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진 간사의 <왕의 재정>에서 본 대목이다.
기본적인 내용은 사진으로 찍어 게재했으니 참고해 주시면 좋겠다.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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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진 간사님이 지금 오리진(오레진)의 대표로 성공(?)의 궤도를 달리고 있지만, 그분에게도 광야의 시간hardtime이 있었다는 것은 다들 아실 것이다. 고통스러운 재정적, 경제적인 환난 가운데서도 겨우 돈을 조금 모아 자기가 평소에 은혜를 입었던 목사님의 가족을 식사로 대접하고자 하는 순간이었다. 점심을 도시락으로 때우고 6개월 동안 모은 돈 30만원으로 최고급 한우집에서 식사대접을 하시고자 하셨다. 김미진 간사님의 빚을 다 갚기 전까진 김치만 반찬으로 먹으셨다고 하는데, 그 도시락도 김치반찬이었을 것으로 추측해 본다. 평소에 고마웠던 분이기에 대접을 제대로 하고자 해서 초대를 했는데, 목사님 부부만 나오신 것이 아니라 아이들 5명까지 같이 나와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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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이 갓!
평소에 은혜를 입었다면 당연히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은 당연지사이지만, 아마도 목사님 부부가 김미진 간사님이 돈을 아주 많이 벌었다는 걸로 착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아이들까지 동원하셨다는 것은 좀 깨는 대목이다. 완전히 뽕을(?) 뽑을라고 하셨는지 모르겠다. 대접하고자 하는 김미진 간사님이 너무 거하게 쏘실려고 한우집에 초대한 것이 너무 과한것일까? 아니면 목사님 부부가 아이들까지 총동원하는 작전이 너무 과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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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근래 한창 뜨고 있는 핫한 브레이브걸스가 역주행하면서 그룹의 리더인 민영이 동생들에게 최고급한우집에서 식사를 쏘는 유튜브를 본 적 있다. 아마 뭐 그런 류의 식당이었나 보다. 그런데, 사모님께서 '한우 꽃등심 5인분'을 먼저 주문한다. 이미 김미진 간사님이 예상했던 식사 비용을 초과해버렸다. 이럴 때 대접하고자 했던 그 처음 맘은 온데 간데 없고, 이제 머릿속으로는 계산기를 두들기게 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김미진 간사, 목사부부, 이렇게 셋이 먹어도 5인분은 턱없이 모자랐을 것이다. 하지만, 김미진 간사는 한도초과의 지갑을 생각하면서 '밥을 시킬까요?'라고 했지만, 사모님은 고깃집에서 고기를 먼저 더 먹고 밥을 먹어야한다는 주의를 내세운다. 자기 돈으로 자기가 사 먹는(내돈내산) 것이라면 모르지만, 누군가에게 대접받는데 이렇게 하는 예의(?)는 어디서부터 출현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해서 '5인분 추가', 또 '5인분 추가'했다.
7살 짜리 애는 고기를
'너무 많이 먹어서 뱉아내니 사모님이 새로운 고기를 구워 입에 넣어주면서 언제 또 이렇게 고기를 실컷 먹겠느냐?'
고 했다는 이런 전설적인(?)이야기가 전해진다고. 1인분에 6-7만원이면 X 15 인분이면, 90만원~105만원이 식사비로 나왔다는 말인데, 여기서 식사까지 했다면 식사비는 더 하게 나왔을 것이다. 30만원으로 식사대접을 하려고 한 김미진 간사님이 얼마나 낭패스러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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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30만원으로는 결제를 할 수가 없어서 지인들에게 연락하고 연락하고 겨우 연락이 된 부장님이 카드로 10개월할부로 대신 결제해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김미진 간사님은 100만원에 육박한 식사비를 결제한 부장님 카드할부금을 매달 내야 했을 것이다. 김미진 간사님이 이전에 받은 은혜에 고마움을 표현한 것이 잘못일까? 아니면 애들까지 대동하여 나온 목사님 부부의 잘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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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은 흔히 은혜의 세계라고 하는 '종교의 세계'(영역)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이다. 하지만, 때로는 은혜받았다고 하는 사람들이 너무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나 스스로도 그런 경우가 있을 것이다. 목사 부부만 단촐하게 와서 같이 식사하면서 담소를 나누고 깔끔하게 마무리되었다면 대접하는 이도 얼마나 부담이 없고 정갈했을까? 아이들까지, 그것도 다섯명이나 같이 왔으니 대화가 제대로 되었겠는가! 완전 집안 잔치하는 것도 아니고, 고기파티를 벌였을 것인데, 김미진 간사는 고기가 목구멍으로 넘어갔을까? 싶다.
...그런데, 종종 종교인이라고 하는 이들(나도 종교인에 속하기에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이 이렇게 비은혜적인 행동을 하고, 비상식적인, 몰상식적인 제스처를 얼마나 자주 취하는가 싶다. 예전에 내가 많이 도와주었으니 지금 내가 그 보답과 보상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며 뽕을 뽑아버리는, 대접하는 이를 완전 거덜나게 만드는 것은 대접하는 이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다. 이전에 고마웠던 기억을 완전히 삭제해버리고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으로 남아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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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더 먹고 싶어도, 배부르다면서 밥 시켜 먹고 차 한잔 하면서 대화를 나눴더라면 어땠을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고, 맛있는 것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들어간 것은 나와야 하는 것이고, 배가 부르면 사람의 정신과 영혼이 살이 찌게 되고, 살이 찌면 비만이 오고, 그러면 멘탈과 영혼도 살이 찌게 된다. 생각이 명료해지지 못하고 포만감에 상대방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식사자리에서 배 터지도록(?) 먹고 나면 남는 게 무엇인가? 쉬고 싶고, 화장실 가고 싶고, 눕고 싶고, 졸리고 그런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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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진 간사님의 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 예수님도 제자들과 공생애를 보내시면서 배터지도록 드시고 낮잠 주무시고 방만한 삶을 사셨을까? 비만하면 절대 사역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여기서 말하는 비만은 '영적인 비만'이다. 현대는 맛집이 대세이다. 사람들이 이제는 배고파서 못 먹는 그런 시대가 아니라 맛을 찾고, 멋을 찾는 취향과 기분의 시대로 도래했다. 맛이 있으면 산골짜기라도, 바다를 건너서라도 가는 시대가 되었다. 그 YOLO가, 그 걸음이 잘못 되었다는 게 아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은 늘 '절제미'가 갖추어져야 하는 것 같다. 예수님이 그렇게 사셨을 것이다. 당대 유복하지 않은, 천한 목수의 집안에서 가난하게, 부족하게 결핍이 많은 집안에서 절제하며 사셨을 것이다.
그래서 '가난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볼 수 있는게 많았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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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글을 적고 있는 나 자신도 많이 찔리는 대목이다. 많이 찔리고 그렇게 깨달아도 또 제대로 살지 못하고 넘어지고 자빠지는 우리 인생이다. 오늘도 내 것을 존중하는 것처럼, 남의 것을 더 존중하고 남의 재물에 충성하고 배려할 수 있는 그리스도인이 되었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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