직하게 내 마음을 표현한 것이 적중한 것이다. 아버지께 생전 처음으로 쓴 편지가 효과를 발휘했다. 그 당시 나의 템페스트는 <아버지와의 관계>였다.

 

 

근데, 요즘 아버지가 나한테 전화를 한 번씩 하신다. 원래 그런 분이 아닌데...1년 내내 전화 한통 하실까 말까 하시는 분인데, 이상하게 전화를 주신다. 아버지가 아들을 보니 마음이 울리는지 그래서 안 하시던 전화까지 하시는 듯 해서 마음이 울컥하다. 그러고 보니 나도 아버지 탓을 하며 1년에 연락은 가뭄에 콩 나듯 한다. 아들이 이 모양이니 아버지도 그랬구나 싶기도 하다. 늘 ‘탓’만 하다가 인생 종치겠다. 나의 템페스트를 뛰어넘자!

 

 

 

 

 

그 템페스트를 놓아주라!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무수한 ‘템페스트’를 만나게 된다. 세속적인 메시지는 우리에게 ‘템페스트를 복수하라! 보복하라’고 외친다. 하지만, 거기엔 진정한 자유가 있을까?

 

나로 인한 템페스트를 용납하고,

너로 인한 템페스트를 용서하고,

나를 둘러싼 모든 템페스트와 화해하는 것....!

 

 

푸로스퍼로가 에필로그에 던진 말이다.

 

‘여러분도 범죄를 용서받으시려거든

관대하게 저를 놓아주십시오.‘

 

나는 이렇게 바꿔 보고 싶다!

 

‘여러분도 범죄를 용서받으시려거든

관대하게 템페스트를 놓아주십시오.‘

 

 

 

 

 

 

Epilogue:

 

『템페스트』는 셰익스피어의 희곡이다  

 

 푸로스퍼로는 템페스트를 놓아준 후 그 외딴 섬에서 자유롭게 된다. 이것 또한 상징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템페스트에 갇히게 되면 저마다 고독하고 비참한 ‘외딴 섬’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해준다.

 

 

푸로스퍼로(prospero)는 번영한다는 뜻의 ‘prosperous’를 연상시킨다. 그의 딸 미랜더(Miranda)는 기적(miracle), 놀라운(mirandus=wonderful)의 뜻을 연상케 한다.

 

 

진정한 번영과 기적은 템페스트를 놓아주는 것에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푸로스퍼로의 딸, 미랜더와 알론조의 아들, 퍼디난드는 이 복수의 메카니즘 가운데서 사랑이 꽃핀다.  서로를 보복해야 마땅할 관계가 두 가문의 자녀들끼리 사랑으로, 결혼으로 엮어진다는 것은 세익스피어가 말한 '용서와 화해와 관용'의 메시지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로미오와 쥴리엣』에서는 두 연인이 죽음, 동반자살함으로써 갈등과 대립의 구도는 비극으로 미해결된 채 끝이 났다면,『템페스트』에서는 아버지는 원수를 용서하고 화해한다. 그리고 자녀들은 그 용서의 바탕 위에 사랑으로 결합된다는 피날레를 장식해준다. 이것이 세익스피어가 일생말년에 그리고자 했던 진정한 엔딩, 해피엔딩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래서 세익스피어는 위대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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