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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영 교수/명자누나 Review-고난의 신비 그리고 공감

탐독: 탐서/Book Review

by 카알KaRL21 2021. 7. 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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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영 교수의 명자누나에 대한 간증스토리이다


이 책은 부제처럼 <고난의 신비 그리고 공감>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ACTS의 신학교수인 이한영교수이다. ‘명자누나’는 말 그대로 이한영 교수의 누나를 가리킨다.




2018년 다니엘 기도회 때였다. 그 기도회 때 이한영 교수는 강사로 왔다. 자신의 삶과 간증을 하면서 ‘명자 누나’이야길 했는데, 너무 감동적이었다.

이한영 교수는 가족들과 함께 어릴 적 브라질로 이민을 갔다. 거기서 명자 누나랑 항상 같이 다녔고, 대학도 같이 다니게 되었다. 누나는 총명했고 지혜로웠고 이쁘고 탁월했다. 그래서, 인기도 많았다. 그런 누나가 결혼을 했는데, 아이가 들어서지 않았다. 후에 하나님의 은혜로 임신을 하게 되지만, 임신의 베일에 가려진 암이 누나의 몸에 자라고 있었다.

‘암 덩어리가 척추의 허리뼈를 부수면서 엉덩이뼈로 퍼져 나갔고 신경을 조이기 시작했던 것이다.’(62p)


보통 기독교의 간증을 들으면 기적적인 치유나 회복이 피날레를 장식하는데, 명자 누나의 삶의 스토리는 그렇지 않았다. 안락사로 가고자 할 정도로 명자 누나의 몸은 좋지 않았다. 너무나 고통스러웠고 얼마 살지 못할 날들, 생명이 부지하는 것 조차 힘겨운 사투의 나날이었다. 가족들은 결국 의사진의 권고에 따라 안락사를 위해 주사를 놓기 직전에 명자 누나는,

‘배고파’

라는 말을 한다. 안락사는 보류되었다. 그리고 곧 죽을 것만 같은 그 생명의 불씨는 27년 동안 계속 타올랐다. 하지만...

‘명자 누나가 죽지 않은 것은 기적이고 감사한 일이었다. 그러나 누나의 27년 세월은 하루 24시간 고통과 고난의 연속이었다. 1년이면 6개월 이상을 병원이나 집에서 병상 생활을 보냈으며, 힘든 치료와 수술을 받아야 했다. 아버지가 적어 두신 기록에 의하면, 명자 누나는 27년 동안 크고 작은 60여 차례의 수술을 받았다.’(70-71p)


“한영아, 너는 화장실에 가서 대소변을 볼 수 있는 것, 잠자리에서 몸을 마음대로 돌릴 수 있는 것, 창문을 열고 하늘의 별을 볼 수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71p)


모든 것이 <만사형통>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인생은 그렇지 않다. 명자 누나는 27년 동안 고통과 싸우면서도 ‘천사’와 같은 남편의 병수발과 간호 속에서 살았다. 남편은 말 그대로, 대소변을 다 받아내면서도 언제나 아내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조산아로 태어난 아들은 지금은 장성하여 어엿한 성인이 되었다. 몸이 만신창이가 됨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절망가운데 살지 않았다. 오히려 병이 발견되기 이전에 교회 화장실 청소를 한 번 해보고 싶다고 했던 것이 계속 이어져 27년 동안 교회 화장실 청소를 했다. 휠체어를 타고 통증을 참아가면서도 다른 환자들과 약한 이들을 돌아보며 위로하고 섬기는 삶을 살았다. 그런 모습을 보며 사회복지사는 그녀에게

‘...누가 누구를 도우러 왔느냐?’

고 대구할 정도였다.

구약학자인 저자는 간증이란 다소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을 꺼려했지만, 주위의 권유로 누나에 대한 이야기를 펴냈다. 신학적인 관점을 곁들여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간의 고통에 대한 관계를 ‘명자 누나’의 이야기를 통해 풀어주고 있다.

‘성경은 현대적 의미에서의 성공보다는 거룩한 백성과 제사장 나라의 신적인 비전을 제시한다. 성공이 아니라 열방을 중보하는 선과 섬김의 비전이다. 모든 것이 합력해 나의 성공이 아닌 선을 실현하는 것이다. 여기서 분명히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성경이 말하는 선은 나의 성공이 아니라 고난의 퍼즐을 통한 하나님의 궁극적인 선을 의미한다는 사실이다.’(147p)

저자 이한영 교수는 원래 의대생이었고 의사가 삶이 목표였다. 그리고 의사가 되었다. 하지만 ‘명자 누나의 삶과 고난’을 보면서 그는 목사가 되었고 신학교수가 되었다. 그가 한참 후에 <민수기>주석을 펴낸 후 누나에게 그 책을 선물로 보냈다. 명자 누나는 ‘동생 한영이가 사역을 잘 하고 목사가 되고, 이렇게 책까지 펴내서 너무나 기쁘다며 이제는 죽어도 되겠다’고 했다. 그리고서 1주일 후에 세상을 떠났다.

‘성경은 경제학이 아니다. 심오한 철학적 반성이나 사유도 아니다. 공리적이거나 존재론적인 윤리학도 아니다. 누군가는 나에게 반문하겠지만, 내가 알기로는 신학도 아니다.

나는 그동안 플라톤으로부터 아우구스티누스, 임마누엘 칸트, 막스 베버, 프리드리히 니체, 미셀 푸코, 에밀 뒤르켐, 폴 리쾨르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존재와 고난의 신비로움에 대한 그들의 사상에 대해 사유하고 묵상해 왔다. 그리고 그들의 수사학적인 담론이 얼마나 유식하고 논리적인지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감탄으로 끝날 뿐 고난의 신비를 풀지는 못했다.

...그러나 인생의 험악한 세월을 보내며 고난의 퍼즐 조각들이 하나둘 모이면서, 나는 성경의 이야기들이 바로 나의 이야기임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바로 그 고난의 십자가 이야기를 통해 고난의 공감(共感)과 하심(下心)과 선(善)을 완성하시는 하나님의 영원한 섭리와 사랑을 경험하게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고난의 퍼즐이 완성된 것이다(197-198p).‘

고난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하나님의 생각은 분명히 다르다. 그래서 ‘고난의 신비’라는 말을 사용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십자가 죽음도 또한 그러하다.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있기에 우리의 고난이 위로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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